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결혼문화·건전한 혼례문화 정착 '견인차'
올바른 결혼문화·건전한 혼례문화 정착 '견인차'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1.05.12 13:52
  • 호수 2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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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락(68) 결혼전문상담봉사원 회장

자녀를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으로 행복한 가정에 대한 무료상담과 강의, 맞선을 주선하고 있는 88세의 ‘커플매니저’가 있다. 인구보건복지협회 결혼지원센터 소속 결혼전문상담봉사원 김진락 회장이다.

김 회장은 “결혼멘토는 노인들의 경륜과 학식, 인맥을 활용해 살아있는 결혼정보와 진솔한 상담을 실시하는 인생의 선배”라며 “전문교육을 이수한 후 강의를 비롯해 상담, 커플연결, 주례까지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력 4년차의 베테랑 ‘결혼멘토’다. 김 회장이 개인적으로 관리하는 미혼남녀 주선 대상자만 300여명이 넘는다. 그가 만남을 연결해 가정을 꾸린 커플만도 15쌍. 올해 그가 소개시켜 준 커플 10쌍이 현재 좋은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80% 이상이 주변에서 알음알음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회원들이다. 비록 결혼정보회사처럼 전문적인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삶의 연륜과 경험이 풍부한 어른들이 상담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상대를 직접 골라준다는 장점이 있다.

그는 “커플매칭은 조건에 맞는 사람을 고르는 게 아니라 좋은 인연을 찾아주는 일”이라며 “내 며느리, 내 사위를 찾는다는 생각으로 만남을 성사시킬 때까지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멘토들은 상업적으로 변화하는 결혼문화를 바로잡고, 건전한 혼례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활동하는 ‘대한민국 미래지킴이’라는 자부심으로 일한다”며 “결혼이라는 인생의 중대사를 함께 고민하며 상담해주는 데는 경륜과 학식이 풍부한 노인들이 적격”이라고 덧붙였다.

38년의 교직생활을 마치고 지난 2006년 정년퇴임한 김 회장은 이듬해부터 ‘결혼멘토’로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그가 결혼전문상담 봉사자로 활동을 시작한 건 우연히 접한 신문기사 때문이었다. 영국의 한 학자가 저출산고령화로 망하는 세계 제1의 국가로 대한민국을 언급했던 것. 기사를 접한 후 강한 위기의식과 책임감을 느낀 김 회장은 자신의 교사 경력과 노하우를 살려 올바른 결혼문화 정착에 힘을 쏟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때마침 인구보건복지협회가 결혼상담사 양성교육과정을 신설한다는 소식을 듣고, 주저없이 결혼멘토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

운명처럼 이끌려 결혼멘토로 활약하게 된 그는 남다른 애정과 열정으로 지난 2008년부터 회장직을 맡고 있다. 현재 결혼전문상담봉사원 130여명을 이끌고 있다. 그는 협회에 마련된 상담소에 매일 출근도장을 찍는다.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실시되는 방문상담 및 전화(1666-2273)상담, 온라인(www.match.kr)상담 등을 총괄한다. 물론 결혼주례, 결혼관련 행사 및 교육 등을 무료로 안내하는 역할도 그의 몫이다.

결혼멘토 활동을 4년간 지속하다보니 우여곡절도 많았다. 혼기가 꽉차 자녀를 결혼시키려는 부모들의 상담전화가 밤낮없이 걸려올 때도 있다. 강의와 주례, 전화상담 등 신경 쓸 일이 많아지면서 의뢰 가족들의 원성도 높아졌다. 맞선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언성을 높이는 회원들을 상대할 때도 있다. 하지만 인연을 이어주고, 한 가정의 멘토가 된다는 기쁨은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은 알 수 없는 보람을 가져다 줬다.

“마음에 맞는 짝을 찾아주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평생의 인연을 찾아주고, 가정을 이룬 커플들이 찾아와 감사하다는 인사를 건넬 때 그 동안의 힘든 기억들이 모두 사라진다. 무너져 가는 가정을 새우고 좋은 인연을 연결해 주는 일에 내가 가진 경험과 연륜을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영광이다. 한 가정의 평생 멘토가 된다는 건 어떠한 일보다 더 보람되고 기쁜 일이다.”

그는 올해 결혼멘토들의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결혼멘토 3자(주자, 배우자, 하자하자)운동’을 펼치고 있다. 김 회장이 고안해 낸 ‘3자운동’은 결혼 친화적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고 전문멘토활동을 강화하기 위한 멘토들의 실천운동이다. ‘주자운동’은 기부확산, ‘배우자운동’은 끊임없는 배움의 의지, ‘하자하자운동’은 도전과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3자운동에 앞장서기 위해 지난해 12월, 40여년간 모아온 교육 관련 희귀 연구물 및 학회 연구발표 자료 700여점과 졸업장, 정근상, 발령장, 훈장증 등 교육역사자료 100여점을 서울교대 도서관과 박물관에 각각 기증했다.

김 회장은 “현재 결혼멘토 활동은 수도권에 국한돼 있다”며 “3자운동을 통해 ‘대한민국 미래지킴이’ 활동을 전국으로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안종호 기자 joy@100ssd.co.kr 사진=임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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