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칼럼]일본 취업 컨설팅에 대한 단상
[취업칼럼]일본 취업 컨설팅에 대한 단상
  • 이미정
  • 승인 2006.12.08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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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공대생이 일본 기업 면접을 앞두고 컨설팅을 신청해왔다. 일본에 있는 프로그램 개발회사로 대표가 한국인이고, 직원들 중에도 한국인이 있는 회사였다. 면접을 위해 대표가 직접 한국에 들어와 전국 주요 도시를 돌아볼 계획이라고 했다.


회사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요청했으나 학생이 보내 준 자료는 일어 홈페이지를 한글로 번역해 매끄럽지 않았다. 추천해 주신 교수님도 회사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고 있지 못했다.

 

회사는 구직자에 대해서 잘 알고 있지만, 구직자는 회사에 대해서 잘 모르는 상황이었다. 회사의 연혁이나 실적 등을 미루어 보아 프로그램 전문 회사라는 것 외에는 다른 것은 유추할 수가 없어, 구직자의 셀링 포인트(Selling point)를 잡아주기가 까다로웠다.


필자는 우선 일어로 자기소개를 준비할 것과 일본에서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라고 했다. 그리고 본인이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 스킬을 체계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연습할 것을 당부했다.


면접을 보고 다시 컨설팅을 했을 때 학생은 약간 의기소침해 있었다. 필자의 예상대로 일어로 자기소개를 해보라는 주문이 있었지만 발표하려는 순간, 준비해간 자기소개가 하나도 기억나지 않아 제대로 말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프로젝트나 실무 경험이 적었던 본인에 비해, 경쟁자들은 실무경험이 많아 합격이 안 될 것이라고 자포자기하고 있었다.


스포츠에서의 승부도, 면접에서의 승부도 언제나 결과가 나올 때까지 미리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 모든 승부는 마지막 순간이 아닌, 포기하는 순간 결정된다. 끝까지 포기해서는 안 된다.
필자는 면접 당일을 넘기기 전에 면접위원 앞으로 메일을 보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매달리는 것은 좋은 인상을 주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며 그는 망설였다. 물론 뽑아만 주신다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메일을 보내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러나 면접 때 말하지 못했던 본인만의 장점이나 차별성, 입사 후의 구체적인 업무 계획이나 자기계발 계획을 논리적으로 작성해 보낸다면 면접관에게 어필할 수도 있다. 밑져야 본전인 것이다. 아니, 경험이 남으니 남는 장사다.


정해진 길로만 가야 되고, 주어진 기회 안에서만 최선을 다해야 된다는 생각은 스스로의 한계를 긋는 것 밖에는 되지 않는다. 기회는 주어지기도 하지만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

 

입사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열정이 가득 담긴 메일을 받고 흔들리지 않을 면접관은 드물다. 지원자들이 우수할 경우 회사에서는 계획된 채용인력을 초과해서 뽑기도 한다. 결국 자신의 자리는 자신이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입사한 인력들은 쉽게 퇴사를 하지도 않으며, 회사에서 짤리는 경우도 드물다.


취업은 단순히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되지는 않는다. 할 수 있는 한 자신이 가진 모든 역량을 쏟아 부어야 한다. 이는 이성뿐만이 아니라 감성도 포함된다. 진정으로 최선을 다했는지는 누구보다도 자신이 더 잘 안다.

 

안시우 비즈레쥬메 선임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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