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몸어르신 100명 화재보험 가입시켜
홀몸어르신 100명 화재보험 가입시켜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0.11.18 13:51
  • 호수 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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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소방서 유건철(58) 서장

서울 영등포소방서 유건철(58) 서장

서울의 한 소방서 직원들이 성금을 모아 지역의 홀몸 어르신들에게 주택 화재보험을 가입시켜 드려 칭송받고 있다.

서울 영등포소방서 유건철(58) 서장은 11월 5일, 지역의 홀몸 어르신 100명에게 주택화재보험증서를 전달했다. 소방서가 화재예방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는 것이 당연한 일이만 홀몸 어르신들을 위해 직원들이 성금을 걷어 화재보험에 가입시켜 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소외된 홀몸어르신들의 안전예방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유건철 서장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그의 뜻에 공감한 소방서의 전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성금 모금에 동참했고, 2010 소방기술경연대회 수상 상금과 직원 월급의 우수리 모금액 등도 선뜻 내놓았다.

유 서장은 소방공무원으로 일했던 지난 30여년 동안 수많은 화재사건들을 접했다. 그 중 가장 안타까웠던 때가 형편이 어려운 어르신들이 화재를 당했을 때였다.

특히 고령의 나이에, 불편한 몸을 이끌고 홀로 사는 어르신들은 당장 생활하는 것조차 어렵기 때문에 화재가 발생하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화재는 예방이 최우선이지만 화재를 당하더라도 어르신들이 빠른 시일 내에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유 서장의 어르신 사랑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1월 영등포서장에 부임한 그는 매달 영등포구 관내 경로당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경로당 청소를 비롯해 어르신 목욕도 직접 시켜드리고, 환절기에는 구급대원들을 데리고 어르신들의 건강점검 활동도 실시하고 있다. 수시로 영등포노인종합복지관을 찾아 배식 봉사에도 참여한다.

지난해 5월과 올 6월에는 영등포 쪽방촌을 찾아 소외된 주민들을 돌봤다. 직접 배식봉사를 하며 점심식사를 대접했고, 쪽방촌 어르신들에게 사랑의 빵과 우유도 전달했다. 이와 함께 저소득층 가정을 위한 쌀 200포도 함께 기증했다.

11월 26일에는 의용소방대(義勇消防隊·소방서의 소방 업무를 보조하기 위해 지역주민 가운데 희망자로 구성하는 소방대) 대원들의 후원을 받아 저소득층 및 홀몸 어르신들에게 400만원 상당의 사랑의 쌀을 기증할 예정이다. 이러한 열정과 노력 때문에 그는 직원들에게 노인 행복전도사로 통할 정도다.

어르신뿐만이 아니다. 유 서장은 소외받는 이웃을 돌보는 데도 적극 앞장서고 있다. 지난 추석 때는 휴가를 반납하고 태풍 수혜복구에 참여, 직원들과 함께 도배작업을 하는 등 솔선수범하는 리더의 모습을 보였다. 사회적 편견과 문화적 소외감을 받는 다문화 빌리지센터 등에 무료 소화기 보급 사업과 안전교육 사업도 함께 펼치고 있다. 또, 화재로 피해를 입은 기초생활수급자들을 위해 화재피해복구재활센터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청렴’ ‘친절’ ‘봉사’를 3대 생활수칙으로 꼽는 유건철 서장. 소외계층에 대한 그의 깊은 관심과 솔선수범하며 직원들을 이끄는 리더십 덕분에 영등포소방서는 ‘2009년 서울시 나눔과 봉사 기관 MVP’를 시상하는 영예도 안았다.

유 서장은 “소방공무원은 ‘더불어 사는 사회’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는 사람들”이라며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된 어르신들에게 안전보호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우리가 마땅히 할 일”이라고 말한다.

이어 “최근 어렵고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데 어르신들이 위급상황에 처할 경우 이웃이나 사회에서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면 큰 사고로 이어진다”며 “주위의 지속적인 관심만이 어르신들의 사고를 예방하는 길”이라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어르신들에게 공경하는 마음과 함께 ‘믿음’과 ‘안전’이라는 신뢰를 선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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