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칼럼]만성질환자가 건강한 명절 보내려면
[전문의칼럼]만성질환자가 건강한 명절 보내려면
  • 이미정 기자
  • 승인 2011.01.25 09:20
  • 호수 2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향림 서울특별시북부노인병원 내과 과장

민족 최대 명절의 하나인 설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경우에 따라서는 최장 9일까지 휴가를 즐길 수 있어 모처럼 가족과 친구들을 만날 생각에 기쁨이 가득하다. 하지만, 65세 이상 만성질환자들의 경우 평소 생활패턴에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건강한 명절을 보낼 수 있다.

평소 당뇨나 고혈압을 앓아온 만성질환자의 경우 명절연휴 기간에도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꾸준히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당뇨환자의 경우 과식으로 인한 고혈당만큼이나 배탈 설사로 인한 저혈당이 유발될 수 있고, 고혈압환자는 평소보다 높은 염분섭취로 인해 심부전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음식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육류의 과도한 섭취는 LDL-콜레스테롤을 증가시켜 동맥경화를 일으키고, 음식을 짜게 먹으면 혈압을 상승시켜서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을 증가시킨다. 커피를 많이 마시는 경우 혈압이 상승하고 혈중 지질 농도가 올라가서 심혈관질환의 위험도가 증가한다.

또 추운날씨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지는 만성질환자의 경우 쉽게 감기 같은 호흡기 질환에 노출되기 쉽고, 증상이 쉽게 악화될 수 있다. 평소 만성 기관지염이나 천식을 앓아왔다면 명절기간에도 평상시 복용하는 약이나 기관지 확장에 사용되는 흡입제를 꼭 가져 가야 한다.

명절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음식 준비와 음식을 즐기면서 놀 수 있는 ‘고스톱’이다. 이 둘의 공통점은 장시간 양반다리 자세로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것. 보통 양반다리 자세는 허리를 받쳐주는 지지대가 없어 장시간 양반다리자세를 취할 경우 허리가 구부정해진다.

이때 허리 주변의 근육과 인대에 무리를 줘 요통을 유발 할 수 있다. 앉아 있을 때는 허리에 체중의 2배에 해당하는 힘이 가해지기 때문에 등받이 없이 앞으로 오래 숙이고 있으면 척추에 심한 부담을 준다.

이러한 요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장시간 고스톱을 치는 것은 삼가고, 중간 중간 일어나 걷거나 무릎, 목, 어깨 돌리기 등의 스트레칭을 해줘야 한다. 가급적 음식을 준비할 때도 식탁에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앉아서 준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와 함께 명절이 가까워지면서 소화가 잘 되지 않고 가슴도 답답해 고통을 호소하는 주부들이 많다. 마음도 불안하고 초조해 잠을 설치기도 한다. 이른바 주부 명절증후군이라고 부르지만, 요즘에는 이 명절증후군이 시부모들에게도 발생한다. 긴 연휴 뒤 공허함은 모두 시부모가 감당해야 할 몫이기 때문이다.

주부의 명절증후군이나 시부모의 명절증후군은 가족 간의 이해와 사랑만으로도 쉽게 극복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서로 배려해 줄 수 있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하루 이틀로 끝날 줄 알았던 두통이나 무기력감, 우울증, 공허함 등이 2주 이상 계속 될 경우 우울증을 의심해 볼 수 있어 전문의에게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만 만성적 우울증으로의 발전을 막을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