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노인취업지원 우수사례②
‘일할 수 있는 기쁨’을 찾아드립니다
2011년 노인취업지원 우수사례②
‘일할 수 있는 기쁨’을 찾아드립니다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2.04.27 14:11
  • 호수 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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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 ‘억새풀’·광양 ‘딸기·밤’… 지역 명물 살려 일자리 창출
인생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노년층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는 바로 일자리다. 은퇴 후 짧게는 20년, 길게는 40년을 살아야 하기 때문에‘일자리가 최고의 노인복지’란 말까지 등장했다. 노년기의 일자리는 소득기회 제공뿐만 아니라 심리·사회네트워크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노인들의 사회참여 확대와 노하우 전수의 측면에서도 그 효과는 탁월하다. 이에 대한노인회 취업지원센터는 전국 조직망을 활용해 양질의 일자리를 어르신들에게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2만여명의 어르신들이 ‘일할 수 있는 기쁨’을 선물받았다. 백세시대은 노인일자리의 필요성을 알리는 한편 다양한 취업 사례를 공유하고자 2011년 노인 취업 우수사례를 매회 2편씩 연재한다. <편집자주>

 

경기 하남시지회, ‘억새 지킴이’… 1300여만원 소득 창출
경기 하남시지회는 지역적 특성을 살린 독특한 노인일자리사업을 개발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미사리 조정경기장 뒷편 억새자생 둔치에 자생하고 있는 억새 베어내기 작업을 펼치고 있는 것. 억새를 베어주는 것은 생물을 죽이는 작업이 아니라 생육환경을 개선해 살리는 작업이다. 어르신들이 ‘억새 지킴이’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억새 제거 일자리에 참여하는 어르신들은 모두 13명. 이들의 평균연령은 70세에 달하지만 하남시 한강변 생태공원주변과 조정경기장 인근에 위치한 억새 군락지 30만평을 가꾸고 있다. 억새 제거 작업을 한번 마치고 나면 5톤 차량 2대가 가득 찰 정도의 어마어마한 양이다.

이를 가치로 환산해보면 일인당 100여만원, 총 1300여만원의 소득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참여 어르신들은 3만5000원~4만5000원의 일당을 받고 있다.

억새를 제거하는 작업이 다소 고되기는 하지만 참여 어르신들의 호응은 대단하다. 이번 사업에 참여한 최 모(70·신장2동) 어르신은 “새로운 일자리도 얻고, 용돈도 벌고, 동년배 친구들도 얻을 수 있어 매우 기쁘다”며 “앞으로 이러한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져서 건강하고 활기찬 노인들이 더 많이 일을 하며 보람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독특한 아이디어로 노인일자리 창출과 환경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억새 제거 작업. 이러한 좋은 취지와 열기가 입소문을 타고 전해지며 지역 신문에도 소개돼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이제는 하남시를 대표하는 노인일자리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하남시지회는 올해 더 많은 자생 억새군락지를 선정, 작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일자리사업을 지원하고 있는 (주)억새마을은 억새 2차 가공작업을 위한 공장 설립도 추진 중이다.

사실 이 억새 제거작업이 진행되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센터장을 비롯한 센터 직원들이 억새로 만들 제품(이쑤시개, 젓가락, 과일꼬지 등) 샘플을 들고 시청과 환경단체, 시의회 등을 직접 찾아다니며 취지와 기대효과 등을 설명해야만 했다. 환경 파괴에 대한 우려와 함께 시의 허락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금종호 취업지원센터장은 오기와 끈기를 발휘해 3년여의 설득작업을 펼쳤고, 그 결과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억새 제거 노인일자리사업이 시작된 것이다.

금종호 센터장은 “어르신들이 할 수 있는 일자리는 한정돼 있고, 급여도 턱없이 적어 늘 새로운 일자리를 고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건강하고 의욕있는 어르신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힘써 왔다”고 말했다.

한편 하남시지회는 취업지원센터 알리기에도 열심이다. 노인인력을 채용할 기업을 모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인회에 가면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그래서 홍보포스터와 전단지를 제작해 민속 5일장을 비롯한 아파트와 경로당, 관공서에도 찾아가 홍보활동을 벌였다. 또한 지역 케이블방송과 지역신문을 통해 노인일자리에 대한 홍보활동도 함께 진행했다.

그 결과 현재 취업지원센터에는 지역 어르신들의 전화문의와 방문이 끊이지 않는다. 작년 12월에는 (주)국제종합관리로부터 구인의뢰를 받고, 어르신 10여명이 단체 면접을 통해 재취업의 기회도 얻을 수 있었다.


전남 광양시지회, 딸기·밤 공동작업장…‘해외수출’ 밑거름
“노인 일자리 창출 사업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에서 요구하는 부분을 노인들의 노하우와 접목해 사업화하는 것이다”

어르신들의 영농 경험을 살려 일자리도 얻고 지역 경제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 ‘공동작업형’ 일자리사업도 주목받고 있다. 경기도 광양시지회 노인취업지원센터는 해외에 수출 할 딸기와 밤을 손질하는 공동작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수작업이 필요한 수출용 지역 특산물을 통해 77명의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공동작업장에 모여 갓 수확한 딸기 꼭지를 따고, 알밤 껍질을 벗기는 작업을 펼친다. 해외에 수출 될 1등급 딸기와 밤이라 기계 대신 일일이 수작업을 거치기 때문에 노련하고 능숙한 어르신들에게 안성맞춤 일자리다. 현재 딸기 작업반에 65명, 밤 작업반에 12명이 매일 구슬 땀을 흘리고 있다. 모두 광양시지회에 속한 경로당 어르신들이다.

특히 딸기 작업반은 이른 새벽부터 일이 시작된다. 경상남도 진주 현지에서 딸기를 실은 트럭이 7시쯤 도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르신들은 어제의 피로도 잊은 채 새벽 6시만 되면 작업장을 찾는다. 동료들과 담소를 나누는 것이 좋아 일이 없어도 일찍 모이는 것이다. 이로 인해 어르신들은 몸과 마음이 날로 건강해지는 효과를 덤으로 보고 있었다.

공동작업장은 건립비용이 들지만 어르신들이 보다 나은 작업환경에서, 보다 체계적으로 일을 진행할 수 있다. 무엇보다 함께 모여 일을 할 경우 어르신들의 외로움도 덜어 드리고, 정서적 안정도 도모할 수 있다. 물론 작업 능률도 크게 오른다. 이는 공동작업장의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이다.

평균 연령이 70세가 넘다보니 작업장 내에서도 ‘통제’보다 ‘자율성’을 강조한다. 필요시에는 개인 소일거리도 이곳에 가져와 작업할 수 있다. ‘노인공동작업은행’인 동시에 ‘노인공동쉼터’의 역할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공동작업장은 노인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바도 크다. 친밀감과 연대감을 형성하고, 지속적인 일자리를 다수 창출할 수 있다. 특히 노인들이 원할 때 언제든지 찾아와 일하고 싶은 만큼 일하고 그 대가를 취할 수 있기 때문에 별다른 구속 조건도 필요 없다. 몸이 아파 결석하는 경우에도 크게 염려할 필요가 없다. 결국 공동작업장은 지역 어르신들의 공동 장수생활 공간이 되는 셈이다.

이처럼 딸기 공동작업장을 통해 그 효과가 입증되자 광양시 취업지원센터는 지난 9월부터 밤 깎기 작업도 새롭게 추진했다. 딸기 꼭지를 따는 것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일을 차근차근 배워가며 현재 밤 깎기 작업에 12명의 어르신이 참여하고 있다.

주차엽 광양시 취업지원센터장은 “노인공동작업장운영사업은 지역특산물을 생산·가공해 지역경제에 큰 기여를 할 뿐만 아니라 지역 어르신들에게 일자리와 사회참여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며 “취업지원센터는 일자리에 노후의 꿈과 희망이 있다는 신념으로 보다 많은 노인일자리 사업들을 연구, 개발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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