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노년층 노후준비 가이드 ③일자리
노후 일자리 계획, 건강·가족·재정 고려 총체적 시각서 접근해야
예비노년층 노후준비 가이드 ③일자리
노후 일자리 계획, 건강·가족·재정 고려 총체적 시각서 접근해야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2.05.25 15:08
  • 호수 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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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세대(1955~1963년생)의 첫 주자인 1955년생이 지난 2010년부터 은퇴를 시작하면서 이들의 퇴직이 본격화할 전망입니다. 베이비붐세대를 포함해 머지않아 곧 노인이 될 한국의 40~50대 중장년층(예비노년층)은 향후 초고령사회에서 노후를 보내게 됩니다. 이때는 공식적으로 사회생활을 마무리하고 기존 인맥도 재정립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또한 배우자나 친구들과의 사별로 인한 고독과 상실감,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은퇴 후 한 달 생활비는 150만원. 55세 은퇴 후 25년간 생존한다면 필요한 노후자금만 4억5000만원에 달합니다. 행복한 노후를 위해서는 노후자금뿐만 아니라 건강과 인간관계의 균형도 중요합니다. 봉사활동이나 일을 통해 인생 후반부의 역할도 찾아야 합니다. 본지는 현 노년세대의 자녀이자 예비노년층인 40~50대 중장년층의 행복한 노후를 돕기 위해 건강과 재무플랜, 일자리, 대인관계 등 ‘노후준비 가이드’를 총 7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①건강 ②재무플랜 ④자원봉사 ⑤주거 ⑥대인관계 ⑦웰다잉

▲ 예비노년층의 노후일자리 계획은 건강과 가족, 재정상태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최근 인천시 연수구 중소기업제품전시장에서 열린‘노인일자리 경진대회’에서 어르신들이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연합>

현 중장년층이 향후 노년기의 일자리 준비 없이 은퇴할 경우 당사자는 갑작스러운 ‘삶의 질’ 저하를 겪게 되며, 공동체의 관점에서는 미래 세대에 심각한 경제·사회적 부담이 된다.

평균수명 연장으로 행복한 노후의 계획에서 주로 재정에 초점을 두기 마련이지만 노년층에게 노후의 일자리는 ‘소득원’ 이상의 의미가 있다.

어르신 각자의 노후 목표에 따라 그 의미와 역할이 달라지는 일자리. 이처럼 노년기 일자리 계획은 건강과 가족관계, 여가생활 등 노년기 전반의 영역을 고려하면서 장기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예비노년층이 노후에도 즐겁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확보하려면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통계에 따르면 현재 중장년층의 80% 가량이 노후에도 일자리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37.2%)과 자기발전(23.5), 여가시간 활용(23.4), 건강(17.3), 봉사(8.2) 등을 이유를 밝히고 있다. 노후 일자리 준비에 대해서는 대부분 스스로 준비하되 나머지는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김종민 팀장은 “노년기를 맞이한다는 것은 한 개인의 삶에서 큰 변화, 전환에 직면한다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이 같은 변화에는 무엇이 있는지 먼저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 팀장은 중장년층의 노후 일자리 준비는 가족관계와 건강, 경제 상황, 여가 등 생활 전반에 걸쳐 일어날 변화를 먼저 직시하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조언한다.

▲예비노년층 일자리 준비 수칙 5가지
중장년층이 첫째로 고려해야 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인생에 대한 ‘상황 분석’이다. 예비노년층은 살아온 시점까지 ‘내가 어떻게 살아왔나’ ‘사회 또는 자신이 속한 크고 작은 공동체 안에서 어떤 입장이며 어떤 지위에 있는가’ 등 자신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둘째, 개인마다 다양하게 나타날 노년기 변화에 맞춰 자신의 ‘상황 확인하기’다. 향후 노년기에 맞이할 변화를 고려했을 때 현재 상황에서 무엇이 준비돼 있고 무엇이 미흡한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어떤 모습으로 살게 될 것인가’ 등 노년기의 변화에 대한 막연하고 추상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가족을 비롯해 인생 전반에 걸쳐 일어날 변화를 꼼꼼히 짚어 리스트를 만들어본다. 또 변화를 머리 속에 그려보는 과정도 뒤따라야 한다.

김종민 팀장은 이에 대해 “이처럼 현재 시점에서 살아온 시점까지 ‘과거, 현재 바라보기’와 ‘현재 확인’의 과정을 일정 기간마다 수시로 평가하고 예상 변화에 대비해 현재 상태를 점검하는 것은 필수”라며 “현재의 직업이나 가족관계 등에 따라 노년기에 겪게 될 변화 내용도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을 하던 전업주부가 다시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현재 ‘확인해야 하는 점도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셋째, ‘제2의 명함 만들기’다. 현재의 직업을 퇴직 후에도 지속할 것인지, 다른 직업으로 전환할 것인지 결정하고 세부적인 실천으로 ‘명함’을 제작해 갖고 다니는 것이다. 개인에 따라 젊은 시절 꿈꿨으나 못 이뤘던 일을 실현할 수도 있다.

일례로 전업 주부가 노년기 변화에 대응해 현재 확인해야 할 것과 찾아 할 것 등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노년기에 음악가로 살기로 결정했다면 이를 더욱 구체화해 명함을 만들어 갖고 다니는 단계다.

넷째, ‘실천하기’다. 명함의 직함을 이루기 위해 현재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집중하는 것이다. 직종이 무엇이든, 단순히 용돈을 벌기 위해 노년기의 할 일만 찾으면 되는 것인지,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분야에 더욱 관심을 갖고 활동하며 준비해야 하는지, 자격을 더 갖춰야 하는지 등 현재 활동의 방향과 내용을 ‘명함’을 통해 결정하는 단계다.

넷째, 활동 방향과 내용을 결정했다면 실천에 적합한 ‘통로 찾기’다. 목표인 명함의 직함대로 되는 적합한 실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구체화한 명함에 따라 준비 계획을 세우고 실천 통로를 찾아 계획에 따라 구체적으로 실행하는 단계다.

▲일자리 준비… 총체적 시각서 접근
이 같은 일자리 준비는 건강과 가족, 재정 등 노후생활의 전반적 영역과 맞물린 사안이다. 모든 면을 균형 있게 감안해야 향후 변화 대비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드러나고, 일자리 준비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결정된다. 또, 개인별 일자리의 의미나 직종, 수준 등을 고려, 노후 생활을 전반적으로 평가하면서 자신에게 필요한 일자리를 결정해야 한다.

노후에 아무리 왕성하게 일하고 싶어도 건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일자리 준비 계획은 무용지물이다. 따라서 어떻게 건강을 유지할 것인가 등 ‘건강 설계’도 필수로 병행돼야 한다.

가족의 지지도 중요하다. 일자리 계획도 어떤 내용이든 가족과의 갈등상태에서는 지속하기 어렵다. 앞으로 노후가 20~30년, 길게는 40년이라고 본다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가족과 의견을 나눠 재정립하는 과정은 필수다. 가족을 고려할 때는 먼저 배우자와의 관계부터 시작해 자녀와 이웃, 지역사회 순서로 차츰 넓혀간다. 특히 출가한 자녀들과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자신의 일자리 계획을 공유하고, 상호 지지를 주고받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의견을 충분히 나누는 과정에서 자녀들의 상속에 대해서도 결정할 수 있으며, 이는 예비노년층의 향후 노년기 일자리 선택에 영향을 준다.

특히, 노후의 자립적인 생활을 위해서는 재산을 자녀에게 상속하기보다 어떻게 노후 재무를 설계할 것인지 계획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재무 설계를 통해 일자리 필요 유무, 목표 소득도 정해진다.

자신의 필요성, 건강 차원의 필요성, 가족이 느끼는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용돈벌이냐 생계유지냐, 자아만족이냐는 관점에서 직종과 소득수준도 결정된다.

▲인맥·사전 정보 관리는 ‘미리미리’
일반적으로 노년기 적응과정을 살펴보면 대부분 아무런 준비 없이 은퇴를 맞이하며 갑자기 모든 게 뒤바뀌면서 허둥대다 선배나 지인들의 도움을 구한다. 평소 성공모델을 갖고 있지 않다면 바람직하지 못한 조언을 계기로 노후생활을 실패하는 전철을 밟아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예비노년층의 경우 누구에게 어떤 조언을 구할지 인맥 리스트를 만들어 미리 준비해 두고, 무엇보다 본인 자신이 바람직한 선례가 되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정보활용에서도 마찬가지다. 사회 분위기에 휩쓸려 창업 붐이 일면 우왕좌왕 몰려드는 경우가 많다. 노후일자리 관련 정보도 개별 상황이나 향후 목표에 맞춰 선택해야 한다.

예비노년층이라면 지금부터라도 평소 신문 등 여러 매체를 통해 향후 자신의 목표에 맞춰 시간과 여가, 재무계획 관련 정보를 스크랩하면서 수시로 자신의 노후 일자리 정보도 확인해야 한다.

노인인력개발원 김종민 팀장은 “퇴직 후 고민 기간이 너무 길어지면 10년만 내다보고 준비했다가 그 이후 다시 고민하는 시간이 반복될 우려가 크다”며 “자신의 예상 준비 기간보다 5~10년 더 길게 내다보고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호영 기자 eesoar@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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