노부부, 모교에 장학금 1억원 전달
노부부, 모교에 장학금 1억원 전달
  • 연합
  • 승인 2010.10.0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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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태(56)·박금심(54) 부부… 수익 일부 장학금으로 저축
▲ 류근태(56·왼쪽)씨와 부인 박금심(54·가운데)씨가 9월 8일 모교인 석곡초등학교에서 희망장학금 1억원조성 기념식을 가졌다.

농촌 시골학교에 1억원의 장학금을 전달한 졸업생 부부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 부부는 곡성군 석곡면 석곡초등학교를 졸업한 류근태(56)씨와 부인 박금심(54)씨다.

이들 부부가 처음 장학금을 전달한 건 2001년. 생활형편이 어려워 치르지 못한 결혼식을 20년 만에 치르던 해였다. 결혼식을 학교에서 치르는 대신 그동안 저축한 돈과 축의금, 예식비용 등을 모아 총 4849만원을 학교에 전달했던 것. 4849만원은 48·49회 졸업생인 이들 부부의 졸업 횟수를 기념한 것이었다.

부부의 장학금기증을 통해 학교에는 ‘희망장학회’가 설립됐고, 이듬해부터 매년 졸업 예정자 4명과 교직원 1명에게 장학금을 수여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개교 100주년을 맞은 지난해 2151만원의 장학금을 더 마련했다. 또 올해 9월 8일에는 다시 3000만원의 희망장학금을 기증, 이들이 내놓은 장학금 총액은 모두 1억원에 달했다.

이들 부부가 장학금을 전달하게 된 계기는 남편 류씨의 창피했던 졸업식 기억으로부터 출발한다. 가정형편 때문에 중학교 진학을 포기했던 그에게 초등학교 졸업식은 인생의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하지만 그는 졸업식에서 고작 상장 한장과 삽 한 자루를 받았다. 당시를 회상하며 그는 삽 한자루가 너무 창피하고 분했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어른이 되면 모교와 후배를 위해 삽보다 백 배, 천 배 값진 선물을 하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현재 그는 부산에서 28년째 통닭집을 운영하고 있다. 세 아이를 키우는 빠듯한 생활인데도 그는 모교를 위해 매일 수입의 일부를 장학금 용도로 저축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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