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기지개, 등산으로 건강챙겨요”
“봄 기지개, 등산으로 건강챙겨요”
  • 이미정 기자
  • 승인 2011.02.25 15:56
  • 호수 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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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섭던 추위가 꺾이면서 산을 찾는 어르신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등산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자연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운동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손쉽게 즐길 수 있는 ‘국민운동’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평소 관절염이나 고혈압, 동맥경화 등을 앓고 있는 어르신이라면 무리한 산행은 금물이다.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운동이지만 자신의 건강상태 등을 꼼꼼히 챙기지 않으면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대한산악연맹의 도움말을 통해 등산 장비 선택 요령부터 응급조치 등 어르신들의 산행에 꼭 필요한 정보를 알아본다. .



◇산행시 얇은 옷 여러 겹… 양말 두 겹 좋아

▲등산복 : 산행시에는 얇은 옷을 여러 겹 입는 것이 좋다. 걸을 때는 땀과 열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겉옷을 입지 않는 것이 좋다. 출발할 때는 약간 추울 정도로 가볍게 입고 땀과 열을 배출시켜야 쾌적한 상태를 유지 할 수 있다. 중간에 휴식을 취하거나 걷기를 멈췄을 때 겉옷이나 우모복을 입어서 보온을 해주는 것이 좋다.

▲모자 : 머리로 빼앗기는 열은 전체 체열 손실의 절반이나 될 정도로 많다. 그러므로 ‘발이 시리면 모자를 쓰라’는 말이 있듯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모자를 써야 한다. 그러나 머리를 필요 이상 보온하면 오히려 컨디션이 나빠진다. 모자 하나가 여벌의 스웨터보다 유용할 수 있다. 그러므로 등반할 때는 모자를 두 가지 이상 가져가 상황에 맞게 머리를 보호해야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

▲장갑 : 장갑은 젖어도 보온 효과가 있는 울이나 플리스를 주로 사용하는데, 플리스가 더욱 가볍고 물기를 쉽게 짜내고 빨리 말릴 수 있다.

▲양말 : 가벼운 산행에는 양말을 한 겹만 신지만 일반적으로 등산 양말은 두 겹을 겹쳐 신는다. 속 양말은 실크나 합성섬유로 된 얇고 부드러운 재질이 좋다. 그러면 땀이 나도 발은 젖지 않고 바깥 양말로 땀을 전달한다.

▲등산화 : 눈이나 얼음이 없고 춥지 않은 곳에서는 부드러운 가죽이나 가죽과 섬유 원단을 혼합해 유연하고 가볍고 빨리 마르는 경등산화가 적당하다.

▲배낭 : 등산에 사용되는 배낭은 크기에 따라 당일 등산에 사용되는 소형 배낭과 산에서 1박 이상을 하게 될 때 사용하는 대형 배낭이 있다.

◇식량, 가볍고 간단한 조리·절절한 영양분 필요

사실 등산은 상당히 격렬한 신체 활동이기 때문에 일상생활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식량은 등산에 있어 생명과 결부된 중요한 것이지만 무게 때문에 등반에 장애를 주기도 한다. 여유 있고 가볍게 다녀오는 당일 산행을 제외한 장기 등반에는 식량의 무게와 조리 시간 등을 신중하게 생각하고 준비해야 등반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가볍고, 조리가 간단하며 적절한 영양분이 있는 식량이 맛도 있으면 더욱 좋겠지만, 등산 식량은 마치 자동차에 연료를 채우는 것과 같이 간편하게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이 우선이고 맛은 2차적인 것이다. 인체에 꼭 필요한 영양소를 고려해 합리적인 식단을 짜고, 꼭 필요한 만큼 준비해서 효율적으로 섭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산행 시 산소 섭취량 평소 4배 증가

산에서 걷기와 평지에서의 걷기는 운동량에서부터 큰 차이가 있다. 평지에서 시속 6km로 걸을 때 심장의 박동 수는 1분에 100회(평상시 성인의 맥박 수는 분당 70회 전후, 호흡수는 16~20회) 정도다. 이때에도 신체에서 요구되는 산소 섭취량은 평소의 4배가 된다.

또 편안히 쉴 때의 운동량 및 산소 요구량을 1이라고 했을 때 산에서 9kg 정도의 배낭을 메고 경사를 오를 때는 8.8배의 산소가 필요하고 경사진 곳을 내려올 때 역시 쉴 때보다 5.7배 정도의 산소를 소모하게 된다.

이렇게 체력 소모가 많은 산행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장기간 수직 이동 운동을 지속시킬 수 있도록 단련된 근력과 함께 효과적인 보행법, 중심 이동, 호흡법, 페이스 조절 등의 보행 요령을 익혀야 한다.

오르는 것은 몸의 무게를 두 다리의 좌우로 이동시키며 몸을 위로 상승시키는 것이다. 즉 지그재그로 신체의 무게 중심을 이동시키는 것인데, 상하 좌우의 이동범위가 너무 크면 체력을 감당하지 못해 빨리 지친다. 가급적 상하좌우의 이동 범위를 좁혀 오르는 한 동작, 한 동작의 힘이 적게 들도록 하는 것이 좋다. 전체적으로 산을 오르는 동작이 끊어지지 않고 연속적으로 리듬감 있게 움직여야 한다.

◇응급 시 환자 체온 유지… 무의식이면 물 줘선 안돼

응급 처치를 할 때는 환자의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온을 위해서는 젖은 옷은 갈아입히고 옷이나 침낭 따위로 몸을 덮어 준다.

또 의식이 없거나 희미한 사람에게는 절대 물을 주면 안 된다. 환자가 의식이 있고 물을 마시고 싶어 하더라도 한꺼번에 많은 양을 마시게 해서는 안 된다. 단 일사병과 열사병, 심한 설사 때문에 생기는 탈수 상태, 화상 등에는 많은 양의 물을 줄 필요가 있으므로 상황에 따라 주의해서 처치한다.

쇼크는 잠깐 동안 생겼다가 없어지는 가벼운 증상부터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위험한 상태에 이르는 여러 단계가 있다. 가벼운 쇼크 증세는 머리와 몸을 반듯하게 하고 편안한 자세로 눕히면 대개 쉽게 사라진다. 체온이 떨어지면 쉽게 쇼크 상태가 되기 때문에 바닥에 매트리스나 배낭 등을 깔고 침낭과 옷가지 등을 이용해서 최대한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하루 등산 시 응급 처치 도구와 구급약>
△일회용 밴드 3개 △아스피린 4알 △마이신 계 연고 1개 △소독약 1병 △면봉 5개 △반창고 약간 △가제 붕대 1롤 △탄력 붕대 2개 △삼각건 1개 △등산용 칼 1개

 

<등산 장비 선택 요령>
△산행 수준에 맞는 것을 고른다 △가능한 가볍고 작은 것을 고른다 △비싼 물건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필수 기능에 초점을 맞춘다 △비슷한 제품들을 비교한다 △미래를 내다보고 구입한다 △산행의 범위를 넓게 보고 구입한다..



▲ 얼굴사진=MOUNTAIN
최오순 대한산악연맹 등산교육원 교무

▲관절 아프면 경사 완만한 흙산 찾고 스틱은 필수
관절이 약한 어르신들이라면 돌산보다는 흙산을, 가파른 산보다는 완만한 산을 추천한다. 최근에는 큰 힘을 들이지 않고 걸을 수 있는 ‘둘레길’이나 ‘올레길’이 많이 조성돼 있다. 관절에 무리를 줄이는 방법으로는 등산용 스틱을 이용하면 좋다.

▲혈압 높으면 준비운동·자신의 속도 유지 중요
준비운동은 산행의 필수다. 특히 고혈압을 앓고 있는 어르신들의 경우 산행 전 15~20분 준비운동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여럿이 등산을 할 때는 자신의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얼떨결에 다른 사람의 속도에 맞추다보면 에너지 소모가 커 몸에 무리를 준다.

▲속옷도 땀 배출 할 수 있는 기능성 입어야
어르신들 가운데 기능성 아웃도어를 착용했는데도 땀이 난 뒤 추위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면 재질의 속옷에 있다. 면은 땀을 흡수만 할뿐 배출을 하지 않기 때문에 땀이 식으면서 체온을 떨어뜨린다. 겉옷뿐만 아니라 속옷도 기능성 재질을 착용해야 한다.

▲움직일 땐 벗고 쉴 때는 입어야
산행을 시작할 때 날씨가 춥다고 옷을 두껍게 착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움직이다보면 땀이 금방 나기 때문에 움직일 때는 되도록 옷을 얇게 입고, 자리에 앉아 쉴 때는 반드시 옷을 덧입어야 한다. 순식간에 체온이 떨어져 저체온증에 걸리기 쉽다.

▲술은 순간 몸을 달궈주지만 몸의 열 빼앗아
산을 찾는 등산객 중 기분을 내기 위해 또는 추운 날씨를 견디기 위해 술을 챙겨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술은 마시면 순간적으로 몸을 뜨겁게 하지만 나중에는 오히려 몸의 열을 빼앗아 가기 때문에 위험하다. 술은 안전사고의 주범이다.

▲20~30분마다 초콜릿·건과일류 등 섭취
등산을 할 때 반드시 챙겨야할 것이 바로 식량이다. 등산을 할 때는 움직이면서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좋다. 특히 20~30분마다 초콜릿이나 캐러멜, 곶감, 건과일류 등을 습관적으로 섭취하면 산행 후에도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



이향림 서울시북부노인병원 내과 과장

평소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같은 질환이 있는 어르신들은 무리한 코스로 산행을 할 때 심장에 과부하가 걸려 문제가 된다.

특히 거친 호흡과 땀으로 몸 안의 수분이 많이 빠져나가게 되면 혈액이 농축돼 심장과 뇌속의 혈관을 막는 위험요인이 된다. 가슴이 답답하거나 두통이나 구역질이 동반된다면 산행을 멈추고 그 자리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평소 협심증과 같은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은 휘파람을 불 수 있을 정도의 적당한 등산 경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 혈관확장제인 니트로글리세린과 같은 구급약을 휴대하는 것과 여러 사람들과 함께 얘기를 나누며 천천히 걷는 것이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산행은 하체 강화와 심폐기능 향상, 신진대사 촉진 등에 좋은 유산소 운동이며 스트레스 해소 효과도 뛰어나지만 부상을 당하기도 쉬운 운동이다. 따라서 천천히 움직이고 8시간 이상의 산행을 피하는 것, 운동 강도를 서서히 높여가는 것 등 기본 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산행으로부터 부상을 예방하려면 발목 강화 운동을 틈틈이 해주고 산에 오르기 전에 약 15분 동안 목과 허리, 무릎 등의 관절을 이완시켜주는 것이 좋다.

산행을 하다 갑자기 무릎에 힘이 빠질 때나 쉬었다 가려고 앉았다 일어설 때 무릎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산행을 중지한 후 관절 손상을 의심해야 한다. 무릎이 꺾여 넘어지면 연골판이 찢어지는 손상을 입을 수 있는 만큼 짐을 되도록 가볍게 하는 등 무릎 건강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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