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칼럼]인생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의 노인
[금요칼럼]인생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의 노인
  • 이미정 기자
  • 승인 2011.10.10 14:54
  • 호수 29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동희 노인생활과학연구소 대표/부산광역시건강가정지원센터장

‘인생 60세’가 어색하게 들릴 때가 있었다. 곳곳에서 활기찬 생활을 하고 있는 70세 어르신들이 계신데 인생 60세라니. 그런데 인생 80세가 익숙하기도 전에 인생 100세 시대가 성큼 우리 앞에 와 있다.

100세가 되면 명아주라는 나무로 만든 지팡이를 국가에서 하사할 만큼 100세는 귀한 생의 경험이다. 이는 분명 축복이기도 하고 기쁨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노년을 걱정한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누가 노인을 부양할 것인가? 인생 100세 시대를 맞고 있는 한국 사회는 준비된 노년을 맞이하기보다는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아무리 100세를 외치더라도 질병에 노출되고 준비되지 않은 노년은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이다.

올해 현재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542만명으로 전 인구의 11.3%를 차지하고 있다. 모든 지자체가 올해를 기점으로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으며 농어촌 지역에는 이미 초고령 사회가 시작되고 있다. 한국의 많은 사람들은 노후에 대한 걱정이 크다. 자신의 노후문제뿐만 아니라 노부모 부양문제는 한국가족의 큰 부담 중 하나다.

건강한데도 할 일이 없어 집에만 계신 부모님을 걱정하는 자녀들, 지역사회를 위해 무엇인가를 하고 싶어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어르신들이 곳곳에 계신다. 준비되지 않은 은퇴 이후의 사회적 적응이 어려워 노후를 어렵게 보내는 경우뿐만 아니라 최근에 늘고 있는 베이비부머(예비노년층)들의 자살통계는 가속화 되는 한국의 고령화 사회에 경종을 울린다.

그 뿐만이 아니다. 노인이 질환에 노출됐을 때 가족의 부양부담은 더 크다. 노인을 어떻게 모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인지, 어떤 정보가 있는지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노부모가 치매에 걸리게 됐을 때 건강한 가정을 지탱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노부모 부양문제로 가정이 해체되고 심지어는 버려지기까지도 한다. 이처럼 인생 100세 뒤의 그늘은 너무나 크게 우리 사회에 자리한다.

적어도 인생 100세 시대를 강조하기 위해서는 노인이 살기 좋은 환경에서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을 사랑하고, 또한 사회도 노년으로 살아가는 것이 그렇게 불행한 일이 아니어야 한다. 치매 상태에서도 재활을 목표로 생활할 수 있는 의지가 가족에게 남아 있고, 고용의 장에서도 노인의 지혜가 부질 없는 것이 아니라 존경받고 쓸모 있는 자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

질환의 정도에 따라 단계별로 다양한 시설이 존재하고, 아픈 노인을 꼭 시설에 보내지 않고서도 가족이 부양하며 과학과 기술력이 응용된 대처 자원이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 아픈 노인의 위기상황을 즉시 발견하고, 지역 중심의 돌봄체계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특히 한국은 건강수명과 평균수명의 격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건강하지 못한 상태에서 노년을 살아가고 있다는 결과다. 구체적으로 노인 성 질환을 예방할 수 있고 극복할 수 있는 교육이 지역사회단위로 제공돼 건강한 상태에서 100세를 보낼 수 있어야 한다. 건강한 노인의 삶은 결국 건강한 고령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터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노인들의 사회참여 방안은 너무도 중요하다. 100세 시대를 살아간다는 의미는 은퇴 이후 50년이라는 세월을 새롭게 재설계해야 한다는 의미다. 우리 사회는 변화해야 한다. 노인들이 살아가야 하는 노년은 덤으로 해석되는 것이 아니라 노년을 새롭게 재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보다 적극적이고 활기찬 노년을 맞이할 수 있는 준비가 노인 스스로도 이뤄져야 하며, 가족과 사회 그리고 국가도 보다 현실적 대안을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인생 100세 시대! 축복과 활기찬 노년을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