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실금, 편견만 깨면 ‘고통’ 아닌 ‘생활’ 되지요”
“요실금, 편견만 깨면 ‘고통’ 아닌 ‘생활’ 되지요”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1.04.29 14:44
  • 호수 26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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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A하이진코리아, 경로당 건강교실서비스 ‘호응’
요실금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해 경로당을 직접 찾아다니며 이용자 맞춤형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있어 화제다. 요실금 언더웨어 전문기업‘SCA하이진코리아’다. 이 업체는 벌써 6년째 찾아가는 건강교육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2006년 제품홍보를 목적으로 시작한 요양시설 방문서비스가 어느새 인식개선을 위한 건강교육 및 서비스 시연으로 바뀌었다. 지난해부터는 어르신들이 모이는 경로당으로 눈을 돌려 본격적인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과감한 도전의 결실은 어르신들의 뜨거운 관심과 반응으로 돌아왔다. 경로당 건강교육서비스 소식을 전해들은 타 지역 어르신들까지 찾아올 정도다.

▲ SCA하이진코리아는 지난해 9월부터 찾아가는 경로당 건강교실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최근 서울 성북구 한 경로당을 찾아 어르신들에게 요실금언더웨어의 착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임근재 기자 photo@100ssd.co.kr

경로당 인식개선 및 건강교육서비스는 처음엔 무모한 도전 같았다. SCA하이진코리아의 대표브랜드 ‘테나’는 요실금 언더웨어 세계 판매 1위지만 국내에서는 시장점유율 50%가 넘는 업계 1위 타업체를 뒤쫓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김석희(49) 대표는 단기적인 제품홍보가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이용자들의 잘못된 편견과 오해를 바로잡고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라 판단했다. 이에 따라 본사에 특별예산을 요청, 지난 1월부터 찾아가는 경로당 요실금 건강교육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경로당 건강교육서비스 ‘호응’

지난 4월 25일 SCA하이진코리아의 경로당 건강교육서비스가 펼쳐진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 경로당. 좁은 공간이었지만 30여명의 어르신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어르신들의 평균 연령은 85세. 최연소 참석자가 77세, 최고령자는 89세였다. 요실금 강좌 소문을 듣고 버스를 타고 ‘원정’에 나선 어르신들도 드문드문 눈에 띄었다.

SCA하이진 코리아의 교육강사 3명이 어르신들에게 제공할 요실금 언더웨어 샘플을 갖고 도착했다. 이들은 어르신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는 자연스럽게 둘러앉아 이런저런 세상 이야기부터 주고받았다. 교육이라고는 하지만 정해진 틀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어르신들과 환담을 나누던 중 김석희 대표의 요실금 교육이 시작됐다.

“요실금은 치매나 중풍과 함께 찾아오는 질병이 아닙니다. 요실금은 중년여성의 32%, 노년층의 48% 이상이 겪는 일반적인 증상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이 사실을 가족들에게조차 숨기지요. 잘못된 편견과 수치심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어르신들이 물도 마음대로 못 마시고, 밖에 나가는 것도 꺼리고, 대인관계도 기피하게 됩니다. 자연히 불안감, 우울증도 같이 생겨납니다. 증상을 감추려다 오히려 병을 악화시키는 경우도 많습니다. 요실금은 질병이 아니라 신체변화의 한 증상이니까 숨기거나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예방해야 합니다. 어르신들에게 도움을 드리고자 왔으니까 아들, 손녀라 생각하시고 그동안 궁금하셨던 것들 마음껏 물어보세요.”

몇몇 어르신들이 용기내서 질문을 시작하자 그동안 가슴 속에 묻어뒀던 다양한 궁금증들이 여기저기 불거져 나왔다. 요실금의 원인을 비롯해 정서불안 및 우울증과의 상관관계, 기저귀와 요실금 언더웨어의 차이점 등 다양한 질문이 줄을 이었다. 어르신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김 대표를 비롯한 직원들이 그림까지 그려가며 자세하게 설명했다.

▲가슴에 묻었던 ‘고통’ 시원히 해결

경로당 막내라며 자신을 소개한 신순시(77) 어르신은 “노인들에게 밥보다 더 중요한 게 요실금 패드”라며 “무료 샘플을 써보기 전까지는 헝겊 기저귀를 사용하면서 밤에 몰래 빨래를 하며 불편하게 지냈다”고 토로했다.

올해 84세의 손모 어르신은 “나 혼자만 소변조절을 못 하는 줄 알고 여태 감췄다”며 “증손자 기저귀까지 몰래 가져다 사용해 봤는데 증상이 심각해져 줄줄 새는 날은 정말 난감했다. 걱정만하다가 어느 날인가는 몸살이 날 정도였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요실금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을 전달한 뒤 어르신들에게 요실금 언더웨어의 착용법과 활용법에 대한 설명과 시연이 이어졌다. 어르신들은 언더웨어를 하나씩 들고 신기한 듯 꼼꼼히 살펴봤다.

“요즘 나오는 제품들은 속옷형 디자인이라 입고 벗기도 편하고, 바지를 입어도 전혀 티가 나지 않아요. 어때요? 감쪽같지요? 이중안심밴드가 있어서 아무리 험하게 주무셔도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김석희 대표가 말끔한 정장 위에 요실금 언더웨어를 입고 하나하나 꼼꼼히 설명했다.

경로당 총무를 맡고 있는 원미정(80) 어르신은 “딸하고도 말하기 껄끄러운 게 요실금이다. 지금까지는 경로당에서 같은 처지에 있는 노인들하고 하소연이나 늘어놓는 정도였다”며 “뭘 알아야 정보공유라도 하는데 아는 게 없으니 답답한 노릇이었다”고 말하며 고마움을 전했다.

김수혜(89) 어르신은 “노인들이 컴퓨터를 하겠어, 젊은 사람들하고 이야기 할 시간이 있어. 몸도 성치 않아서 멀리 가지도 못하는데 이렇게 경로당까지 직접 찾아와 노인들이 궁금증을 해결해 주고, 무료로 선물까지 주고 가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며 직원들의 손을 꼭 잡았다.

이태순(78) 어르신은 “밤새 안녕하냐고 묻는 게 요실금 있는 사람들의 아침 인사다. 나이 먹으면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누구나 요실금이 찾아온다”며 “마음은 아직 이팔청춘인데 요실금 때문에 불안해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많이 착잡했다. 이제 요실금 언더웨어를 사용하니까 청춘처럼 마음 놓고 활동할 수 있어서 아주 좋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웃고 떠들며 진행된 90분간의 요실금 건강교육이 끝이 났다. 어르신들에게 요실금 언더웨어가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여실히 입증이 된 자리였다.

▲어르신 72%, “샘플 사용 대만족”

이들이 처음부터 환영받은 것은 아니었다. 잡상인으로 오해 받아 쫓겨나기도 수차례였다. 2005년부터 전국 요양병원과 노인요양시설을 방문하며 쌓은 노하우로 어르신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찾아갔지만 요실금이라는 말에 손사래부터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방문 횟수가 늘어갈수록 어르신들의 필요와 욕구를 파악하게 됐다. 이를 통해 교육내용은 보다 체계화 됐다. 이제는 요실금의 오해와 이해, 요실금 치료법 및 예방법, 요실금언더웨어의 장점 및 효용성, 언더웨어 및 패드 착용법 시연 등으로 나눠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3개월 동안 수도권 지역의 10여개 경로당을 방문했는데 이것이 입소문을 타면서 다른 지역 어르신들이 먼 곳에서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올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이처럼 생각 이상의 성과를 거두게 되자 올 1월부터는 전국의 경로당을 대상으로 이용자 수요 및 만족도 조사에 착수했다. 1월 13일부터 2월 11일까지 5명의 전문 텔레마케터를 통해 서울, 경기, 인천, 강원, 대전, 광주, 전북 등 주요지역 경로당 1만1874곳에 직접 전화를 걸었다. 그 중에서 요실금 언더웨어 수요가 있는 3000여곳을 선정해 무료로 샘플을 보냈다. 배송된 샘플 상품만 2만3000여개에 달했다.

상품배송 후 설문참여 및 정보수집에 동의한 경로당 1300여곳에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어르신들의 평가와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또, 샘플 사용 응답자 248명을 직접 전화설문한 결과, 72%(매우만족 56%, 만족 18%)가 제품 사용 후 ‘만족한다’는 평가를 내렸다. 요실금 언더웨어의 필요성에 대한 응답에서도 79%가 ‘꼭 필요하다’고 답했다.

남현경 마케팅팀 대리는 “전화상으로 이뤄진 어르신들의 설문결과를 통해 생생한 사용 후기를 들을 수 있었고, 제품 개선 및 마케팅에 실질적인 정보도 얻을 수 있었다”며 “샘플링 작업 실시 후 3개월이 지난 지금도 문의전화와 구매가 매월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SCA하이진코리아는 어르신들의 이 같은 호응에 용기를 얻어 샘플링사업 및 찾아가는 경로당 요실금 건강교실을 전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요실금 언더웨어의 인식정도, 사용 후 만족도 및 필요성 등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기 위해 전국 5만9000여개 경로당으로 그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무료 샘플 사용 후 불편·요구사항에 대한 정보도 함께 수집해 사후관리 및 제품개선 작업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김석희 대표는 “주요 소비자층인 어르신들을 현장에서 직접 만나는 게 인식개선과 제품개발에 큰 도움이 된다”며 “신입사원을 채용하거나 내부 직원 교육을 통한 전담인력을 구성해 경로당 방문사업을 전국적으로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SCA 하이진 코리아는?
모기업인 SCA는 스웨덴에 본사를 두고 세계 100여국에 지사를 둔 글로벌기업으로, 위생·제지용품 생산업체다. 1929년 설립돼 약 5만명이 근무하고 있다. 지난해 연매출 20조원을 기록했고, 2009년 세계 100대 친환경 기업으로 선정된 세계적인 기업이다. 주요 생산품은 요실금제품, 여성위생용품, 아기 기저귀, 티슈, 포장재, 인쇄용지 등이며, 위생 용품의 경우 유럽시장 점유율 및 판매량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SCA의 요실금 전문 브랜드 ‘테나’(TENA)의 경우 전 세계 90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요실금 제품 세계 시장 점유율은 26%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유럽 내에서는 4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며 독보적인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안종호 기자 joy@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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