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과 자신을 위해 신명을 바쳐라”
“조국과 자신을 위해 신명을 바쳐라”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1.02.10 18:48
  • 호수 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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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건강 컨설턴트… 이부경(82) 박사

전 농림부 전매지청장 출신 퇴직공직자가 국가에 쏟았던 끝없는 열정을 노인들의 자살예방과 건강·치료법에 쏟고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BK 건강과학연구원장이자 건강과학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노인건강컨설턴트’ 이부경(82) 박사다.

이 박사는 퇴직금을 털어 개인 건강과학 연구실을 마련하고, 주요 노인성 질병인 치매, 우울증, 관절염, 디스크에 대한 연구·상담·강연 등을 펼치고 있다.

특히 수술이나 약물치료가 아닌 식이요법과 운동, 자연요법을 통한 치료법이 각광을 받으면서 각종 언론매체의 건강칼럼을 기고하고, 강연 및 세미나에도 초청받고 있다.

현재 농협신문, 교회연합신문, 건강과 자연 등에 수년째 칼럼을 게재하고 있으며, 농업진흥청, 농협, 전매공사, 능률협회 등에서 실시한 강의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최근에는 자비를 들여 건강예방 팜플렛을 제작, 지역 노인들에게 무료로 배포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또 이 박사는 사무실 한 켠에 자살방지연구실을 만들어 노인자살 예방활동도 함께 펼치고 있다. 여든 두 살이라는 나이도 잊을 만큼 바쁜 일과를 소화하고 있다. 이는 30여년의 공무원 생활을 통해 습관처럼 몸에 밴 것이라고 말한다.

“36년간의 공직생활을 하면서 조국과 나 자신을 위해 신명을 바쳐 일할 것을 매 순간 가슴에 새기며 뛰고 또 뛰었다. 국가와 자신을 위해 신명을 바쳐 일하는 사람은 어느 자리에 있든지 성공한 인생을 산다. 그리고 그 이름이 후세에 분명히 기억될 것이라 확신한다. 비록 지금은 공직자가 아니지만 내가 필요한 곳에서,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신명을 다해 뛰고 있는 지금이 가장 보람되고 행복하다.”

전매청 근무 당시에도 그는 유명인사였다. ‘일에 미친 사람’ 또는 ‘일을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 불리며 행정 공무원으로서는 이례적으로 훈·포장을 3개나 받았다. 1963년 계약재배를 통한 ‘고구마 증산시책’을 건의해 식량 자급대책 마련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는 점을 인정받아 녹조근정포장을 수여받았다.

1974년에는 멀칭재배법(밭에 비닐을 깔고 농사를 짓는 방법)을 개발·보급해 조기수확과 생산성 증대에 크게 기여해 녹조근정훈장을 받았다. 당시 멀칭재배법은 은색혁명이라 불릴 정도로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또 1990년에는 잎담배 건조실(당시 새마을 건조실)을 보급해 양질의 잎담배 생산과 수출 증대에 기여해 철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이밖에도 국무총리상 2회, 총무처 장관상, 농림부 장관상 등 이박사의 수상 경력은 모두 헤아릴 수 조차 없다.

공직시절 그에게 휴일이란 단어는 없었다. 토요일, 일요일도 없이 매일 출근해 업무를 봤다. 1년 365일 중 정초와 추석 당일을 제외하곤 363일을 출근했다고. ‘앞서 생각하며 먼저 출발하고, 힘껏 돌파한다’는 그의 굳은 신념이 뒷받침됐기에 이 모든 게 가능했다.

“사명을 갖고 신명나게 일을 하다보면 쉴 틈이 없다. 쉰다는 것 자체가 밥상을 보고도 굶어버리는 것 같이 느껴질 정도였다.(웃음) 무엇보다 내가 연구하고 개발해 보급한 시책들이 바로 열매가 돼 돌아오니까 그 보람과 기쁨에 시간가는 줄을 몰랐다. 일 자체가 기쁨이고, 행복이었다. 퇴직 후에도 신명을 바치는 내 삶에는 변함이 없다. 노인문제가 사회적 과제로 떠오른 지금, 매일 노인들의 삶을 윤택하게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하고 있다.”

그의 끊임없는 노력과 도전정신은 이제 노인건강제품 발명특허라는 열매를 맺고 있다. 노인성 폐렴예방을 위해 개발한 ‘감기 잡는 마스크’는 한국·일본·미국·중국 특허로 등록됐고, ‘무호흡증 예방 코걸이’도 최근 발명특허를 받았다. 또 치매예방을 위한 ‘뇌기능 산소 활력봉’은 특허 출원 중에 있다.

“경력이나 수상, 특허 따위에 놀랄 필요가 없다. 여든 둘이라는 나이에 박수 칠 필요도 없다. 누구나 신명을 바쳐 일하면 최고가 될 수 있다. 단지 우리의 시선이 한 곳을 바라보지 못하기 때문에 신명나게 일하지 못할 뿐이다. 일을 사랑하는 것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과 같다.”

힘이 없어 쓰러지는 순간까지 노인들의 건강컨설턴트로 남겠다는 이부경 박사. 그는 미국과 일본에서 강연 할 날을 꿈꾸며 바쁜 일정 중에도 영어와 일어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안종호 기자 joy@nnews.co.kr  사진=임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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