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날씨 뇌졸중 위험 급증… 아침 찬바람 ‘금물’
영하 날씨 뇌졸중 위험 급증… 아침 찬바람 ‘금물’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2.02.10 16:10
  • 호수 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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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고혈압을 앓던 김용기(65·서울 동작)씨는 평소처럼 아침 운동을 나갔다가 강추위에 쓰러지고 말았다. 의료진은 응급실에 도착한 김씨에게 뇌졸중 판정을 내렸다.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용해제를 투여하고서야 김씨는 회복세를 보였다.

김씨의 경우처럼 연일 이어지는 강추위에 건강을 위협받는 사례가 빈번이 발생되고 있다. 고혈압, 당뇨 같은 만성질환자는 물론, 평소 건강했던 일반인도 요즘 같은 맹추위에 자칫 방심했다간 건강이 상하기 쉽다. 뇌졸중, 저체온증, 인플루엔자 등 주요 겨울철 질환들을 예방하기 위한 건강관리법을 소개한다.

▲영하 10도 지속, 뇌졸중 20% 증가
기온이 영하 10도이면 0도일 때보다 심근경색·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20% 늘고, 영하 20도로 떨어지면 40% 증가한다. 특히 고혈압은 기온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날씨가 추우면 혈압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고려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오동주 교수는 “혈압이 정상인 사람도 기온이 10도 내려가면 혈압이 13㎜Hg 오른다”며 “피부 혈관이 좁아지기 때문에 전신에 피를 보내기 위해 심장이 더 큰 압력을 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뇌졸중으로 심혈관센터를 찾은 환자의 수도 겨울(134명)이 여름(112명)보다 환자 수가 20% 많았다.

이 병원 뇌신경센터 나형균 교수는 “혈압이 올라가면 혈관 벽에 가해지는 압력도 강해져 혈관이 터지거나(뇌출혈), 혈관 벽에 혈전이 들러붙어 혈관이 막히기 쉽다(뇌경색)”고 말했다.

▲새벽 찬바람 주의… 온수욕 효과
뇌졸중은 새벽에 주로 발병한다. 따라서 잠자리에서 일어난 직후에 바로 차가운 바깥바람을 쐬는 건 금물이다. 전문가들은 강추위 속에선 건강관리와 부상방지 요령을 잘 익혀둬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선 눈이 와서 도로가 미끄러운 날의 야외운동은 삼가야 한다. 젊은 사람도 빙판에 넘어지면 골절상을 입을 수 있다. 균형감각과 반사작용이 떨어지는 노인은 가벼운 충격에도 손목, 허리, 엉덩이뼈 골절을 입기 쉽다.

목욕은 강추위를 이겨내는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추위에 움츠러든 몸을 뜨거운 물에 담그면 온열(溫熱)·수압(水壓)·부력(浮力) 등 세 가지 자극이 가해진다. 온열은 신체 외부와 내부의 온도 차를 크게 만들어 신체 저항력(면역력)을 길러준다. 또 몸에 일정하게 가해지는 수압은 심폐기능을 높여주며, 부력은 관절·근육의 강화에 효과적이다.

▲얇은 옷 여러 겹 입어 체온유지
면역력이 약한 노인들의 경우 한파가 지속되면 심장질환, 동상, 골절, 저체온증, 갑상선기능 저하증 등이 생길 수 있다. 겨울철 가장 많이 발생하는 저체온증에 걸리지 않으려면 온도가 18도 이하인 곳에서 오래 머물지 않아야 한다. 체온이 급격하게 변화되는 상황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외출 시엔 옷을 여러 겹을 입고 장갑, 모자, 목도리, 마스크 등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보온 효과는 두꺼운 외투나 옷을 한 가지 입는 것보다는 가벼운 옷을 여러 겹 껴입는 것이 좋다.

▲인플루엔자 급속 확산, 감염 주의
겨울철 단골손님인 인플루엔자에 대한 주의도 요구된다. 실제 고대 구로병원을 비롯한 7개 대형종합병원 응급실에 지난 1월 22일부터 28일에 인플루엔자 증상으로 내원한 환자는 총 1495명으로, 이중 인플루엔자 확진 환자가 약 47%인 697명이었다. 아형(亞型)별로는 A형 657명, B형 23명, 미확인 17명으로 A형 인플루엔자 감염환자가 대부분이었다. 이는 지난해 말과 비교해 3배 이상 급증한 수치로, 지난 설 연후 전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신종인플루엔자 범부처 사업단장)는 “지금 추세라면 2월 중순까지는 유행이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감염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며 “비누 또는 손세정제를 이용해 자주 손을 씻는 등 손씻기를 철저히 하고, 기침이 나올 때는 휴지나 옷깃 등으로 입을 가리는 에티켓을 지키는 등 개인 위생수칙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65세 이상 노인, 만성질환자, 영유아 및 임산부 등은 인플루엔자에 걸렸을 때 폐렴 등 합병증 발생의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이므로 예방접종을 사전에 받는 것이 좋다. 만약 37.8℃ 이상의 발열과 인후통, 기침, 콧물, 코막힘 등 호흡기 이상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있다면 즉시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안종호 기자 joy@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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