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년학회 춘계학술대회 지상중계
한국노년학회 춘계학술대회 지상중계
  • 이다솜 기자
  • 승인 2012.06.08 13:09
  • 호수 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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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인력의 생산성·노동가치 재조명… 고령자의 일상생활 공간도 주목
국내 노년학 및 노인의학 관련 최대 학술단체인 한국노년학회가 서울시와 함께 6월 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12춘계학술대회’ 겸 ‘제7회 서울노년학 국제학술심포지엄’을 동시에 주최했다. 이날 춘계학술대회는 ‘워크 엔드 에이징’(Work and aging, 일과 노화)을 주제로 방하남 한국연금학회장, 이지연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원, 강경태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등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또, 올해로 7회를 맞은 ‘서울노년학 국제심포지엄’은
‘에이징 인 시티’(Aging in Cities, 도시 속의 노화)를 주제로 노화와 일상생활을 연결하는 다양한 주제발표를 통해 노화에 대한 다차원적 접근을 시도했다. 심포지엄에는 일본 명치학원대학 오카모토 타키코를 비롯해 미국, 캐나다 학자들이 참가했다. 이날 논의된 주요 내용을 지상중계한다. <편집자주> 정리=이다솜 기자 / 사진·임근재 기자

“고령화시대 생산성, 노동력 양 아닌 질적 문제”
방하남 한국연금학회장
방하남 한국연금학회장은 ‘한국 노동시장의 고령화와 생산성’에 관해 학계의 긍정적 견해를 강조해 발표했다.

방하남 회장에 따르면, 노동시장의 고령화가 사회 문제로 인식되고 있지만, 현대 사회의 발달한 경제·기술력은 이미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고령화 시대의 생산성은 노동력의 양이 아닌 질의 문제가 될 것이며 직업 능력을 키우기 위한 개인적·사회적 차원의 노력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

또한 산업은 자정 능력을 가지고 있어 젊은 인력이 감소해도 발달한 노동절약적 기술로 성장을 꽤할 수 있다.

노동력이 희소해질수록 인적 자본의 가치가 상승, 인력의 질이 높아져 노동력의 양적 결여가 문제되지 않을 수 있다. 현재 시장에서 요구하고 있는 가치도 육체적인 노동보다는 정신적·이성적 노동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고령화된 노동시장에서 얼마만큼의 생산성을 유지·증가시킬 수 있는지는 체계적인 전문 교육 시스템의 마련에 달려있다.

한편, 노동시장의 고령화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도 소개됐다.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화 되면서 저축률이 감소해 자원 축적이 더디고, 혁신성이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고령 노동자의 인식·사고 속도 감소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노동시장의 고령화가 필연적으로 생산성 저하를 유발한다는 편견보다는 보다 체계적인 고령 인구의 직업 교육을 실시, 인력의 질적 수준을 높여할 것이다.


“국가 차원서 고령자 노동가치 적극 홍보해야”
이지연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이지연 선임연구위원은 ‘고령자 일(work) 지원 프로그램과 정책 과제’라는 주제로 고령자 직업 활동의 특징·장애요인과 정책 현황·향후 정책을 설명했다.

이지연 위원은 한국이 OECD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추세를 보이고 설명하면서 고령자 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노년층은 일을 할 수 없는 내적·외적 장애 요인을 가지고 있는데, 내적 장애 요인은 노년층의 구직 활동에 자신감이 결여돼 있다는 점 등이다. 외적 장애 요인으로는 연령차별, 고령자 일자리의 양·질이 취약, 직업능력개발훈련 미흡 등이 거론됐다.

이번 발표에서 이지연 위원은 고령자 일자리를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소개했다. ‘재도약 프로그램’은 노년층의 재취업을 통해 경륜과 전문성을 노동시장에 활용한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특히 중견전문인력이 고급 노동력을 사회 내 지속시킬 수 있게 돕는데 중점을 두고 구직상담·직업능력개발 훈련·일자리개척 동아리·구인 정보 등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뿌리 깊은 나무로 취업열매 맺기’ 프로그램은 보다 효율적·생산적 직업 탐색 활동을 전개한다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한다. 프로그램의 틀은 일의 필요성 인식 및 동기강화·자기이해 및 진로정보탐색·취업계획 수립 및 실천·취업 평가 및 모니터링 등으로 구성, 보다 세부적인 절차로 나눠져 진행됐다.

이지연 위원은 고령자 일자리에 대한 향후 정책 과제로 고령자 노동력 가치와 고용정책의 적극 홍보·체계적인 고령자 고용정책 시스템 제공·참여기관의 확대와 지역사회의 네트워크 구성·지속적인 사후관리 등을 언급하며 발표를 마쳤다.

 


“제조업 현장, 고령화 감안 환경 변화시켜야”
강경태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강경태 수석연구원은 ‘고령 인구 증가와 제조업 현장의 노동환경 개선’에 대해 발표했다.

강경태 수석연구원은 국내 주요 기업이 정년연장을 임금피크제와 동시에 시행(2009년 말 기준 상시 인원 100명 이상 사업장 중에서 9.2%) 중이라면서, 이로 인해 근무 강도에 대한 우려, 청년 실업 심화 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의 경우 제조업 근로자의 고령화 추세는 산업과 직종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데, 제조업 근로자의 고령화 추세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 근로자의 평균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제조 현장의 개선 요구도 늘어나고 있다. 외국 기업 BMW와 국내 조선소의 경우를 살펴봄으로서 제조 현장의 개선 방향을 검토해볼 수 있다.

BMW는 평균연령 47세인 고령근로자 팀을 파일럿 생산 라인에 배치, 높은 생산성 유지를 위해 자유롭게 생산라인을 변화시키도록 장려하는 실험을 수행하고 작업현장을 물리적으로 개선하기도 했다.

파일럿 생산라인 개선은 1년에 7%씩 생산성을 향상했고 이는 젊은 근로자의 생산성에 근접하는 결과였다.

국내 조선소의 경우에도 다수의 고령 인력 때문에 신규인력 채용이 어렵고 비슷한 시기에 고령 인력이 대규모로 퇴직할 위험성을 갖고 있다. 더군다나 중량 거대 구조물을 다루는 작업이 많아 위험에 대처하는 순발력이나 단순 반복 작업에서 오는 피로 관리가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국내의 일부 조선산업에서는 작근골격계 질환 발생률을 낮추기 위한 조선산업용 작업 보조 로봇을 개발할 계획이다.

제조업 현장의 고령인구 증가는 불가피한 현상인 만큼, 고령 근로자에 적합한 제조현장을 만들어 생산성을 높이고 산업재해를 방지하려는 노력이 촉구된다.


“노인에게 편리하고 안전한 공공 공간 갖춰야”
오카모토 타키코 일본 메이지 카쿠인대학교

메이지 카쿠인 대학교의 오카모토 타키코는 ‘도시 거주 노인들을 위한 공공 공간의 품질’을 주제로 노인에게 적합한 고품질의 공공 공간을 만드는 방법을 발표했다.
생활공간을 의미하는 생활권은 사실상 한 사람의 행동반경과 일치한다고 여겨지는데, 고령자는 신체적·정신적으로 점점 상태가 악화돼 생활권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노인에게 필요한 시설(상점·병원·우체국이나 은행·교육기관·공원·복지서비스 시설 등)이 노인들의 거주지와 가까이 있어야할 것이다.

일본의 나고야 지역의 조사에 따르면 한 사람이 10분 동안 걸을 수 있는 거리는 800m였으며 노인의 경우에는 더욱 짧았다. 하지만 노인에게 필요한 시설이 800m 내에 위치하고 있을 가능성은 낮아, 시설과 기관 앞에 정차하는 편리한 대중교통의 마련이 촉구됐다.

오카모토 타키코에 의하면, 시설의 매력만큼 노인의 외출을 증가시키는 또 다른 요소는 안전성이다. WHO에서 발간한 ‘노인 친화적인 도시:지침(Age-Friendly Cities: A Guide)’에 따르면, 노인은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외출을 삼가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행인들에 대한 안전보장·교통신화의 개선·기차역의 플랫폼 도어 설치 등은 노인의 활발한 외출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다.

공공 공간의 품질에 대한 노인들의 만족은 안전하고 유용한 시설이 집 가까이 있고, 대중교통이 잘 마련돼 있다면 높아질 것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역 구성원들이 서로를 도울 수 있는 관계를 구축한다면 살기 좋은 공동체를 창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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