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요양병원, 어디가 좋은지 어떻게 알 수 있나
노인요양병원, 어디가 좋은지 어떻게 알 수 있나
  • 장한형 기자
  • 승인 2011.11.25 17:25
  • 호수 2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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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심사평가원, ‘요양병원 적정성 평가’ 실시 자세한 정보제공

직장인 최순영(32)씨는 5년 전 중풍으로 쓰러진 어머니에 대한 걱정으로 밤잠을 설치고 있다. 매일 직장에서 늦게까지 일하고 귀가, 혼자 계시는 어머니를 제대로 보살펴 드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재 요양보호사가 최씨의 어머니를 간호하고 있다. 하지만 응급상황에서 요양보호사도 즉각적인 처치를 할 수 없어 어머니의 중풍 질환에 적합한 요양병원을 찾고 있다. 최순영씨처럼 부모님이 치매나 중풍을 앓고 있는 경우 전문지식이 없는 가족들이 돌보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다. 부모님을 믿고 맡길 만한 요양병원을 찾는 것은 더더욱 쉽지 않다. 보다 나은 환경에서 건강하게 부모님을 모시기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요양병원에 대한 수요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요양병원 선택은 시설이나 서비스 평가기준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요양병원을 잘 선택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요양병원 적정성 평가’ 결과 참조해야

우리나라 노인인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2000년 19곳에 불과했던 요양병원은 2010년 867곳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입원환자는 22만명으로 2004년 3만2000명에 비해 약 7배, 입원진료비는 약 17배(2004년 1340억원, 2010년 2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은 국민들이 요양병원을 믿고 찾을 수 있도록 요양병원의 자발적인 질 향상 노력을 유인해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한편, 병원 선택을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2008년부터 매년 ‘요양병원 적정성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심사평가원은 요양병원 진료기반 마련을 위한 시설, 인력, 장비 등 치료환경 중심의 평가를 진행했으며, 올해 평가에서는 요양병원 총 782기관을 대상으로 역할 강화를 위한 감염관리와 소방점검 등 환자안전과 의료서비스 중심으로 확대해 진행했다.

심평원이 요양병원 평가를 통해 인력, 시설, 장비 등 치료환경과 의료서비스 결과를 종합해 1~5등급까지 나눈 결과, 1등급 78곳(10.0%)부터 5등급 103곳(13.2%)까지 요양병원에 따라 질적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올해 처음 평가 받은 171곳 중 4, 5등급을 받은 요양병원이 75곳(43.9%)으로 환자를 돌보는데 필수적인 의료서비스나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곳도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변환경부터 의료시설까지 꼼꼼히 따져야

요양병원 선택은 대부분 치매, 중풍 등 거동이 힘들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환자의 가족들이 정보를 검색한 뒤 결정하게 된다. 우선, 요양병원이 지속적인 환자관리가 가능한지 확인해 봐야 하며, 무엇보다 요양병원을 직접 방문해 주변환경부터 의료시설까지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요양병원을 선택할 때 꼭 확인해야 할 사항이 안전시설이다.
반드시 확인해야 할 시설이 ‘응급호출벨’이다. 병원 내에서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즉각적인 처치를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갖춰야 할 시설이다. 심평원이 실시한 요양병원 적정성 평가에서 총 782곳 중 419곳이 응급호출벨을 설치해 환자의 응급상황에 대처하고 있었다. 지난 2009년 실시한 평가에서 13.1%였던 응급호출벨 설치는 53.6%로 많이 개선됐다. 하지만 응급호출벨이 전혀 없는 기관이 122곳(15.6%)이나 돼 환자들의 응급상황 발생 시 긴급대처를 위한 안전시설이 미흡한 실정이었다.

노인들은 질병악화와 신체기능 저하로 인해 혼자의 힘으로 생활하기 어렵기 때문에 안전 손잡이를 이용하면 걷기, 손 씻기, 화장실 이용 등을 통해 일상생활 능력을 최대한 지켜내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요양병원 평가에서 전체 요양병원 가운데 욕실, 화장실, 복도에 안전 손잡이를 설치한 병원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4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끄럼 방지 시설을 설치했는지 여부도 잊지 말고 확인해야 한다. 바닥에 물기가 있는 욕실과 화장실에는 미끄럼을 방지하기 위한 시설이 설치돼야 한다.

또, 요양병원 환자들은 대부분 거동이 불편하고 사물 판단 능력이 떨어져 넘어져 골절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사전예방을 위해서는 보행이나 휠체어 이동 시 장애가 되는 턱이 없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안전시설과 의료서비스도 체크

심장과 폐 기능이 떨어지기 쉬운 노인환자는 호흡곤란을 일으키기 쉽다. 대부분 노인의 주요사망 원인이 기도 이물질 흡인으로 인한 호흡곤란이다. 이 같은 응급상황에 대비한 산소공급장비 및 흡입기는 요양병원이 갖춰야 할 필수 항목이다.

이번 평가에서 산소공급장비, 심전도 모니터 등 기본의료장비가 2009년에 비해 다소 증가했지만 여전히 1대도 없는 기관들이 있기 때문에 요양병원에 가족을 입원시키는 환자의 가족들은 꼭 체크해야 할 사항 중 하나다.

노인 환자에게 많이 발생하는 당뇨병은 적절한 관리를 하지 않으면 신장질환이나 당뇨병성 망막병증, 뇌졸증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킨다. 당뇨환자에게 당화혈색소(HbA1C)측정을 시행한 요양병원이 2009년 42.8%에서 70.2%로 많이 개선됐다. 하지만 조사대상 요양병원 53곳(6.9%)이 당뇨환자에게 이 검사를 전혀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요양병원별 편차가 컸다.

또, 요실금과 같은 배뇨장애가 있는 환자라도 장기간 소변줄을 꽂고 있으면 요로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노인환자에게 요로감염이 발생하면 치사율이 높은 패혈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밖에 입원 환자에게 욕창관리를 잘하고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기관별 욕창 발생 및 악화 환자의 비율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심평원, 공신력 있는 정보 다량 제공

심평원은 환자와 가족들이 요양병원을 보다 쉽고 올바르게 선택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요양병원을 평가해 병원 별 평가 등급 및 지표별 결과, 진료과목, 병상 수, 의료장비, 의료인력 현황, 병원 진료비정보, 병원 위치 등을 홈페이지(www.hira.or.kr)와 모바일 ‘병원정보’, ‘건강정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심사평가원 홈페이지 ‘병원평가정보’의 ‘평가항목으로 찾기’에서 요양병원 평가 결과를 조회하면 사용자가 확인하고자 하는 지역의 요양병원에 대한 다양한 평가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평가 결과는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별 하나(★☆☆☆☆)에서 별 다섯 개(★★★★★)로 표시하고 있으며 별(★) 개수가 많을수록 평가결과가 우수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싶을 때 별을 클릭하면 해당 요양병원 병실의 평균 면적, 적정 욕실 유무, 피부상태 및 질환관리 등과 같은 세부 평가내용을 전체 요양병원 평균점수와 비교해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모바일 안드로이드폰 ‘병원정보’, 아이폰 ‘건강정보’ 애플리케이션을 다운 받은 후 ‘병원평가별’ 조회에 들어가 ‘요양병원 평가’를 확인하면 이용자가 위치한 장소와 가까운 요양병원에 대한 평가결과(별 1~5개)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심평원 이규덕 평가위원은 “요양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경우 대부분의 고령인 점을 감안, 넘어지거나 침대에서 떨어지는 것을 예방하는 안전시설과 만성질환을 적절하게 치료할 수 있는지 여부로 의료기관을 선택해야 한다”며 “심평원이 제공하는 요양병원 적정성 평가 결과를 활용해 항목들을 꼼꼼히 따져보고 확인한다면 환자들은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자의 가족도 일상생활을 유지하며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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