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노인취업지원 우수사례⑩
“취업지원센터 통합, ‘노인취업 전문기관’으로 거듭날 기회”
2011년 노인취업지원 우수사례⑩
“취업지원센터 통합, ‘노인취업 전문기관’으로 거듭날 기회”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2.07.06 14:46
  • 호수 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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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노년층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는 바로 일자리다. 은퇴 후 짧게는 20년, 길게는 40년을 살아야 하기 때문에 ‘일자리가 최고의 노인복지’란 말까지 등장했다. 노년기의 일자리는 소득기회 제공뿐만 아니라 심리·사회네트워크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노인들의 사회참여 확대와 노하우 전수의 측면에서도 그 효과는 탁월하다. 이에 대한노인회 취업지원센터는 전국 조직망을 활용해 양질의 일자리를 어르신들에게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2만여명의 어르신들이‘일할 수 있는 기쁨’을 선물받았다. 백세시대은 노인일자리의 필요성을 알리는 한편 다양한 취업 사례를 공유하고자 2011년 노인 취업 우수사례를 매회 2편씩 연재한다. <편집자주>

▲ 대한노인회 경남연합회 취업지원센터는 사기 진작과 정보 공유를 위해 매해 지회 취업지원센터장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4월 개최된 상반기 교육에서 최종상 연합회 취업지원센터장이 강연을 펼치고 있다.
경남노인회 “취업지원센터, 지역·노인회·회원 잇는 다리돼야”
“일자리는 행복한 노후의 시작이다. 연합회는 구직 어르신은 물론 기업과 지자체, 지회 취업지원센터를 잇는 교두보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지난해 경남연합회와 창원, 마산, 진해시지회가 합쳐져 통합 취업지원센터를 이뤘다. 인원도 5명으로 늘어나면서 취업지원센터 운영에 날개를 달게 됐다. 통합을 계기로 연합회 취업지원센터는 20개 지회를 비롯한 시·구청, 유관기관 및 기업들과 연계한 맞춤형 일자리 제공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 중 가장 핵심이 되는 사업은 지역별로 특화된 ‘인력풀(pool)’을 구성하는 것이다. 지역 특성에 따라 경비나 청소, 식당, 서비스업 등 도시형 인력풀과 농산물 가공이나 재배, 수확, 가공 등 농어촌형 인력풀을 개발, 운영하도록 지원하는 형태다. 각 지회가 적합한 인력풀 사업단을 꾸려 교육하면, 연합회가 구인처 의뢰 즉시 적합인원을 투입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현재 경남지역에는 농어촌형 인력풀이 더욱 활성화 돼 있다. 농가 일손 돕기는 물론 딸기수확, 미나리·부추재배, 굴까기, 멸치선별 포장 등 작업도 다양화 돼 있다. 어르신들의 농사경력을 활용해 팀을 이뤄 관리하기 때문에 더욱 효과적이다. 일손이 부족한 농가에는 교육이 필요없는 전문인력이 즉시 파견돼 좋고, 지회 취업지원센터는 지속적인 구인 의뢰가 오기 때문에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 이 과정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연합회 취업지원센터다. 이는 정부에서 시행하는 노인일자리사업(1년 중 7개월 근무, 월 20만원 급여)과 차별되는 민간취업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주효한 결과다.

최종상 취업지원센터장은 “연합회 취업지원센터의 역할은 20개의 지회 센터의 고충을 해결해주고, 지원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며 “군림하거나 지시하는 위치가 아니라 지역과 지역을 연결하고, 사람과 기업을 연결하는 교두보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늘 강조한다.
무엇보다 연합회 취업지원센터는 ‘신속·정확한 연계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합회에 어르신이 방문하면 거주지를 우선 파악해 인근 취업지원센터에 취업알선 정보를 전달하고, 문의전화 시 지역 센터장과 바로 통화할 수 있도록 연계하는 방식이다. 구직 희망 어르신들을 지회에 신속히 연결하고,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서비스는 첫걸음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는 “구인처와 유기적인 관계를 가져 노인 일손이 필요하면 제일 먼저 취업지원센터로 연락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최종상 센터장의 확고한 신념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아울러 새로운 노인일자리를 개척하는 일도 연합회 취업지원센터의 몫이다. 기업 및 유관기관과 연계해 노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나 업종을 찾아서 지회 센터장들에게 보급하는 것도 중요한 업무다.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보통 지회 취업지원센터는 한 사람이 업무를 총괄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연합회의 배려는 센터장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연합회가 앞장서 기업과의 지속적 교류와 협력을 추진하기 때문에 산하 기관은 보다 수월하게 업무를 진행할 수 있는 것이다.

끝으로 연합회는 ‘질적인 취업’을 목표로 다양한 교육사업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지회 센터장들을 위한 정기교육 및 수시 교육을 펼치고 있다. 상반기 교육은 연합회에서 실시하고, 하반기에는 견학이나 현장체험 등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모임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 또한 매년 취업지원센터 단합대회를 개최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지회 센터장들의 사기도 북돋우고 있다. 무엇보다 서로의 유대관계를 공고히 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로 개설 8년째를 맞는 경남연합회 취업지원센터. 이들은 통합이라는 커다란 변화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변화시키고 있다. 연합회가 지회의 힘을 결집하기 위해 끊임없이 대화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한승태 센터장의 열정이 만들어 낸 주유소 일자리. 곽호성 어르신은 지난해부터 주유원으로 일하고 있다.

대전 유성구노인회, ‘노인취업 전문가’가 필요하다

지역 내 민간취업지원 사업을 총괄하는 센터장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노인일자리에 대한 리더의 철학과 사고방식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전유성구지회 한승태 취업지원센터장<사진>은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온통 어르신 일자리 창출 생각 뿐이다. 센터장이 발로 뛰어가며 만들어 낸 3가지 취업사례를 통해 대전 유성구지회 노인일자리사업의 현황과 특징을 한 눈에 살펴본다.

[취업사례1] 어르신취업지원에는 때와 장소가 없다.
토요일 저녁, 친구들과의 회식자리. 한승태 센터장은 직업병처럼 식당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직원들의 연령을 파악한다. 주방, 홀서빙, 주차도우미까지 10여명의 어르신들이 일하고 있었다. 규모가 큰 고기집인 만큼 지속적으로 어르신 취업이 가능하다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곧바로 직원에게 식당책임자를 찾았고, 사장을 만나 명함부터 내밀며 대한노인회 취업지원센터가 어떤 기관인지 설명을 늘어놓는다. 취업지원센터를 통해 어르신을 채용했을 때의 장점 또한 빠뜨리지 않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튿 날 그는 취업지원센터 홍보물, 물티슈, 박카스 한 박스를 들고 식당을 다시 찾았다.

그렇게 인연을 맺게 된 식당은 지회 취업지원센터 단골 구인기업이 됐다. 지금까지 불판작업어르신, 주방 담당어르신, 주차도우미 어르신 등 총 5명이 취업해 일하고 있다. 일은 다소 고되지만 월급은 배 이상 많아져 어르신들의 만족도 또한 높다.

[취업사례2] 부모님이 일할 수 있는 곳을 찾는 마음으로…
사적인 일로 주말에 지방을 다녀올 때도 그의 눈은 일하는 어르신들에게 향한다. 주유하기 위해 잠시 들린 유성구 송강동에 있는 H주유소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50대 여성 주유원을 보고는 대뜸 사무실로 찾아가 주유소장과 대화를 나눈다. 이를 계기로 H주유소와 인연을 맺고, 두 분의 어르신이 주유원으로 취업했다.

그는 그저 “우리 부모님이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는 곳을 찾겠다는 생각 뿐”이라고 털어놓는다. 일자리 연계와 관련해 작은 가능성만 보이면 그에겐 어떤 주저함도 없다. 그래서 그의 일상 모든 일이 노인취업과 이어진다. 일상에서 매일 접하는 곳이면 어디든 어르신 취업처가 될 수 있다는 그의 확고한 신념이 유성구 취업지원센터의 차별화 된 전략이 된 셈이다.

[취업사례3] 인맥이 자산…‘노인취업 전문가’란 자부심 가져야
한승태 센터장은 사람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공통분모를 찾아내 금방 ‘형, 아우’ 관계를 맺고 만다. 훗날 어떤 형태로든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가 될 수 있도록 관계를 다져놓는 것이다.

특히 그는 사람을 만나 명함을 받으면 가장 먼저 휴대폰번호를 유심히 보는 버릇이 있다.

군장교 출신이기 때문에 혹시 군 휴대폰을 쓰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2년여 동안 센터장으로 일하며 다수의 군 출신 선배들을 만났고, 그 인연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장됐다. 이젠 “앞으로 사람이 필요하면 후배에게 전화해야겠네”라고 말하는 지인들도 부쩍 늘었다.

무엇보다 한 센터장은 ‘노인취업 전문가’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올해 1월부터 대전광역시 취업지원센터가 통합돼 운영되기에 보다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취업지원센터가 한걸음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온 뒤에 땅이 굳듯 더 많은 취업사례들이 발굴되기를 희망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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