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에 힘 보내달라” 1억원 성금 기탁
“국방에 힘 보내달라” 1억원 성금 기탁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0.12.01 17:08
  • 호수 2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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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역 육군 대위 조중건(78) 어르신

▲ '국방력 강화 위해 써달라'며 1억원 성금을 기부한 조중건(78) 어르신
“나라를 지키는 일은 입으로 하는 게 아니라 힘으로 보여줘야 하는 겁니다.”

6·25전쟁 때 포병으로 참전했던 예비역 육군 대위 출신 조중건(78·사진) 어르신이 지난 11월 24일 ‘대한민국 국방력을 강화하는 데 보태달라’며 한 신문사에 성금 1억원을 기탁했다.

그는 성금을 기부하면서 ‘6·25전쟁에 참전한 예비역 육군 대위 조중건’이란 이름을 사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현재 대한항공 고문이라는 직함보다 예비역 군인임을 강조한 것.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 한국전쟁을 겪었다. 처음에는 두려운 마음에 지하실에서 거의 숨어 지내다시피 했다. 하지만 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군 입대를 결심하고 통역장교로 임관했다. 9·28 서울 수복 당시 미군 부대의 통역으로 평양에도 가봤다. 그 때 같은 민족을 무참히 죽였던 북한군들을 보면서 전쟁의 실상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회상했다.

그는 한국전쟁이 끝난 후 육군포병학교에서 근무하다 이듬해 포병 장교로 전과(轉科)했다. 철원 포병부대에서 6·25 전투를 치렀고, 대위로 전역한 뒤 1955년 미국에서 공부했다.

조 어르신이 기부를 결정한 것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 때문이었다. 지난 11월 23일 사무실에서 연평도 소식을 접한 그는 “천안함 사건이 불과 몇 달 전인데 또 이런 일이 생긴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군은 물론 대한민국 전체가 전쟁 불감증에 빠져 국방이 약해졌다는 생각에 밤새 잠이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난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많은 혜택을 받았는데 그러한 혜택을 다른 이들도 받을 수 있게 하려면 힘이 필요하다. 국방력이 있어야 민주주의도, 경제 발전도 가능하다. 전쟁과 근대화를 겪은 우리 세대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기부동기를 밝혔다.

조 어르신은 이번 성금을 오로지 사재(私財)로 마련했다.

그는 “지금 가진 게 많지 않지만 그나마도 죽을 때 짊어지고 갈 것이 아니지 않으냐”며 “나부터 내 재산으로 성금을 내야 다른 돈 많은 사람들도 회사 재산이 아닌 개인 재산으로 참여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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