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옥같은 글귀 탄생시킨‘고향’찾아 떠나는 여행
주옥같은 글귀 탄생시킨‘고향’찾아 떠나는 여행
  • 이미정 기자
  • 승인 2010.12.04 09:40
  • 호수 2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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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옥천·경북 영양·전남 장흥·경남 함안 4곳 ‘노래와 문학의 고장’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정지용 시인의 시‘향수’의 한 구절이다. 과거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이 시를 읊고 있노라니 마치 유년시절‘고향’에 온 듯하다. 누구나 한번쯤 주옥같은 글귀를 읽고 문학소녀·소년을 꿈꿔 봤으리라. 문득 명작을 탄생되기까지 영감을 준 고향이 궁금해진다. 한국관광공사는‘노래와 문학의 고향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12월의 가볼만한 곳으로‘충북 옥천’‘경북 영양’‘전남 장흥’‘경남 함안’등 4곳을 각각 선정, 발표했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사진 및 자료=한국관광공사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충북 옥천군 옥천읍 하계리
충북 옥천군은 정지용 시인의 시 ‘향수’의 고향이다. 정지용 시인의 아름다운 시어를 만나는 첫 번째 장소는 구읍이다. 

구읍에는 정지용 시인의 흔적이 담긴 공간들도 있다. 먼저 둘러볼 곳은 정지용 시인의 모교인 죽향초등학교다. 4회 졸업생인 그가 다녔던 당시의 학교 건물은 남아있지 않다. 지금 죽향초등학교 운동장 한쪽에 남아있는 옛 건물(등록문화재 제57호)은 1936년에 지어졌기 때문이다.

옥천교육역사관으로 사용되는 옛 학교건물에는 3개의 교실이 있다. 각 교실은 어른들의 추억 속에 남아있는 다양한 물건들이 있는 죽향교육의 발자취 전시관, 물레·화로·풍로 등 다양한 옛 물건들이 있는 생활용품전시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정지용 시인이 태어나고 자란 생가는 정지용문학관 옆에 자리하고 있다. 사립문을 나서면 정지용문학관이 있다. 이곳에는 시인의 문학세계가 꼼꼼히 담겨있다.

정지용 시인의 시어를 만날 수 있는 두 번째 장소는 구읍에서 보은방향 37번 국도를 따라 이어지는 향수 30리 길의 종착지인 장계관광지다. 이곳에는 공공예술프로젝트로 새로운 옷을 입은 공간의 이름인 ‘멋진 신세계’도 마련돼 있다. 문의 043-730-3412

문향의 고장을 거닐다
경북 영양군 일원면 주곡리
주실마을은 한양 조씨들이 모여 사는 집성촌으로 주실이란 이름은 마을의 모습이 배의 모습을 닮아 그리 붙여졌다고 한다. 조지훈의 생가인 호은종택은 이 마을 입구 주실교 건너 우측에 위치해 있다.

조지훈의 생가인 호은종택에 발을 들이기 전 필히 해야 할 일이 하나 있다. 호은종택과 마주하고 있는 문필봉을 찾아보는 일이다. 호은종택의 대문을 등지고 맞은편을 보면 여러 개의 봉우리가 보이는데 그중 대문과 일직선상에 놓여있는 봉우리가 바로 주실마을의 문필봉(文筆峰)이다.

문필봉이란 풍수학에서 붓의 모양을 닮은 봉우리를 가리키는 말로 문필봉을 마주하고 있는 집이나 마을에서는 훌륭한 학자가 태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호은생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지훈문학관이 위치한다. 지난 2007년 개관한 지훈문학관은 2792㎡의 부지에 전시실과 시청각실을 갖추고 있는데, 이곳의 현판은 미망인인 김난희 여사가 직접 현판 쓴 것이다.
주실마을을 돌아본 뒤에는 영양의 대표 여행지인 선바위와 남이포 그리고 연당마을과 서석지도 놓칠 수 없다. 문의 054-680-6067

살아있는 문학의 숲
전남 장흥군 일원
전남 장흥은 살아 숨 쉬는 문학의 숲이다. 가사문학의 효시인 ‘관서별곡’을 지은 기봉 백광홍 선생부터 한국 문학의 거목 이청준, 바닷가의 삶을 신화화한 한승원, 민중의 삶을 절절하게 그려낸 송기숙까지 수십여 명의 문인들이 장흥에서 태어나 역사에 획을 그을 만한 작품들을 세상에 내놓았다.

장흥 문학여행에서 발길이 가장 먼저 닫는 곳은 회진면 진목리 갯나들 마을에 있는 이청준 문학자리다.

존재를 건 글쓰기를 해온 미백 이청준의 문학정신을 영원히 기리기 위해 고인 2주기를 맞아 마련된 곳으로, 가로 세로 7m 크기의 돌판 위에 넓은 너럭바위와 글 기둥이 사이좋게 서 있다. 

‘아제아제 바라아제’를 비롯해 생명력 넘치는 문학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소설가 한승원은 안양면의 율산마을에 ‘해산토굴’이라는 집필실을 마련하고 현재도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밖에도 장흥에는 반월 장수 풍뎅이 마을, 우산 지렁이 정보화마을이 있고, 탐진강의 생태계를 볼 수 있는 물문화관, 천년고찰인 보림사 등 역사와 삶이 묻어있는 여행지들이 다양하게 자리하고 있다.문의 061-860-0224, 0380
 
함안 처녀뱃사공 노래비
경남 함안군 대산면
1970년대 중반 한 시대를 풍미하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처녀뱃사공’. 처녀뱃사공의 발상지는 함안군 법수면 악양루 앞의 나루터다. 함안군 가야읍에서 악양루로 향하다 보면 악양루 입구에 ‘처녀뱃사공’ 노래비가 서 있다.

함안의 처녀뱃사공 노래비만 보고 돌아설 일이 아니다.

함안은 아라가야의 수도였다. 그래서 함안박물관이 위치한 가야읍 일대는 유적과 고분군이 밀집해 있다. 함안박물관에 가면 아라가야에 대한 역사와 유적을 공부할 수 있다.

가야왕국을 이룬 여섯 가야 중 하나인 아라가야의 본거지로 알려진 함안은 풍광이 인상적인 고장이다. 함안의 중심지인 가야읍의 아라고분군에 올라서면 조촐하면서도 풍요로운 느낌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또한 의령군과 경계가 되는 남강 주변에는 와룡정, 악양루, 합강정, 반구정 등 정자를 끼고 자연을 감상하는 명소가 많다. 함안면에 있는 무진정은 조삼 선생의 덕을 추모하기 위해 조선 명종 22년(1567) 후손들이 건립하고, 그의 호를 따서 무진정이라 했다고 한다. 문의 055-580-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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