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하는 삶, 행복한 삶 ③
기부하는 삶, 행복한 삶 ③
  • 관리자
  • 승인 2011.12.16 16:32
  • 호수 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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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맞아 기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어르신들은 일·자원봉사와 더불어 기부를 통해 사회활동에 참여할 수 있고, 나눔을 통해 삶의 질과 만족감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효과도 있다.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금전 및 물질적 기부와 더불어 최근에는 자신이 가진 소질을 남을 위해 사용하는‘재능기부’가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우리사회에는 어르신들이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동참할 수 있는 기부대상이 너무도 많다. 과거‘부양 받는 대상’에서 탈피, 앞으로‘사회를 책임지는 당당한 노인상’을 구현하기 위해서라도 남과 나누며 사는 삶을 생각해 볼만하다. 백세시대은 연말을 맞아 전국 어르신들의 기부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함께 동참하자는 취지로‘기부하는 삶, 행복한 삶’을 주제로 3회에 걸쳐 [연말기획]을 마련한다. 이번 호에는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기부에 참여하고 있는 어르신들을 통해 나누는 삶의 즐거움을 엿본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3천 시간 이발봉사, 얻은 게 많아”
보건복지부장관상 수상한 이원옥(65)씨

“봉사활동은 결코 남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제가 얻는 것이 더 많아 감사할 때가 많습니다.”

‘이달의 나눔인’에 선정돼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한 이원옥(강원 춘천·65)씨의 소감이다. 이달의 나눔인은 보건복지부가 우리 사회의 숨은 나눔인을 발굴, 시상하는 상이다. 12월에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나눔을 실천한 18명을 선정, 6일 오후 서울 양천구 SBS홀에서 시상했다.

스무 살 무렵부터 강원 양구군에서 이발소를 꾸려가던 이원옥씨는 지난 2002년 부인이 3년간의 투병 끝에 위암으로 먼저 세상을 뜨자 가게를 접고 춘천으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이후 이발은 그에게 생계 수단이 아니라 재능 기부, 봉사의 수단이 됐다.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일정을 잡아 춘천지역 노인복지회관, 노인요양병원 등을 돌며 무료로 어른들의 머리를 손질해 드렸다.

그렇게 봉사로 아내를 잃은 슬픔을 달래던 중 안타깝게도 2009년에 이씨 역시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암 덩어리는 대장에 손가락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컸다. 5년 시한부 선고를 받고 몸과 마음 모두 고통스러웠지만 그는 나눔을 멈추지 않았다. 남은 시간을 자신 보다 타인을 위해 쓰고 싶다는 생각에 배변 주머니를 차고도 봉사 활동을 다녔다.

그는 요양병원 등에서 만나는 같은 처지의 말기암 환자들을 격려하며 오히려 더 활기차게 봉사활동에 나섰다. 2002년 이후 지역 센터에 공식 기록된 그의 봉사 시간만 3000여 시간.

헌신적 나눔에 대한 선물일까. 다행히 이씨는 지난 8월 강원대 병원에서 수술 후 지금까지 암 전이가 전혀 없는 ‘완치’ 판정을 받았다. 그는 “마음을 편히 먹고 봉사 다니면서 많이 웃어서 그런가 보다”며 웃었다.

▲“힘들게 벌었지만 인재 육성에 써 달라”
날품 팔아 모은 돈 기탁 유삼순(75) 어르신

힘들게 날품을 팔아 모은 1000만원을 지역인재 육성에 써달라며 장학재단에 선뜻 기부한 어르신이 있어 화제다.
전남 보성군은 보성군 벌교읍 마동리에서 혼자 사는 유삼순(75) 어르신이 그 주인공. 유 어르신은 지난 12월 초 지역인재 육성에 써달라며 1000만원을 군 장학재단에 기부했다.

유 어르신은 50대에 남편을 여의고 6남매를 키우며 성한 손가락이 없을 정도로 평생을 일밖에 모르고 살았다. 힘들고 어려운 형편이지만 젊어서는 마을 부녀회장으로 활동하고, 어르신들을 깎듯이 모시는 등 꾸준한 선행으로 사회복지기관으로부터 표창도 받았다.
또 3년 전에는 이웃돕기 성금으로 50만원을 기부하는 등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는 지나치는 법이 없었다.

유 어르신은 나이가 들수록 어려서 못 배운 자신의 처지와 가정 형편 때문에 공부를 포기했던 자녀들을 생각하면 항상 가슴이 아팠다. ‘돈이 없어 학업을 중단하는 아이들에게 뭔가 도움을 줘야겠다’는 신념으로 돈을 모았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 배 과수원으로, 꼬막잡이 그물 손질을 하러, 밭일에 바다 일까지 마다하지 않고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날품을 팔아 받은 몇 천 원, 몇 만 원을 쓰지 않고 수년간 모은 전 재산이 1000만원.

유 어르신은 장학기금 전달식에서 “남에게는 적은 돈일 수 있지만, 나에게는 정말 큰 돈”이라며 “돈이 없어 못 가르친 내 자식들을 생각하면서 모은 돈을 장학기금으로 냈다”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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