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동의 원하는 평생교육장 마땅한 곳 없다
긴급동의 원하는 평생교육장 마땅한 곳 없다
  • super
  • 승인 2006.08.24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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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교육 기회 늘려 가족간 단절된 대화의 길 열어야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 자동차 문화가 발달한 선진국에서는 노인한테도 자동차는 생활필수품이다. 영화나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거동이 불편할 정도의 노인이 고속도로에서 저속으로 차를 몰고 가는 장면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2005년 7월 미국 샌타 모니카의 한 시장통으로 86세 할아버지가 승용차를 몰고 돌진하는 큰 교통사고를 냈다. 무려 8명이 죽고 45명이 부상을 당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법원은 이 할아버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비록 큰 인명사고를 냈지만 신체기능 저하로 일어난 사고인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노인 운전자가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04년 전체 운전면허 소지자 2,270만 중 65세 이상 노인이 2.6%인 61만여명에 불과한 수준이지만 2003년에 51만여명이던 것이 1년여 만에 15%정도(10만명) 증가했다.

 

전체 운전면허소지자가 이 기간 동안 2.8%인 70만여명 증가한데 비하면 그 증가 추세가 괄목할만하다. 자식과 따로 떨어져 사는 추세인 오늘날 우리 고령노인들이 위급상황 대처, 시장보기, 여가활동 등 편리한 노후생활 욕구가 그만큼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고령 노인들이 자동차운전과 동떨어진 농업이나 어업 등 분야에서 평생을 종사해 와 자동차운전을 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언론에 보도가 돼 화제가 됐던 경북 영주시의 서상목 할아버지는 2005년 4월, 운전면허 필기시험 도전 272번 만에 합격을 했을 정도다.

 

노인들이 고상하게 늙을 기회가 많지 않다. 노인대학, 노인학교, 복지관 등에 노인교육을 위한 강좌가 개설돼 있고, 거기서 나름대로 배우지만 가정에서 자식이나 며느리·사위한테 외면당하는 것은 별 차이가 없다. 교육혜택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현대 산업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한 농어촌 출신 노인들의 경우 유식해진 자식들과 대화가 단절된지 오래다.

 

형사정책 연구원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노인들이 아들과의 갈등을 가장 심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남성 자녀의 경우는 조사대상의 64.7%가 어머니와 심한 갈등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들과 그만큼 가깝기 때문에 더 부딪히기도 하지만 의사소통이 안 될 정도로 세대간의 교양과 인식의 격차가 큰 탓이다. 노인의 교양교육이 필요한 대목이다.

 

정보통신 강국 답게 노인 정보화교육은 웬만큼 이루어지고 있다.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약 26만여명의 노인들이 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마련한 고령층 정보화 교육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또 노인복지관을 중심으로 한 노인들의 놀이교육도 이루어지고 있어 혜택을 받을 의사가 있다면 댄스, 노래교실, 노인 스포츠 등 기회가 많이 있다.

 

하지만 잘 놀며 향유하는 것 보다 노인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있다. 자식들과 대화를 복원하는 것이다. 너무 똑똑해진 자식 세대와 대화가 가능한 수준의 현대산업문명적 교양을 갖출 필요가 있는 것이다.

 

또 은퇴한 전문직 종사자 노인의 경우는 천문, 미술, 문학, 역사, 철학 등 저변 인구가 많아지면 좋은 여러 분야를 배우기를 원한다. 평생교육 차원의 다양한 교과과정의 교육기회가 확대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보도에 의하면 실버세대 문화 소비자의 파워가 앞으로 거세질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5060세대가 영화나 뮤지컬 공연 등의 주소비계층으로 떠오르고 있고, 교보문고 집계에 의하면 북클럽 회원 중 도서구입 1위를 차지한 세대가 60대로 나타났다.

 

평생교육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자기계발을 하고, 높은 수준의 교양을 갖추고 싶은 욕구의 일부분이 드러난 셈이다. 노인들은 자식과 따로 떨어져 살더라도 찾아오면 언제나 대화상대가 될 수 있는 고상한 부모님, 멋있는 노인이 되고 싶다. 

 

박병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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