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5명 중 2명, “100세 장수 축복만은 아니다” 우려
국민 5명 중 2명, “100세 장수 축복만은 아니다” 우려
  • 이미정 기자
  • 승인 2011.08.19 10:44
  • 호수 28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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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사硏, “노년기 길어진 반면 빈곤·질병 등 다양한 어려움 예상되기 때문”

국민 5명 중 2명은 ‘100세 이상’ 오래 사는 것을 축복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노년기가 너무 길어지는데 반해 빈곤과 질병, 소외와 고독 등 이른바 노후에 겪게 되는 다양한 문제와 더불어 자녀들에게 부담을 안길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이들이 희망하는 수명은 80~89세가 59.3%로 가장 높아 아직까지는‘인생 100세 시대’를 실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민 10명 중 7명은 연령에 관계없이 건강할 때까지 일을 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인생 100세 시대 대응 국민인식 조사결과’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6월 1~8일 전국 16개 시·도에 거주하는 30~6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번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0%다.

 ▲10명 중 6명 희망 수명 ‘80~89세’
국민 43.3%는 90세 또는 100세 이상까지 오래 사는 현상을 축복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반면 축복이라는 응답은 28.7%에 그쳤고, 28.0%는 ‘그저 그렇다’고 답했다.

오래 사는 것을 축복으로 생각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38.3%가 ‘노년기가 너무 길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빈곤·질병·소외·고독감 등 노인문제’(30.6%), ‘자식에게 부담이 될 것 같아서’(24.1%)가 뒤 따랐다.

이들이 희망하는 수명은 80~89세가 59.3%로 가장 높았고, 70~79세가 20.9%, 100세 이상 살고 싶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8.2%, 90~99세까지 살고 싶다는 응답비율은 7.8%였다.

희망하는 근로 연령은 전체 응답자의 32.0%가 ‘노후가 길어지면 연령에 관계없이 건강할 때까지’ 일해야 한다고 답했고, 65~69세까지 일해야 한다는 응답비율은 31.5%, 60~64세는 25.0%, 70세 이상은 11.5%였다.

▲노년기 중요한 가족… 배우자 84.3%
평균수명이 길어진 노년기 삶에 중요한 가족으로는 배우자가 84.3%로 압도적으로 높았고, 이어 자녀(12.69%), 형제자매(1.3%)는 소수에 그쳤다. 가족 이외의 자원으로는 친구(68.4%), 지역사회 주민(22.6%), 직장 동료(2.9%), 동호회 회원(2.4%) 순이었다.

또 평균수명 연장에 따라 노년기 부부관계에서 배우자와 관계가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53.5%였고, ‘보통이다’(42.8%), ‘나빠질 것이다’(3.8%) 등의 순이었다.

노후에 건강이 나빠져 수발이 필요한 경우 희망하는 거주유형은 노인요양시설·노인전문병원이 44.5%로 가장 많았고, 배우자와 함께 또는 혼자 거주(38.4%)도 비교적 높았지만 자녀에게 의존하고 싶다는 응답자는 5.6%에 불과했다.

재산상속 유형을 살펴보면 ‘사망 후 하겠다’는 비율이 47.6%, ‘사망 전 증여’ 34.2%, ‘사회 환원’ 17.7% 등 다양한 재산 상속문화가 형성될 전망이라고 연구원은 내다봤다.

▲노후 대비… ‘공적연금’ 60.8%
국민 10명 중 7명은 노후를 대비해 경제적 준비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응답자 69.6%는 본인의 노후를 대비해 경제적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으며, 연령별로는 40대가 78.2%로 가장 높았고, 이어 50대(71.5%), 30대(68.9%), 60대(51.3%) 등으로 나타났다.

노후 대비 경제적 준비로는 공적연금이 60.8%로 가장 많았고, 일반저축(53.4%), 민간연금(44.9%), 부동산(40.8%), 주식 및 채권(23.4%) 기업퇴직연금(21.2%) 등의 순이었다.

노후를 준비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노후 준비보다 현재 지출이 더 급해서’라는 응답(86.2%)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평균수명이 늘어날 경우 경제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더 강화해야 할 노후수단으로는 일반저축(23.8%), 공적연금(19.5%), 민간연금(19.0%), 부동산(18.2%) 등이 꼽혔다.

▲10명 중 8명 60세 이후도 ‘근로희망’
국민 10명 중 8명은 60세 이후에도 ‘일을 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특히 남성(85.4%)이 여성(73.4%)보다 근로욕구가 높았다.

60세 이후 희망 근로유형으로는 ‘이전 하던 일과 똑같은 기술을 사용하는 일’(39.1%)이 가장 많았고, ‘이전에 못해 본 새로운 기술을 사용하는 일’(30.0%), ‘이전 일과 유사한 기술을 사용하는 일’(28.3%) 등 자신에게 익숙한 일을 희망하는 경향이 높았다.

노후에 건강하게 살기 위한 중요한 생활습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복수응답으로는 규칙적인 운동(91.8%)이나 식생활 관리(87.7%), 정기적 건강검진(80.7%)은 높게 인식하고 있는 반면 금연(59.2%)과 절주(58.5%)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비교적 낮았다.

희망하는 여가활동으로는 취미활동(42.5%)이 가장 많았고, 자원봉사활동(19.7%), 친목활동(9.6%), 종교활동 및 신앙생활(8.3%), 학습 등 자아개발 활동(7.9%) 등의 순이었다.

‘인생 100세 시대’를 맞아 정부가 추진해야 할 시급한 과제(복수응답)로는 ‘건강보호 및 장기요양서비스’(89.9%)가 가장 많았고, 노후소득보장(89.6%), 고용기회 확대(88.4%), 교통 및 주거환경 조성(81.6%), 여가문화활동 지원(79.2%), 평생교육 및 재취업 교육(76.7%) 순이었다.

▲100세 시대, 여가생활 여건 조성해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인생 100세 시대’를 맞아 국민 인식의 변화 및 이해 증진은 물론 새로운 근로연장 제도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 도출이 시급하다”며 “또 안정된 노후보호기반 조성을 위해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사회적 지지층 형성, 고령친화적 지역사회돌봄망 구축, 부부관계 유지 프로그램 개발·보급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길어진 노년기에 적극적인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개인의 욕구와 특성에 따른 연령통합적 접근 비롯해 생애주기에 걸쳐 개인 취미생활을 개발하고, 자원봉사활동 지원 등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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