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나물 팔아 3천만원 기부한 한정녀(92) 어르신
약초·나물 팔아 3천만원 기부한 한정녀(92) 어르신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1.02.17 10:35
  • 호수 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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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남편제사 챙겨준 마을주민 위해 써달라” 당부

어려운 환경에서 생활하는 90대 여성 어르신이 마을을 위해 평생 모은 재산을 헌납해 화제다.

전남 강진군에 따르면 강진군 병영면 남삼인리에서 사는 한정녀(92) 어르신은 지난 설을 맞아 문용윤 이장에게 마을을 위해 써달라며 3000만원을 맡겼다. 기초생활수급자인 한 어르신이 맡긴 성금은 병영시장에서 약초, 오이, 호박, 깨 등을 팔거나 정부 지원금을 한푼 두푼 모은 돈이어서 그 가치는 감히 액수로 평가할 수 없다.

그가 이처럼 큰 돈을 마을에 선뜻 내놓은 것은 30여년 동안 남편의 제사를 챙겨준 마을 주민들에 대한 보은의 성격이 크다.

18살의 나이로 시집을 온 한 어르신은 자식을 두지 못하고, 30여년 전에 남편을 여읜 뒤 마을 주민들에게 남편의 제사라도 지내달라며 5천986㎡의 논을 기증했다. 이에 마을 주민들은 한 어르신 남편의 제삿날인 매년 음력 2월 9일 마을회관에서 지금까지 빠뜨리지 않고 제사를 지내준 것.

한 어르신씨는 그동안 2008년 마을회관 터 구입비로 800만원을 기탁한 것을 비롯해 10여년 전부터 병영중학교와 병영정보과학고등학교에 장학금을 수시로 내는 등 어려운 형편에도 나눔의 삶을 살아왔다.

그는 “남편을 위해 매년 제사를 지내주는 마을 주민을 위한 작은 마음에서 재산을 내놓게 됐다”며 “적은 돈이라도 남길 수 있어 다행스럽고 베푼다는 것이 이렇게 마음 편하고 행복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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