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이내에 최소한 퇴행성관절염과 치매는 정복하겠다”
“5년 이내에 최소한 퇴행성관절염과 치매는 정복하겠다”
  • 장한형 기자
  • 승인 2012.01.16 16:29
  • 호수 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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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정찬 알엔엘바이오 대표이사

최근 줄기세포를 이용한 질병치료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줄기세포는 자기 복제 능력뿐만 아니라 적어도 서로 다른 두 종류 이상의 세포로 분화하는 능력을 동시에 갖고 있는 세포다. 줄기세포는 지방, 골수, 제대혈, 태반 등에 포함돼 있으며, 심근경색, 뇌경색, 퇴행성관절염, 골절 등의 다양한 세포 손상 질환을 치료하는 데 활용된다. 줄기세포를 ‘만능세포’라고도 부르는 이유다.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 줄기세포 분리, 배양 기술을 인정받고 있는 국내기업이 있다. 지난 2005년 서울대로부터 지방조직에서 줄기세포를 분리하는 기술을 이전 받아 순수 우리 기술로 연구, 상용화를 앞당기고 있는 ‘알앤엘바이오’다. 알앤엘바이오는 국내외 유수의 대학 및 의료기관과 함께 줄기세포를 이용한 다양한 임상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줄기세포 치료 대상의 90%가 노년층이며, 노인성질환에 탁월한 효과가 기대돼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알앤엘바이오 라정찬 회장을 만나 줄기세포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Q. 줄기세포란 무엇인가.
A. 사람의 몸은 약 60조개의 세포로 구성된다. 피부세포는 한 달이면 죽고 새 세포가 그 자리를 대체한다. 뇌세포는 60년을 산다. 하지만 오래 사는 세포는 재생이 어렵고, 빨리 죽는 세포는 재생이 쉽다. 노인이 되면 우리 몸의 세포 중에 노화된 세포의 비율이 올라간다. 더 이상 분화가 안 되는 노화세포가 10% 정도 발생하면 노인성질환이 된다. 노화는 우리 몸에서 스스로 죽는 세포만큼 새로운 세포를 만들지 못해 발생하는 현상이다.
최근 바이오 전문가들의 최대 관심사는 사람이 어떻게 하면 젊고 건강하게 오래 살게 할 것인가의 문제다. 젊을 때처럼 60조개의 세포가 죽는 만큼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내는 것이 줄기세포다. 노인이 되면 줄기세포도 감소하고 활성도 떨어진다. 아이들은 상처가 빨리 치유되지만 노인은 그렇지 않은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줄기세포 과학은 젊을 때처럼 새로운 세포를 만드는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 자가 성체줄기세포는 싱싱한 줄기세포를 수억개로 늘려서 몸에 되돌려주는 것이다. 줄기세포들이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주고, 노화조직도 새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또, 암세포를 억제하는 효과는 물론 항상성을 유지해 주는 건강기술이기도 하다.

Q. 구체적으로 노인에게 어떤 효과가 기대되나.
A. 50대 이후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처하기 위해 줄기세포를 채취해 보관할 수 있다. 알앤엘바이오는 채취한 줄기세포로 최대 2억개를 배양할 수 있다. 이 줄기세포를 주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주입,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핵심이다. 1주일이면 줄기세포 효과를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허가되지 않아 미국, 일본, 중국 등으로 진출한 상태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줄기세포 보관이 가능하며, 병원 측이 식약청에 신청하면 응급의료에 보관된 줄기세포를 사용할 수 있다.
줄기세포는 특히 노인들의 치매 예방과 치료에 있어 그 어떤 의료기술도 다하지 못하는 영역을 맡을 수 있다. 치매의 경우 알엔엘바이오와 서울대 서유원 교수팀이 공동실험해 연구한 결과 본인의 지방줄기세포를 배양해 정기적으로 주입하면 최소 90% 이상 예방할 수 있다. 또, 퇴행성관절염 환자의 연골도 재생할 수 있다. 즉, 지방줄기세포를 이용해 노인들이 걸을 수 있고 들을 수 있고, 볼 수 있고, 마음껏 생각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우리 몸의 퇴행을 예방하거나 퇴행을 원래 상태로 돌리는 것이 바로 줄기세포다. 각 질병에 대해 과학적으로 줄기세포 치료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기대되는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퇴행성관절염과 피부노화 회복, 치매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올해 국내에서 사람을 대상으로 치매 임상실험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 치매환자가 60만명이라고 하는데, 노인의 치매와 퇴행성관절염 치료는 매우 가까운 가시권에 있다. 노인성 난청이나 녹내장 등 안과질환 등도 앞으로 수년 내에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이다. 알엔엘바이오의 줄기세포 연구는 어르신들이 건강하게 자연수명으로 장수하는 것이 목표다.

Q. 현재까지의 성과는 어떤가.
A. 현재는 본인의 줄기세포를 배양해 몸에 주입하는 방법으로 젊게 만드는 노화방지 요법이 가장 일반적이다. 또, 퇴행성관절염과 치매 예방도 가능하며, 척추관 협착증에도 좋은 반응이다. 현재 한국인 1만6000명이 자신의 줄기세포 보관하고 있고, 8000여명이 줄기세포를 체험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 줄기세포치료는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국내에서 줄기세포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중점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현행 의약품 허가제도는 화학약품을 위주로 구성돼 있어 과도한 규제가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자가줄기세포를 배양해 만드는 의약품 허가를 받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는 퇴행성관절염과 궤양의 신약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관련법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해외에서 알엔엘바이오의 줄기세포치료를 체험할 수 있다.

Q. 치매·관절염 이외의 기대효과는.
A. 2015년쯤이면 웬만한 노인성질환은 줄기세포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줄기세포는 앞으로 임상응용연구를 통해 실용화될 것이다. 우리나라에 B형 간염 환자가 많은데, 간염은 간경화, 간암으로 전이된다. 올해 서울성모병원과 줄기세포를 이용한 간경화 치료에 대한 임상실험에 돌입한다. 또, 줄기세포는 당뇨합병증 치료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예를 들어, 당뇨가 악화돼 발이 썩거나 신장에 이상이 생기는 합병증 치료에 줄기세포가 좋은 효과를 보일 것이다. 이외에도 우리 몸에서 손상된 곳을 복구시키는 광범위한 치료에 줄기세포를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줄기세포치료는 고가의 비용이 소요된다. 따라서 공익복지재단인 ‘베데스다생명재단’을 출범시켰다. 베데스다생명재단은 줄기세포치료를 받으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 접근하지 못하는 저소득층을 지원하게 된다.

Q. ‘황우석 박사 스캔들’이 있었는데….
A. 황우석 박사 사건으로 엉청난 피해를 입었다고 말할 수 있다. 황우석 박사가 연구한 배아줄기세포는 사람의 수정란에서 채취하는 줄기세포로, 윤리적인 문제가 제기된다. 그러나 알앤엘바이오의 성체줄기세포는 지방 등 신체의 조직과 장기에 존재하는 줄기세포를 채취해 배양하기 때문에 윤리적인 문제가 전혀 없다. 그런데, ‘황우석 박사 스캔들’ 이후 ‘줄기세포’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졌다. 줄기세포가 마치 사기성이 있는 것으로 인식이 되고 있다. 줄기세포와 관련해서는 진실성과 윤리성이 요구된다. 다시 언급하지만, 알앤엘바이오의 성체줄기세포는 황우석 박사가 연구한 배아줄기세포와 완전히 다른 것이며, 윤리적인 문제가 없다. 올해부터 줄기세포에 대한 대중강연을 많이 하려고 계획한 이유다.

Q. 노인성질환과 관련된 사업계획은.
A. 우선, 작은 도시를 선정해 해당지역의 70세 이상 희망 노인에 대해 줄기세포를 공짜로 채취, 보관해 주면서 3개월 에 1회씩 줄기세포 주사를 맞게 하고 싶다. 2년 정도 이 같은 시범사업을 통해 줄기세포 치료기간 동안의 건강과 병원진료 및 투약 횟수 등을 살펴보자는 것이다. 매우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 노인들의 건강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노인 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나고, 전체 사회가 건강해질 것이다. 의료보험 재정도 매우 건전해진다. 올해 또는 내년이라도 이러한 시범사업을 시도하고 싶다. 노인성질환의 경우 병원을 통한 치료는 임시방편이다. 치매도 마찬가지다. 자기 성체줄기세포 기술을 활용하면 노인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삶의 질을 높이면서 장수할 수 있다. 향후 5년 이내로 최소한 퇴행성관절염과 치매는 정복한다는 목표다.

Q.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치료를 의뢰했다는데.
A. 사실, 알앤엘바이오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알앤엘바이오를 통한 미국 환자들의 난치병 치료효과 등이 알려지면서 북측에서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알앤엘바이오 연구자 2명을 북에 파견하기로 하고, 통일원을 통해 방북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했다. 그가 조금만 살았다면 어떻게 됐을지 모를 일이다. 김정일 위원장의 경우 뇌졸중 발병 직후 3개월만 줄기세포 치료를 했다면 많이 호전됐을 것이다. 가수 조덕배씨도 뇌졸중으로 쓰러졌지만 줄기세포를 통해 현재 발음이 완전정상이다.

Q. 노벨생리의학상 최종 후보로 올랐었는데.
A. 지난해 10월이었다. 사실, 우리나라 대학과 연구기관은 도와주지 않았다. 오히려 외국에서 추천이 됐다. 국내에서는 시기와 질투가 심하다는 분위기를 느꼈다. 수상을 반대하는 경우도 있었다. 노벨상을 받았더라면 개인적 영광은 물론이지만, 대한민국의 영광이기도 하다. 대승적 차원의 지지와 외교적 노력이 아쉬울 따름이다. 이런 문화는 하루빨리 극복해야 할 것이다.
노벨생리의학상은 인류가 현재까지 정복하지 못한 질병에 대한 치료법을 최초로 발견한 경우 수상대상이 된다. 연령과 성별, 인종에 관계없이 적용돼야 한다. 알앤엘바이오는 노벨상이 목적이 아니다. 세계에서 난치병환자를 가장 많이 치료하는 기업이 되자는 것이 목적이다. 특히 ‘줄기세포 실크로드’의 중심을 대한민국으로 만들어 전 세계로 나아가는 역할을 할 것이다. 작지만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이 되겠다.

글=장한형 기자 janga@100ssd.co.kr / 사진=임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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