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교육자 인생… 노인교육 질적 향상 위해 ‘올인’
제2의 교육자 인생… 노인교육 질적 향상 위해 ‘올인’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0.11.04 10:09
  • 호수 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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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구(86) 전북지역 노인대학장 협의회장

 

▲ 전주시 노인대학장 신현구(86·사진) 어르신이 졸업생들에게 선물할 '졸업기념책자'에 들어갈 신문스크랩을 하고 있다.
“새롭고 참신한 내용의 질 높은 강의들이 가득한 즐거운 노인대학을 만들고 싶습니다. 노인대학장은 어르신들의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 생활을 이끌어 가는 안내자죠. 계속해서 찾고 싶은 평생교육의 터전을 만드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로 7년째 전주시 노인대학장을 맡아 이끌고 있는 신현구(86·사진) 어르신. 1998년 백화여자고등학교 교장을 끝으로 40여년의 교직생활을 마쳤지만 아직도 각종 교양도서와 전문서적을 들고 수업에 들어간다. 노인대학에 초빙강사의 수업을 들으며 수업의 내용과 질을 직접 평가하기 위해서다.

“노인대학 교육 과정은 어디를 가나 비슷하다. 웃음치료, 노래교실, 댄스교실 등 여가프로그램들이 매해 똑같이 반복된다. 이러한 천편일률적인 교육 내용에서 벗어나 노인들이 원하는, 그리고 그들의 배움의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시켜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나의 교직생활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웃음).”

미수(米壽·88세)를 바라보는 신 어르신의 사명감과 열정은 노인대학 수업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전문 강연으로 이어졌다. 전 충남교육감 강복관 문학박사가 국문학 강의를, 지역 대학병원 전문의들이 건강교양 수업을, 대학교수들이 경제·사회 분야 강연을 실시했다. 10월 28일에는 건국대 전 부총장이자 현 미래장학재단 이사장인 유태영 박사의 강의도 펼쳐졌다.

신 어르신은 “노인대학은 지역을 이끌어 나가는 노인을 육성한다는 목표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존경받는 노인’ ‘솔선수범하는 노인’을 만드는 것이 노인대학의 역할이라는 것. 이를 위해 그는 지난 2006년부터 전북지역 노인대학장 협의회를 구성, 매년 자체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연수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시대의 변화에 맞춰 노인대학 운영계획과 교육프로그램, 강사 섭외 등 교육수준을 높이기 위한 정보 공유와 토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지금까지 1년에 한 번씩 열렸던 협의회가 내년부터는 분기별로 열려 더욱 유기적이고 심도 있는 논의를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최근 늘고 있는 고학력 노인층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도 힘쓰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봉사프로그램을 수업과 연계해 진행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는 11월 11일, 노인대학 졸업식을 앞두고 있는 신 어르신은 요즘 더욱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졸업생들을 위해 손수 제작한 ‘졸업기념책자’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책에는 건강과 교양 등 1년 동안의 강의내용이 정리돼 수록되고, 노년시절에 필요한 정보들을 수집한 신문 스크랩도 들어간다.

‘늙으면 추억을 먹고 산다’는 그의 지론에 따라 벌써 3년째 자비로 책을 만들고 있다. 올해는 103명의 졸업생들이 노인대학 1년의 추억이 담긴 세상에 하나뿐인 책을 선물 받게 된다.

노인들의 교육과 삶의 질 향상에 힘쓰고 있는 노후생활 안내자, 신현구 어르신. 그에게는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이 하나 있다. 노인대학 질적·양적 성장을 위한 운영방안과 교육프로그램을 담은 자서전을 쓰는 것. 노인교육에 헌신하는 그의 모습은 이미 많은 사람들의 마음의 책에 훌륭한 교육자의 모습으로 새겨지고 있었다.

안종호 기자 joy@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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