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노후 원한다면 ‘건강·자산·직업·친구’ 준비해야
행복한 노후 원한다면 ‘건강·자산·직업·친구’ 준비해야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1.11.18 17:11
  • 호수 29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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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시니어트렌드포럼 지상중계
720만 베이비붐 세대의 행복한 노후설계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토론의 장이 열렸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경제력을 갖춘데다 사회와 소통하며 인생을 즐기려는 성향이 강해 ‘액티브시니어’(Active Senior)로 불리며 새로운 소비주체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중앙일보가 주최하고 시니어파트너즈와 교보생명이 공동주관한 ‘2011 시니어트렌드포럼’이 11월 15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개최됐다. ‘액티브 시니어여, 앙코르하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는 행복한 노후설계를 위한 핵심키워드로 ‘경제·주거·관계·직업’를 선정, 4개 분야의 전문가가 초청돼 열띤 강연을 펼쳤다. 분야별 주요내용을 정리했다.

 
[경제] 김욱 교보생명 상무
자산파악·계획서 작성이 우선

액티브 시니어가 생각하는 행복한 노후의 최우선 조건은 경제력이다. 하지만 은퇴 후 창업 및 재취업의 길이 좁아 연금 이외에 고정적인 수입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마땅한 수입 없이 퇴직금과 연금, 기타자산을 활용해 30년으로 길어진 노후를 꾸려나가야 하는 셈이다.

교보생명 김욱 상무는 ‘현실에서 길을 찾는 노후준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퇴직 후 가장 먼저 해야 할 인은 정확한 자산파악과 포트폴리오(계획서) 작성”이라며 “구체적 포트폴리오를 작성해 노후자산을 체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 말~10월 중순, 20~40대 500명 및 50~60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시니어트렌드 설문조사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의 노후준비 실태는 매우 미흡했다.
응답자의 53%만이 노후를 대비하고 있었고, 그 중 재무설계를 통해 체계적으로 관리 받고 있는 비율은 13%에 불과했다. 소득중단 시 생활가능기간을 ‘1년 이내’라고 답한 비율이 51.9%에 달했지만 마땅한 대안은 없었다.
반면, 은퇴 후 필요한 노후자금은 5억7000만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응답자들이 현재 준비한 자금은 1억9000만원 수준. 응답자 10명 중 6명(60.5%)은 부족한 금액을 은퇴 후 창업 또는 취업으로 충당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김욱 상무는 부동산에 편중된 자산보유 형태도 지적했다. 그는 “베이비붐 세대는 ‘부동산 불패신화’를 굳게 믿는 세대”라며 “보다 다양한 형태로 자산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키워나가려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동산 과소비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안으로 역모기지(주택연금) 활용과 소형주택 활용을 언급했다.
설문조사 결과, 베이비부머 세대의 노후자산 보유형태는 역시 부동산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83.8%가 부동산을 노후자산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 중 43.9%가 부동산을 재테크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40.7%는 ‘부동산 가격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반면 주택연금과 같은 역모기지 상품을 노후자금으로 활용하겠다는 비율은 20.6%에 불과했다. 주택연금에 대한 인식률이 70.1%에 달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직까지 믿을 수 없다’는 의견을 보였다. 또, 부동산 보유자의 73.5%가 자녀 출가 후 주택규모를 축소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김욱 상무는 “포트폴리오는 소비와 지출, 건강·연령·예상수명, 자산배분·투자 등을 고려해 부족한 노후자산을 확보하는 형태로 진행돼야 한다”며 “임금피크제 지원요건 완화 등 정부의 연금관련 세제지원도 꼼꼼히 살펴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거] 조규숙 홈인스테드코리아 이사
홈케어, 치매가족 위한 새로운 방법

노인 단독가구의 증가에 따라 집에서 어르신을 돌보는 ‘홈케어’가 새로운 노인 요양 및 돌봄서비스의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어르신들에게 익숙한 가정과 지역사회에서 돌봄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 등의 선진복지국가에서는 홈케어가 이미 보편화 돼 있다.

홈인스테드코리아 조규숙 이사는 “액티브 시니어의 등장으로 노인케어의 방법도 진화하고 있다”며 “이제는 노인들이 보다 편안한 환경에서 다양한 선택권을 갖고 자신의 노후를 설계할 수 있는 전문서비스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노후에 자신이 살던 집에서 머물기를 희망하는 비율이 미국·캐나다는 86%, 일본은 63%, 한국은 76%에 달했다. 익숙하고 편한 집에서 돌봄서비스를 받고, 노후를 보내는 것이 심리적 안정감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또한 가족 및 이웃과 갖는 사회적 교류가 치료에도 상당한 도움을 준다.

조 이사는 “홈케어는 알츠하이머 및 치매 환자에게 특히 유용한데, 치매는 그 증상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개별화된 케어가 중요하다”며 “홈케어는 환자 개인의 삶의 여정을 파악해 정신적 활동, 신체적 활동, 사회적 활동 등의 치료를 정서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노인의 질병은 신체적 치료뿐만 아니라 정서적 치료가 병행돼야 효과적이다.


[관계] 김형래 시니어파트너즈 상무
사회와 소통·인생 즐겨야‘액티브 시니어’

사회적 소통 또한 건강한 노후설계를 위한 필수요소다. 노인자살의 가장 큰 원인이 ‘외로움’과 ‘상실감’이란 점을 감안하면 은퇴 후 맺는 사회적 관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시니어파트너즈 김형래 상무는 “행복한 노후를 영위하기 위해서는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사회적 건강도 중요하다”며 “사회적 건강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관계하며 얻는 정신적 만족감과 행복감이 높을수록 좋다”고 설명했다.

올해 시니어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시니어들이 생각하는 평균행복점수는 100점 만점에 56.3점에 불과했다. 특히 60대 응답자 중 ‘매우 행복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이는 노년생활의 사회적 건강지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또, 40대 이후 연락을 주고받는 친구의 수도 연령이 높아질수록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40대에 16.4명으로 가장 많았던 친구는 50대엔 14.1명, 60대 10명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게다가 대부분(82%)의 친구는 고향, 학교, 사회생활을 통해 사귄 것으로 조사됐다. 이웃과 친분을 유지하는 경우는 1.3%에 불과했다.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도 문제가 있었다. 대부분의 시니어는 ‘가족관계가 중요하다’(93%)고 응답했지만 가족과의 소통방식은 전화통화(50대 81.2%, 60대 93%), 문자(50대 10.5%, 60대 3.2%)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얼굴을 보며 대화하는 비율은 50대 1.3%였고, 60대는 0.0%였다.

김형래 상무는 “사회적 유대관계를 키우고, 가족·이웃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며 “목적성을 갖고 다양한 모임에 적극적으로 나가 사람들과 소통해야 즐거운 노년을 설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직업] 양금승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 소장
시니어채용, ‘저임금 전문인력’ 얻는 기회

전문직에서 은퇴한 중견인력 활용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도 제시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 양금승 소장은 “인구의 14.6%에 달하는 베이비붐 세대는 경제선진화와 글로벌화를 몸소 체험한 소중한 사회자산이지만 이들을 위한 재취업시장은 협소하다”며 “2018년까지 720만명에 달하는 전문인력들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국가와 기업은 베이비붐 세대의 활용방안 및 지원체계 구축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견인력 채용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노동생산성 저하에 대한 우려 △취업 희망자의 높은 임금 선호로 인한 임금 책정의 어려움 △기존 직원과의 연령차이 극복 △기업문화 차이로 인한 부적응 우려 등을 꼽았다.

반면 구직자는 △비자발적 퇴직으로 인한 준비부족 △중견업체의 열악한 작업환경 △희망 임금과의 격차 등을 지적했다.

양 소장은 “정부의 중견인력 고용지원 프로그램은 3개월간 임금의 60%를 지급하는 시니어 인턴십 뿐”이라며 “고령자 채용기업에 대한 정부의 임금보조 및 세제혜택 등 실질적인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니어 직업교육에 대한 인프라 구축도 시급하다. 한국 폴리텍 대학 및 일부 직업전문학교에서 부정기적 직업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나 수요대비 교육기회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720만명에 달하는 중견인력을 수용할 수 있는 교육시설과 프로그램 구축이 필요하다. 더불어 재취업교육 내용의 질적 수준 향상도 중요한 과제다. 현재 운영 중인 재취업 교육은 심리상담, 이력서 작성, 생산기술직 직업훈련 등의 단편적인 교육에 치중하고 있다.

양 소장은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베이비부머 재취업지원 통합센터’(가칭)를 설립해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며 “기업들은 시니어 채용을 ‘저임금 고전문성’ 인력을 얻는 기회로 인식하고, 시니어들도 재취업 기업이 평생직장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종호 기자 joy@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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