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교육자, 자비로 국내 첫 노인대안학교 설립
은퇴교육자, 자비로 국내 첫 노인대안학교 설립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1.01.14 13:53
  • 호수 253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회를 책임지는 시니어리더] 한국노후생애대안학교 안익현(70) 학장

전남 광주에 위치한 한국노후생애대안학교 안익현(70) 학장. 그는 40년의 교직생활을 마치고 은퇴노인들을 위한 전문학교를 자비로 설립해 운영하는 퇴직 교육자다.

“100세 장수시대를 눈앞에 뒀지만 어느 곳에서도 은퇴 후 노후생활을 준비하고 교육하는 기관이 없었다. 제2, 제3의 삶이 주어져도 우왕좌왕 갈 길을 잡지 못하고 사회와 가정에서 소외되는 노인들을 보면서 이들을 위한 전문교육기관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정부지원이나 사회의 공감대가 형성될 때까지 기다릴 수 없었다. 누군가 어려운 첫 발을 내 딛어야 한다는 생각에 공무원 연금을 털어 대안학교를 설립하게 됐다.”

지난해 9월 1일 전국 최초로 설립된 ‘한국노후생애대안학교’는 은퇴 노인뿐만 아니라 중장년 퇴직예정자를 대상으로 자기개발의 기회를 제공하고, 노후생애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노인생애준비 전문 교육기관이다. 노인대안학교는 6개월 학기제로 운영되며 1기 교육생 25명이 지난 1월 15일 첫 졸업식을 가졌다. 오는 2월 18일까지 제2기 교육생을 모집(선착순 40명, 문의 및 원서접수 062-223-1357) 중이다.

1970년 전남 완도 신지중학교에서 교편을 잡은 안 학장은 40년간 교직에 몸 담으며 국민교육헌장 대통령상(1981년)과 교육부총리표창(1994년)을 수상했다. 정년퇴임 시에는 근정훈장과 청소년 지도훈장을 수상할 정도로 교육자로서 인정받는 삶을 살았다.

그런 그가 퇴직 노인들의 권익향상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4년 대한은퇴자협회 광주지부의 초대회장을 역임하면서 부터다. 노인권익 바로세우겠다는 일념으로 노인요양원 무료 마사지 봉사나 각종 도우미 봉사 등을 주도했다. 노후설계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3, 40대를 대상으로 노후가상체험 행사도 개최했다.

안 학장은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이제는 수동적, 치료적 노후가 아니라 자발적, 예방적 노후가 필요하다”며 “행복한 미래를 설계하고 품위 있는 노후를 맞기 위해서는 노인들이 배우고,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안 학장은 지난 2006년, 66세의 나이에 호남대학교 복지행정대학원에 입학, 노인학을 전공했다. 이듬해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주관하는 노후생애경력개발 교육을 수료했고, 각종 노인관련 세미나 및 학술대회에 빠짐없이 참가하고 있다.

노후생애대안학교의 교육비 전액을 안학장이 부담하고 있지만 그가 무엇보다 강조하는 것은 수준 높은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다. 이는 노인대학이나 복지센터의 여가오락 위주의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어르신들의 성취감을 높여야 한다는 안학장의 신념 때문이다.

그 결과 노인생애학교에서는 생활(여행)영어를 비롯해 노후생애준비, 생애경력개발, 노인심리학, 한시(한문)의 이해, 웃음건강치료 등 여느 대학 못지 않은 교육과정이 실시되고 있다. 졸업생들은 웃음(건강) 치료사 1급, 펀 리더십 1급, 레크리에이션 지도자 1급 등의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고, 학생자치회를 통해 사회봉사활동 및 일자리 지원도 가능하다.

하지만 안 학장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교 운영에 대한 짐은 무겁기만 하다. 노후설계 전문학교에 대한 인식 및 예산 부족 등의 문제가 대안학교의 발걸음을 더디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학장의 바람은 오로지 대안학교의 발전 뿐이다.그는 “자기개발과 학습을 통해 활기찬 노후를 스스로 설계해 나가는 학교를 만들고 싶다”며 “노후생애대안학교가 국공립 대학으로 인가를 받은 전문 교육기관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내게 주어진 마지막 소명”이라고 말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서원효 2011-07-13 20:51:04
선생님 대단하십니다. /

배서영 2011-01-31 16:58:31
안익현 학장님 전액 자비로 한국노후생애대안학교를 설립하시다니...너무 훌륭하십니다. 저희들도 본받아서 항상 좋은 일에 눈을 돌리며 살겠습니다. 어르신들 모두가 너무 만족해 하시고 행복하신 모습을 저번에 뵈었었는데 안익현 학장님의 평생의 숨은 봉사가 뒤에서 삶의 향기로 가득 채워줌을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존경합니다^^안익현 학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