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보험, 노인이 알기 쉽게 개선해야”
“실버보험, 노인이 알기 쉽게 개선해야”
  • 이미정 기자
  • 승인 2011.09.30 17:33
  • 호수 2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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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토론회, 고령 소비자 속이는 판매방식·약관 등 지적

▲ ‘고령자 대상 실버보험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가 9월 28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한국언론진흥재단 19층 기자회견장에서 개최됐다. 사진=임근재 기자
‘100세 시대’를 맞아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실버보험’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일부 고령 소비자의 약점을 이용해 판매하는 보험이 생겨나면서 소비자 피해도 늘고 있다.

‘고령자 대상 실버보험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가 9월 28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한국언론진흥재단 19층 기자회견장에서 마련됐다.

(사)한국골든에이지포럼·(사)소비자시민모임·한국금융소비자학회가 공동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서 소비자시민모임 오숙영 위원과 서울디지털대학교 최미수 교수가 각각 실버보험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판매방법·약관 글씨 크기 등 개선해야
오숙영 소비자시민모임 위원

고령 소비자가 중심이 되는 실버보험이 되기 위해서는 전화로만 가입 가능한 판매방법을 개선하고, 고령 가입자를 배려한 글씨크기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시, 용어에 대한 정확한 정보제공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오숙영 위원은 “실버보험의 문제점으로 고령자 소비자들의 정서적 약점을 파고드는 마케팅을 꼽을 수 있다”며 “효 보험의 명칭을 사용해 효심을 자극하거나, 치매로 인한 간병 등 불안 요소를 부각시켜 마치 보험가입이 부모님을 위한 기본사항인 듯 착각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또 전화로만 상담·가입 가능토록 하고 계약 이후 약관을 받아보는 불합리한 계약관행과 함께 보험가입시 최대 혜택만을 제시한 채 보험계약자 의무사항이나 보험혜택을 받지 못하는 예시는 생략하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오 위원은 특히, 신뢰도가 높고 친근한 이미지의 광고 모델을 이용해 마치 그들이 직접 경험한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도 꼬집었다.

이밖에 글자 크기가 너무 작아 돋보기를 쓰고서도 보기 어려운 글씨 크기를 일정 정도 크게 하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오 위원은 “인지도가 높은 중견연기자 모델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며 “또 재해의 범위나 갱신 때 보험료 인상과 소멸 등 보다 구체적이고 정확한 정보제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선택특약 필수 항목 잘 드러나지 않아
최미수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

실버보험 약관의 문제점도 제기됐다.

최미수 교수는 “실버보험의 약관은 주계약보다 선택특약에서 보장되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며 “마치 실버보험만 가입하면 노인성질환까지 보장되는 것처럼 홍보하는 보험상품의 약관은 고령 소비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킨다”고 말했다.

실버보험은 통상 주보험으로 일반사망 및 재해사망 등의 사망보험금을 보장하고 있다. 이외 치료비나 치매간병비 등은 일반적으로 선택특약(가입 시 추가 보험료를 납부)을 통해 보장하고 있다.

최 교수는 “대부분의 상품이 치매간병비나 상해 및 노인성 특정 질병 치료비 등을 별도의 가입 및 추가보험료 납입이 필요한 선택특약으로 운용하고 있다”며 “보험가입 시 주계약과 선택특약 내용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약관의 용어만으로는 보장범위가 불명확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최 교수는 “예를 들어 약관상 치매상태가 질병에 의해 발생되고, 최초 진단일로부터 90일 경과 후 확정돼야 하며, 치매척도 검사결과가 3점 이상이 돼야 한다는 조항의 경우, 실제 이 같은 요건에 해당하는 환자는 장기 치매입원환자 중 소수에 불과하다”며 “치매 진단을 받으면 보장받을 것으로 기대했던 보험 가입자들은 불만으로 이어지기 쉽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주요 소비자인 노년층이 읽기에는 약관 분량이 너무 많고, 어려운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

최 교수는 “고령 소비자의 경우 광고나 홈쇼핑 등을 접하고 보험료를 비교해 가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업체 측이 제시하는 보험료는 보장내용이나 납입기간, 가입연령 등에 따라 모두 달라 직접 비교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실버보험 상품에 대한 동일기준 가격정보 제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계약의 주요 내용이나 무심사보험 및 무진단보험의 차이점에 대한 설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보험금 지급제한 사항을 작은 글씨의 자막으로만 안내하고, 갱신 시 보험료 증가 가능성을 빠른 속도로 구두 설명하는가 하면, 과장된 인터뷰 사례를 삽입하는 등 지나친 과장 광고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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