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도 기업에 재취업 ‘인생 2막’ 연다
노인도 기업에 재취업 ‘인생 2막’ 연다
  • 장한형 기자
  • 승인 2012.04.20 17:23
  • 호수 3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르신은 높은 소득·기업은 인력난 해소…‘시니어 인턴십’ 인기

 #금융권에서 26년간 재직하고 6년전 은퇴한 김모(65)씨는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일을 찾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노후 관련 정보제공을 위해 보건복지부가 운영 중인 ‘100세누리’(www.100senuri.go.kr)에서 일반 기업들이 시니어 인력을 모집한다는 사실을 알고 지원했다. 보험사의 시니어 강사로 선발된 김씨는 소정 교육을 이수한 뒤 4월부터 어르신 대상 금융사기(보이스피싱) 예방 교육 강사로 업무를 시작했다.

#국내 유명 체인 영화관의 장모 지점장은 관객이 적은 평일에 일할 파트타임 직원을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굴렀다. 청년들이 평일 근무를 기피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의 제안으로 시니어 사원을 채용, 평일 근무 인력난을 해소하게 됐다. 시니어 직원들은 영화표 확인, 좌석 안내, 매점 물품관리 등의 업무를 훌륭히 소화해 영화관 운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기존 노인일자리 임금의 4배
이처럼 어르신들이 기업에 재취업하는 새로운 노인일자리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그동안 노인일자리사업은 노후소득보장을 위해 7개월 동안 월 20만원을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한시적·시혜적 복지 차원에서 시행됐다. 하지만 최근 은퇴한 노인인력이 정규 노동시장에 재진입하면서 번듯한 직장을 다시 갖는 어르신들이 크게 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처음 실시한 ‘시니어 인턴십’ 사업이 노인과 기업 모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4월부터 이 사업을 본격 실시하기로 했다.

시니어 인턴십 사업은 만 60세 이상 중고령 은퇴자를 대상으로 노인인력을 원하는 기업의 인턴(정규직 채용 이전의 교육생) 참여 기회를 제공, 참여 노인의 취업경쟁력을 높이는 새로운 노인일자리사업이다.

시니어 인턴십 사업은 지난해 처음으로 실시됐고, 훼밀리마트, 맥도널드, 피자헛 등 전국적으로 1200여개의 대기업 및 중소기업이 참여해 연간 총 3000여개의 일자리를 제공했다. 인턴으로 채용된 어르신들의 월평균 임금은 64만원으로, 기존 노인일자리사업의 4배가 넘는 보수를 지급 받았다.

특히, 시니어 인턴십 사업을 통해 어르신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임금뿐만 아니라 기업의 사업현장에서 실제 직원으로 일한다는 보람을 갖게 된다. 또, 기업의 입장에서는 구인난을 해소하고 인건비를 절감하는 한편 노인인력을 채용해 고령화 극복에 동참한다는 기업 이미지 제고 등 노인인력과 기업 모두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노인·기업 “재참여 원해”
실제로, 지난 2월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지난해 시니어 인턴십 참여 노인 490명과 기업 22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참여 노인의 97.3%, 기업의 90.6%가 재참여 의사를 밝혀 시니어 인턴십 사업이 어르신과 기업 모두에게 유익한 사업이라는 사실이 입증됐다.

또, 노인의 65.3%는 경제적 이유로, 기업의 63.2%는 인력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시니어 인턴십 사업에 참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지난해보다 더욱 다양한 참가기업 모집을 통해 이달부터 시니어 인턴십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모두 3550개의 인턴 자리를 창출키로 했다.

시니어 인턴십 참여대상 노인은 60세 이상 노인이다. 다만, △정부 재정지원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 중인 경우 △인턴십 참여 직전 3개월 이내에 해당기업에 취업사실이 있는 경우 △인턴십 참여 도중 본인의 귀책사유로 중도탈락한 경우 △인턴십 참여 당시 고용보험 또는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인 경우 △전년도 인턴십 사업에 참여한 노인이 관련 또는 동일 사업주에게 재참여하는 경우 참여대상에서 제외된다.

기업은 60대 이상 노인인력을 채용할 의사가 있는 4대 보험 가입 사업장 가운데 근로자보호규정을 준수하는 기업과 비영리민간단체다. 그러나 △3개월 미만의 계절수요업체·소비향락업체·다단계판매업체 △직계존비속운영업체·임금체불사업장 △각 부처 및 지자체 예산사업으로 설립된 기업 △인턴십의 사업목적과 취지에 맞지 않다고 판단되는 직종과 기업은 제외된다.

▲기업엔 정부가 임금 일부 지원
시니어 인턴십 참여기업은 정부로부터 시니어 인턴 채용을 위한 임금도 지원받는다.

시니어 인턴은 세부적으로 인턴형과 연수형으로 구분한다. 인턴형은 기업과 근로계약을 맺고 단기계약근로자로 일하게 되고, 연수형은 연수약정을 통해 연수생으로 업무를 체험하게 된다.

기업이 인턴형으로 노인인력을 채용할 경우 3개월 간 월 임금의 50%(최대 45만원)가 지원되며, 인턴 종료 후 6개월 이상 계속 근로계약하면 재차 3개월 간 월 임금의 50%를 추가로 지원 받는다. 연수형은 3개월 동안 월 30만원의 임금이 지원된다.

올해 주요 참여기업은 △현대오일뱅크(4~6월 전국 노인주유원 369명 모집) △맥도널드(연중 전국 매장 유지 및 관리 100명) △피자헛(연중 전국 식재료 보충·샐러드바 관리 50명) △GS리테일(4월 중 전국 계산원, 상품진열, 주차 47명) △이마트 에브리데이(4월 서울 4개 지점 상품진열 8명) △휴먼에스넷(주)(연중 서울·경기 주유·세차·계산)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연중 서울·경기 베이커리, 상품진열) △AJ렌터카(연중 서울·경기 차량 입출고 관리) △보광훼미리마트(4~6월 전국 계산원·상품진열) △제이제이케터링(4~6월 전국 시니어 조리사) △토요코인호텔(연중 호텔리어·주차·통역) 등이다. 노인 및 기업 문의 : 1577-1923.

장한형 기자 janga@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