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시간 2년 동안 치매노인 식사봉양 ‘훈훈’
출퇴근 시간 2년 동안 치매노인 식사봉양 ‘훈훈’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1.01.04 10:31
  • 호수 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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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북구 가정복지과 최인옥 계장(52)

▲ 2년동안 출근 전에 노인요양병원 식사봉사를 실천하고 있는 광주 북구 가정복지과 최인옥 계장(52)
남들보다 1시간 일찍 출근, 그 시간에 남몰래 노인요양병원의 어르신들을 돌봐온 공무원의 선행이 전해지며 훈훈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광주 북구 가정복지과 최인옥 계장(52·사진)은 2년여 동안 매일 북구 관내 한 요양병원에 들러 치매 어르신들에게 식사봉사를 하고 있다. 남들보다 1시간 일찍 출근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손과 발 역할을 하고 있는 것.

“하고 싶어서 할 뿐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공무원이라는 직업상 거리가 멀면 꾸준히 찾아뵙기가 힘들 것 같아 직장 근처를 택했을 뿐입니다. 무엇보다 어르신들이 식사 때가 되면 저를 기다리고 계시기 때문에 하루도 빠질 수가 없답니다. 친아들처럼 맞아주시는 어르신들의 따뜻한 눈빛이 제게는 비타민 같은 힘을 줍니다.”

최씨는 출근을 하지 않는 주말에도 어르신 식사봉사만큼은 빠지지 않는다. 이른 시간 교회에 나가기 때문에 점심이나 저녁시간에 병원을 찾는다.

출근시간에 쫓기지 않는 주말시간에는 어르신들의 적적함과 무료함을 달래드리기 위해 말벗도 돼 드린다. 그의 진심어린 봉사에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 어르신들은 눈빛으로 때론 힘없는 손짓으로 고마움을 표시한다고.

최씨가 자원봉사를 처음 시작한 것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명절 때가 되면 경로당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치고, 어르신들의 세뱃돈도 꼬박꼬박 챙겨 드렸다. 한 달에 두 차례씩 아동복지시설을 찾아 솜사탕을 만들어 주며 ‘솜사탕 아저씨’로도 활동했다. 2008년 5월부터 가정복지과로 부서를 옮기면서 매일 요양병원을 방문하게 됐다. 지난 5년간 그가 펼친 봉사활동은 302회, 440여시간에 달한다.

한편 최씨는 2006년 공무원 제안왕을 비롯해 5회 연속 공무원 제안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청내 창의적 업무추진 일인자로 손꼽힌다. 그가 제안한 아이디어가 행정에 적용된 사례도 숱하다. 버스승강장 설치방법 개선, LED 전광판을 이용한 자동차 등록번호 부여, 음식물 쓰레기 스티커 제작유형 개선, 관용차량 주유 보너스 카드 도입, 장애인차량 무상서비스 등 일일이 거론하기 어려울 정도다.

특히 지난 10월에는 공무원들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상인 2010민원봉사대상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12월 22일에는 한 해 동안 최고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한 공무원을 선정해 수상하는 ‘탑 베스트 공무원’에 뽑히는 영예도 안았다.

최씨는 “공무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과분한 상을 받게 돼 부담과 책임감이 더욱 커졌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을 위해 발로 뛰며 실천하는 공무원이 되기 위해 더욱 봉사하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어르신들을 위해 봉사하고 섬기는 삶이 그에게 주어진 평생의 사명’이라고 말하는 최인옥씨. 그는 “봉사를 통해 주는 것보다 받는 게 더 많다”며 “자원봉사가 주는 삶의 행복을 주위에 전파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박한 새해 소망과 포부를 전했다. 그의 바람대로 소외된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사랑이 전해지는 행복한 신묘년 한 해가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안종호 기자 joy@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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