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인구 역대 최대, 미래 최대 이슈 전망
귀농·귀촌인구 역대 최대, 미래 최대 이슈 전망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2.02.17 16:01
  • 호수 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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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승’ 전략 무장한 고학력자 ‘스마트 귀농’ 확산… 억대 농업인도 ‘수두룩’
# 2월 9일 전남 무안군 운남면 한우 축사. 서울에서 편집 디자이너로 활동하다 재작년 귀농한 김용환(34)씨가 태블릿PC를 들고 암소 사이를 바쁘게 뛰어다니고 있다. 그는“암소가 계속 송아지를 낳을 수 있도록 수정 스케줄을 꼼꼼히 관리해야 자금 회전율이 높아진다”며“모든 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 해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 농가는 지난해 1억4000만원의 짭짤한 매출을 올렸다.

# 경기도 광주에서 배추를 경작하는 박종현(31)씨는 건축학도 출신 8년차 귀농인이다. 나이는 어리지만 연매출 4억원을 올리는 어엿한‘억대 부농’으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고수익 비결은 가락시장 작물수급 통계 프로그램이다. 박씨는“지금 시장에 들어가는 상품 중 경매가와 물량이 높은 작목을 피해 파종 품목을 결정한다”며“가격조건이 좋으면 다른 농가들이 공급을 확 늘리기 때문에 그 다음 수확기에는 가격이 떨어질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역발상 농사법인 셈이다. 

▲ 2011년 귀농인구가 6500가구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귀농‘붐’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귀농전문학교 학생들이 현장실급을 나와 밭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
▲6500가구 귀농, 역대 최대… 억대 농업인 1만6천여명
“농촌이라는 자연에서 농업과 동행하고 싶다. 그러나 귀농(歸農)은 치열한 전략이 필요한 전쟁이다.”

지난해 귀농인구가 역대 최고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이나 공직 등에서 은퇴한 예비노년층(베이비붐 세대)의 귀농이 급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귀농인구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00년 1154가구, 2005년 1240가구가 귀농했으며 지난 한 해에는 약 6500가구가 농촌에 정착했다. 이는 2010년 4067가구보다 60% 증가한 규모다.

귀농인구는 2002년 769명에 불과했지만 이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며 2004년 1000명을 넘어섰고, 2007년 2000명, 2009년 4000명을 각각 돌파했다. 이 같은 현상은 농촌생활의 즐거움과 삶의 여유 등을 찾고 싶은 노년층이 늘면서 새로운 트렌드로 정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본격적으로 영농을 공부하려는 ‘스마트 귀농’이 늘면서 억대 부농도 급증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연소득 1억원 이상을 기록한 억대 농업인이 1만6722명에 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억대 부농은 2009년 대비 14%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대합 졸업 이상의 고학력자가 농가로 유입되며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귀농 전력을 펼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농진청 농촌환경자원과 최윤지 박사는 “귀농은 미래 사회 전반에 변화를 가져올 키워드로, 농업뿐만 아니라 교육, 사회복지 등 다양한 산업 분야와 연계가 필요하다”며 “지금은 확실하게 정신 무장이 된 귀농 희망자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귀농 성공률을 높여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작목·지역 선정 신중히… 귀농 교육프로그램 활용
베이비붐 세대는 농촌에 대한 정서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신(新) 농촌문화를 창조하는 데 최적의 대상이다.
하지만 철저한 준비 없이 섣불리 귀농에 도전했다가는 실패의 쓴 맛을 보기 십상이다.

전문가들은 귀농을 고민한다면 농업 관련 기관이나 단체 등의 지원을 얻어 정확한 정보를 토대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농촌진흥청이나 한국농어촌공사는 귀농을 돕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귀농 관련 정보가 궁금하다면 관련 사이트를 검색하거나 가까운 농업기술센터에 문의하는 것이 좋다.

특히, 종사 분야에 대한 사전 조사는 필수다. 농업관련 기관이나 단체, 농촌지도자, 선배 귀농인을 직접 방문해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좋다. ‘재배 작목’과 ‘귀농 지역’ 등 하고 싶은 농업이 정해지면 정부가 실시하는 교육훈련기관에 입소해 귀농을 위한 사전교육이나 영농체험을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러한 준비과정은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수년이 걸릴 수 있지만 시간적 여유를 갖고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철저한 사전 준비가 귀농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귀농은 자신감과 확신이 생겼을 때 결심해야 한다. 또, 퇴직금 등 노후자산을 전부 투자하는 것도 금물이다.

마지막으로 가족 동의를 얻는 것도 중요한 과정이다. 가족들과 충분한 합의가 없으면 즐거운 농촌생활은 불가능하다.

▲7대 손자병법 통해 본 귀농 ‘필승’ 전략
귀농은 단순히 거주지만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삶의 가치관과 형태까지 완전히 바뀌는 것이므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의 성공적 귀농을 돕기 위해 ‘귀농 손자병법’이란 필승 전략을 공개했다.

손자병법에서 △시계(始計) △모공(謨攻) △군형(軍形) △군쟁(軍爭) △용간(用間) △허실(虛實) △구지(九地)에 등장하는 병법을 통해 7개의 필수 귀농 전략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시계(始計), ‘철저한 계획을 세워라’= 귀농을 결심했다면 공부하고 또 공부해 철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도시생활에 익숙한 이들에게 농촌에서의 삶과 농업기술, 농촌문화는 모두 배워야할 대상이다. 공부를 하다보면 길이 생긴다. 정부는 3주 이상 혹은 100시간 이상 귀농교육을 이수한 사람에게 농업창업자금과 주택구입자금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을 주고 있다.

△모공(謨攻), ‘농촌을 알고 나를 알아라’= 장밋빛 환상만을 갖고 귀농하면 농촌이란 공간은 감옥으로 변할 수 있다. 특히 자연 속에 살며 여유와 기쁨을 얻었다면 도시에서 누렸던 풍족함은 어느 정도 포기하는 마음 자세는 필수다.

△군형(軍形), ‘성공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라’= 귀농은 단순한 이주가 아닌 농촌과의 동화(同化)이기 때문에 마을 주민과의 문화적 차이를 해소할 수 있도록 적극적 관계를 맺어야만 한다. 물론 귀농 전 마음에서 우러나온 가족의 동의는 꼭 필요하다.

△군쟁(軍爭), ‘유리함을 활용하라’=귀농을 했다고 해서 꼭 농사를 지으라는 법은 없다. 이전 생활의 전문성을 포기하지 않고 ‘반농반사’(半農半事)하는 것도 훌륭한 성공 전략이다.

△용간(用間), ‘정보를 활용하라’= 도시생활의 정보와 인맥은 농촌에서도 얼마든지 활용이 가능하다. 귀농 후 처음으로 생산한 농산물을 안심하고 먹어줄 수 있는 소비자는 아마도 귀농 직전 알고 지냈던 도시민이 될 가능성이 높다.

△허실(虛實), ‘블루오션을 찾아라’= 농업을 단순한 1차 산업으로만 생각한다면 실패 확률이 높다. 기존 농업인에게는 익숙해 보이지 않던 것들을 찾아야 한다. 농업과 의료가 만난 ‘치료농장’, 외식업과 융화된 ‘농가맛집’ 등 성공 사례는 얼마든지 존재한다.

△구지(九地), ‘상황에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아라’= 성공한 귀농인은 많다. 하지만 그들을 무작정 따라하는 것은 어리석다. 자신만의 철학과 가족의 능력, 적성을 고려해 귀농 계획을 짜야 한다. 막막하다면 정부의 교육 프로그램이나 농협, 귀농본부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귀농·귀촌에 도움이 되는 인터넷 정보

 

▲농촌진흥청 귀농·귀촌(www.rda.go.kr) : 귀농·귀촌 준비절차, 귀농교육·정책·사례, 농사기술 제공.
▲웰촌(www.welchon.com) : 한국농어촌공사 운영. 전국 농산어촌체험마을 소개, 체험행사 등 지역 여행정보 및 농어촌 정보 제공.
▲귀농귀촌종합센터(www.returnfarm.com) : 농협 운영. 귀농·귀촌 희망자 위한 단계별 정보제공.
▲농촌정보문화센터(cric.re.kr) : 전국 각지 농업인 소개, 성공한 농가 및 지역 축제, 정부지원책 소개.
▲옥답(www.okdab.com) : 한국농림수산정보센터 운영. 농민신문, 농수축산신문 및 농산물 판매 가격 정보 제공.
▲통합농업교육정보시스템(www. agriedu.net) : 농업인재개발원 운영. 귀농·귀촌 교육 및 각종 농업교육, 귀농·귀촌 지원마당 운영.
▲전국귀농운동본부(refarm.org) : 귀농학교 및 귀농 추천도서, 지역 주택매물, 농사정보 등제공.
▲OK시골학교(www.oksigol. com) : 전원생활 관련 교육기관 운영. 전원생활 관련 교육, 기관과 단체 교육 자료 제공.


안종호 기자 joy@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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