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에 얹혀사는 30~40대 ‘캥거루족’ 급증
부모에 얹혀사는 30~40대 ‘캥거루족’ 급증
  • 장한형 기자
  • 승인 2012.06.08 13:39
  • 호수 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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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부양 의지도 급감… 부모세대, 가족관계 만족도는 증가

 30~40대 장성한 자녀에게 부양받기는커녕, 오히려 이들을 부양하는 60세 이상 부모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가 부모를 부양하는 시대는 지났다고는 하지만 30~40대 자녀가 가구주인 부모와 동거하는 수치가 지난 10년 새 91%나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자녀와 동거하지 않으려는 부모는 늘고 있어 가족 부양에 대한 전통적 가치관이 점차 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녀의 취업·보육 등이 이유
지난해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60세 이상 부모가 자녀와 동거하는 이유는 자녀가 경제적으로 독립이 불가능하거나 손자녀 양육 등 자녀의 가사를 돕기 위한 경우가 39.5%로, 부모의 독립이 불가능해서라는 이유(32.3%)보다 높게 나타났다.

달라진 부양가치관에도 불구하고 가족관계 만족률에서, 부모가 자녀와의 관계에서 만족하는 비율은 72.7%로, 자녀가 부모와의 관계에서 얻는 만족률(65.6%)보다 7.1% 포인트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10년 새 가족구조 및 형태도 달라졌다. 가구주의 혼인상태별로 보면 미혼이나 이혼, 사별 가구는 53.6%(45만 가구) 늘었고, 2010년에는 1인가구가 4인가구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특히 1~2인 가구는 10년 동안 59.3% 늘어 전체 일반가구 중 절반을 차지했다.

서울시가 통계청의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 및 사회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노부모 부양이 자녀의 책임이라는 견해는 줄고 자녀와 동거하지 않겠다는 부모는 늘고 있는 반면, 보육, 취업 등의 문제로 부모와 동거하면서 부양받는, 장성한 자녀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15세 이상 서울시민 중 ‘자녀가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비율은 2006년 60.7%에서 2010년 30.4%로 4년 새 절반으로 잘렸다.

또, 향후 자녀와 함께 살고 싶다는 60세 이상 노인들의 응답 비중 역시 지난 2005년 49.3%에서 2011년 29.2%로 6년 동안 20.1% 포인트나 감소해 자녀에게 노후를 의지하지 않으려는 부모는 증가하고 있다.

▲부모의존 30~40대, 최근 2배 증가
반면,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가구주인 부모와 동거하는, 장성한 30~40대(30~49세 연령) 자녀가 2000년 25만3244명에서 2010년 48만4663명으로 10년 새 91.4%(23만1419명)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0~40대 인구 중 가구주인 부모와 동거하는 자녀비율 역시 같은 기간 7.6%에서 14.7%로 2배나 늘었다. 이는 부모에게 부양받는 자녀 증가를 의미하는 수치다.

2011년 조사에 따르면, 자녀와 함께 살고 있는 60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함께 사는 이유에 대해 물은 결과 ‘자녀가 경제적 이유 등으로 독립생활이 불가능해서’는 29.0%, ‘손자녀 양육 등 자녀의 가사를 돕기 위해서’가 10.5%로 나타나 자녀부양 때문에 산다는 응답(39.5%)이 ‘경제·건강의 이유로 본인의 독립생활이 불가능해서’라는 응답(32.3%)보다 높았다.

이는 △고령화 및 부모부양에 대한 가치관 변화 △노후를 자녀에게 의지 하지 않으려는 부모세대의 증가 △결혼연령 및 학업기간 연장 △여성의 학력상승과 경제활동참여 증가 등으로 취업 △자녀양육 △경제적 부담 등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 등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60세 이상 가구주도 큰 폭 증가
이처럼 달라진 부양가치관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민의 전반적인 가족생활에 대한 가족관계 만족률은 증가하고 있었다. 또, 자녀를 부양하면서도 부모가 자녀와의 관계에서 만족하는 비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에 따르면, 15세 이상 서울시민의 가족생활 전반에 대한 만족률은 2006년 49.2%에서 2010년 56.7%로 증가했다.

또, 2010년 가족관계별 만족률에서도 자녀와의 관계(72.7%), 배우자와의 관계 (69.1%), 부모와의 관계(65.6%)는 만족률이 높은 반면, 배우자 부모(54.3%), 형제·자매(54.2%), 배우자의 형제·자매(43.9%)는 상대적으로 만족률이 낮게 나타났다.

급속한 고령화 및 여성의 미혼 및 이혼 증가로 생계를 책임지는 고령 및 여성가구주도 증가하고 있다.

60세 이상 가구주는 2000년 46만8852명에서 2010년 80만1108명으로 10년 새 70.9%(33만2256명) 증가했으며, 60세 이상 가구주 비율은 같은 기간 15.2%에서 22.9%로 늘었다.
장한형 기자 janga@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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