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를 가집시다] ①텃밭가꾸기
“나만의 텃밭 ‘뿌리고, 기르고, 거두는’ 기쁨 누리세요”
[취미를 가집시다] ①텃밭가꾸기
“나만의 텃밭 ‘뿌리고, 기르고, 거두는’ 기쁨 누리세요”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2.07.13 16:56
  • 호수 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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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수명의 연장으로 일흔, 여든을 넘긴 어르신들이 젊은이 못잖은 체력과 열정을 과시하고 있다. 사회활동에 대한 욕구 또한 높아 ‘액티브 시니어’(활동적 노년)라는 용어까지 생겨났다. 하지만 어르신들의 욕구를 건전하게 분출시키고 노후를 즐겁게 영유할 수 있는 사회 여건은 미흡하기만 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실시한 노인실태조사(2012년)에 따르면, 어르신 99%가 TV시청으로 여가를 보내고 있었다. 다음으로는 화투·카드(26.9%)가 가장 많았다. 과거에 비해 활동성은 높아졌지만 마땅한 취미·여가 활동이 없는 것이다. 이에 백세시대은 쉽고 재미있는 취미활동을 널리 보급하고자 이번 호부터 ‘취미를 가집시다’는 주제로 다양한 여가문화 활동을 5회에 걸쳐 기획·연재한다.

 
노년의 즐거운 취미 갖기, 그 첫 번째는 ‘나만의 텃밭 가꾸기’다. 시장에 나가 잠깐 배우고, 사고, 집에 들여놓고 수시로 뽑아 먹기만 하면 된다. 작은 공간만 있다면, 적은 비용으로 누구나 손쉽게 시작할 수 있다. 특히 농사 경험이 있는 현 노년세대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킬 뿐 아니라 수확의 기쁨과 일상의 즐거움, 건전한 여가 선용에도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재배한 채소를 이웃에게 나눠주며 소통의 기회를 만들고, 저렴한 비용으로 안심할 수 있는 식재료도 얻을 수 있다.

▲[1단계]욕심내지 않고 재배 계획 짜기
텃밭 가꾸기는 남녀노소 누구나 간단하게 실천할 수 있다. 단, ‘더 많이, 더 빨리’ 수확하기 위한 욕심을 버려야 한다. 시간과 정성만 들인다면 ‘직접 씨를 뿌리고, 직접 기르고, 직접 수확하는’ 재미를 손쉽게 맛 볼 수 있다.
욕심을 버리고 ‘도시농부’가 되기로 결심했다면 가장 먼저 작물의 종류를 선택해야 한다. 베란다나 옥상은 일반 밭에 비해 일조량이 적기 때문에 이에 영향을 덜 받는 상추, 쑥갓, 시금치 등 입이 큰 채소들이나 제철 채소를 선택하는 것도 좋다. 또한 채소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풍이 잘 안 되면 열과 습기가 차서 병충해가 발생하기 쉽고, 통풍이 지나치게 잘되면 줄기와 잎, 열매가 상할 수 있기 때문에 적당하게 조절해준다. 특히 실내에서 작물을 재배할 경우, 에어컨이 채소에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작물을 선택했다면 간단하게라도 재배 계획을 직접 짜보는 것이 좋다. 식물 종류에 따라 흙과 퇴비, 지지대, 화분, 파종 및 수확 시기 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텃밭의 규모와 일조량 등의 재배 여건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2단계] 필요한 용품 구입하기
①씨앗 - 작은 텃밭에 재배할 수 있는 종자(씨앗)는 종류가 다양하다. 상추나 방울토마토를 비롯해 미나리, 청경채, 고추, 가지 등이 있다. 재배 난이도와 기호에 따라 미리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②화분 - 화분 채소를 심기에 적당한 그릇으로 심는 채소에 맞는 사이즈를 구입한다. 꼭 둥근 화분이 아니어도 된다. 장소와 씨앗 종류에 따라 네모난 스티로폼 등을 사용해도 좋다.
③물 조리개 - 분출구의 호스가 투명해 물의 양을 측정할 수 있는 것을 고른다. 적당한 크기에, 젖은 손으로 만져도 미끄러지지 않는 것으로 구입하는 게 좋다.
④새싹재배기 - 초보자들이 간편하게 새싹을 키우기 위한 재배기다. 대부분 플라스틱으로 돼 있으며 뿌리가 손상되지 않게 보호해준다. 일반 원예 가게나 인터넷에서 구입 가능하다.
⑤지주대 - 식물의 잎이나 줄기가 힘이 없을 경우 지탱해주는 역할을 한다. 크기가 다양하고 굵기가 틀려 식물의 사이즈에 맞는 걸로 구입하는 것이 좋다.
⑤상토 - 상토는 일반적으로 가장 좋은 흙을 의미한다. 재배 면적이 넓지 않다면 상토를 구입하면 식물의 생육과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
⑥마사토 - 지지력이 약한 식물들을 키울 때는 흙과 마사토를 섞어 심어주는 것이 좋다. 무게가 있어 식물을 잘 지탱해주기 때문이다. 마사토는 통기성이 우수하고, 물 빠짐도 좋다.
⑦퇴비 - 퇴비는 유기물로서 식물이 자라는데 필요한 다양한 미량원소의 공급원이 된다. 특히 텃밭에는 완숙퇴비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완전히 발효가 되지 않은 미숙 퇴비를 사용하면 곰팡이균이 자라 병충해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3단계] 화분·흙 준비 및 씨앗 심기
맛있는 채소를 가꾸기 위해서 는 크고 깊은 화분이 필요하다. 원형 화분은 직경과 높이가 각각 30cm 이상인 것을 사용한다. 어떤 소재의 화분이든 흙이 많이 들어가면 무거워지므로 가벼운 플라스틱 소재의 화분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종자의 크기를 고려해 적당한 공간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 후 적당한 흙과 퇴비를 화분에 담고 종자를 15~20cm 간격으로 2~3개씩 파종한다. 흙은 원예용 인공 상토를 구입하는 것이 일손을 크게 덜 수 있다. 보통 파종 후 일주일 이내에 2~3매의 본 잎이 자란다. 이 시기에 완효성 비료를 구입해 흙에 일정량 섞어 준다. 물은 겉흙이 마르면 2~3일에 한 번씩 주는 것이 좋고, 식물이 자랄수록 물주는 횟수를 늘리는 게 좋다.

TIP_‘도시농부’되기 위한 재배 기본상식
△물주기 : 물은 여러 번 주는 대신 한번 줄 때 듬뿍 주고, 물주는 횟수는 표면의 흙이 마르기 전에 주는 게 좋다. 하루 중 아침에 물을 주는 게 가장 좋다.
△흙 고르기 : 시중에서 파는 채소용 배양토를 사면 안전하다. 구입할 때 ‘비료’가 들어 있는지, ‘산도 조정’이 끝났는지 확인해야 한다. 산도는 중성에서 약산성을 띠면 된다. 흙의 산성도가 높을 경우 뿌리에서 양분을 흡수하기 어려워 채소가 자라지 않기 때문이다.
△웃거름주기 : 고추나 호박 같이 열매를 맺는 작물과 배추는 웃거름이 필요하다. 웃거름으로 집에서 활용하는 계란 껍질, 깻묵 등이 좋다.
△지주대 세워주기 : 고추나 가지, 토마토, 오이 같은 열매를 맺는 채소는 열매가 무겁기 때문에 쓰러지지 않게 지주를 세워준다. 덩굴처럼 타고 올라가는 오이는 지그재그로 타고 올라갈 수 있는 끈을 둘러쳐준다. 

▲[4단계] 채소·열매 가꾸기
초보자라면 실패할 확률이 적은 채소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감자나 콩류는 손이 별로 가지 않아 키우기가 쉬우며, 토마토나 가지 등의 채소류는 손이 많이 가지만 수확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인기 있는 5가지 텃밭농작물의 재배법을 소개한다.

①상추(난이도 中)
상추는 대표적인 텃밭 채소다. 씨앗으로 키우기는 다소 어렵기 때문에 모종을 사서 심는 게 좋다. 상추는 말라죽지 않도록 아침저녁으로 물만 잘 주면 잘 자란다. 자주 수확해줘야 잎이 더욱 싱싱해진다. 비를 맞으면 잎이 녹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재배법>
1. 화분에 배수층돌을 넣고 배양토를 깐다.
2. 모종은 20~25cm 간격으로 심는다.
3. 2주 후에 비료를 흩뿌리고, 흙에 물이 마르지 않도록 충분히 준다.
4. 20~30일 후, 상추가 20cm 정도 자라면 수확을 한다. 잎은 바깥쪽부터 딴다.

②방울토마토(난이도 下)
텃밭 과일로 가장 인기있는 방울토마토는 바이러스에 강하며 당도가 높고 재배하기도 쉽다.
<재배법>
1. 물이 잘 빠지는 화분을 준비해 흙을 깊게 간다. 토마토는 뿌리가 1m이상 자라기 때문이다.
2. 모종을 구입해 심고, 주변에 지주대로 버팀목을 설치한다.
3. 잎이 달린 부분에 곁눈이 자랄 때, 이를 따줘야 열매가 크다.
4. 꽃송이에 열매가 맺힐 무렵, 웃거름을 주고, 열매가 빨갛게 익는 것부터 수확한다.

③가지(난이도 中)
가지는 키우기가 수월한 반면 열매의 활용도가 높은 채소다. 잎이 넓어 수분 증발이 많아 물을 좋아하지만 습기에 약하다.
<재배법>
1. 햇빛이 잘 들고, 수분이 많고 흙을 고른다. 퇴비를 많이 넣어주는 것이 좋다.
2. 모종을 구입해 심을 때는 곁눈을 따서 가지고르기를 해주는 것이 좋다. 첫 번째 꽃이 피면 곁순 두 개만 남기고 모두 따야 한다.
3. 열매가 크기 때문에 지주대로 튼튼한 버팀목을 만들어준다. 열매가 30cm정도 자랄 때까지 2주에 1회 웃거름을 주는 것이 좋다.
4. 수확은 열매가 중간 크기(본 열매의 절반)로 자랐을 때 하는 것이 좋다. 너무 익으면 육질이 떨어진다.

④오이(난이도 中)
오이는 흔히 접할 수 있는 텃밭 채소 중 하나다. 특히 오이는 96%가 수분으로 돼 있어 재배할 때 수분 관리가 중요하다.
<재배법>
1. 접목모종을 구입해 화분에 30~40cm간격으로 심고, 지주대를 세운다.
2. 어미 덩굴의 5~6번째 마디까지 곁가지를 모두 따서 없애준다.
3. 2주 후에 화학비료를 준다. 흙의 표면이 마르지 않도록 볏짚 등으로 덮어주면 좋다.
4. 4주 후 수확이 가능하다. 첫 열매가 15cm정도 됐을 때 따주면 다음 열매의 생장 촉진에 도움이 된다.

초보자를 위한 텃밭 강좌 및 재료 구입처

△전국귀농운동본부 텃밭보급소(www.refarm.org) : 전국귀농운동본부는 농림수산식품부 소속 사단법인으로 전국 각지에 텃밭보급소를 위탁 운영하고 있다. 채소 모종심기 및 씨앗 뿌리는 방법, 계절별로 농사에 적합한 품종 안내, 자연비료 및 자연농약 사용 방법 등 친환경 농사를 위한 교육을 실시한다. 수도권 8군데 주말농사학교를 운영하고, 도시농부학교도 진행 중이다.
△주말농장닷컴(www.weekendfarm.net) : 텃밭가꾸기 및 주말농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동시에 물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사이트. 각종 모종을 비롯해 상자텃밭, 퇴비, 공구 등을 세트로 구입할 수 있다. 종합포털 네이버에 주말농장 카페를 운영, 토지분양은 물론 재배 노하우 등을 공유할 수 있다.
△서울한강시민공원‘텃밭 만들기’: 서울 한강공원은 오는 12월말까지 시민들에게 8㎡의 텃밭을 제공한다. 참가비는 2만원. 한달에 2번 다양한 농사 강좌도 들을 수 있다. 한강사업본부 홈페이지(hangang. seoul.go.kr) 또는 우편, 방문, 이메일, 팩스를 통해 접수하면 된다.
△대천마을학교 텃밭 가꾸기‘마을문화강좌’: 부산 북구에 위치한 대천마을학교는 동아리 7개와 강좌 20개를 운영 중이다. 강사의 80% 정도는 마을 주민이다. 경제공동체나 텃밭 가꾸기 등의 마을문화강좌는 무료로 진행된다. 문의 대천마을학교 051-363-2199
△브이가든(www.vgarden.co.kr) : 채소밭 키우기 노하우를 공개하고 관련 물품을 팔고 있다. 특히 집에서 간단히 키울 수 있는 봉투형 채소를 주로 판매한다.
△CZ Mart(www.czmart.co.kr) : 씨앗, 원예자재, 기획 상품 등이 베란다에 텃밭을 가꿀 수 있는 재료가 구비돼 있는 원예 종합 사이트다. 초보자를 위한 패키지상품도 판매한다.
△종로 6가 화훼·묘목거리 : 포트분이나 묘목, 파종트레이, 다양한 씨앗 등 필요한 걸 구매할 수 있다. 다양한 꽃들과 묘목들을 한번에 만나볼 수 있다.
△양재동 화훼시장 : 국내 최대의 화훼시장으로 다른 곳보다 저렴한 가격에 필요한 제품들을 구입할 수 있다. 제품을 살 때 친절한 설명과 함께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안종호 기자 joy@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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