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때문에 가족간 대화 부족해졌다
인터넷 때문에 가족간 대화 부족해졌다
  • super
  • 승인 2006.08.24 23: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잘못하면 독(毒) 잘하면 약(藥)’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인터넷.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용되던 인터넷이 최근에는 어린아이부터 노년층까지 이용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인터넷 이용은 확산기를 거쳐 성숙·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평가될 정도로 그 활용도는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으로 인해 가족간의 대화가 단절되고, 심지어는 인터넷 중독으로 일상생활이 곤란해지는 등 그 폐해도 커지고 있다. 잘 사용하면 ‘약’ 잘못 사용하면 ‘독’이 될 수 있는 인터넷의 올바른 사용법을 알아본다.

늦은 밤 집에 귀가한 아들은 엄마에게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인터넷에 접속한다.

 

접속하자마자 대화를 신청하는 메신저의 창이 깜빡거린다. 창을 여니 “우리 아들 힘들지?”라는 엄마의 메시지가 보인다. 깜짝 놀라는 아들, “엄마 인터넷은 언제 배우셨어요?” “우리 아들하고 대화하고 싶어서 배웠지”라는 엄마의 글에 아들의 얼굴이 환해진다.


얼마 전까지 TV에서 방영됐던 공익광고의 내용이다. 이는 인터넷이 가족과 대화를 단절시키는 요인인 동시에 가족간의 대화를 촉진시킬 수 있는 매개체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실시한 ‘2005년 상반기 정보화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현재 우리나라의 인터넷 이용자 수는 3257만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대비 190만명 늘어난 것으로 전체 국민의 71.9%가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연령별로는 6~19세의 인터넷 이용률이 97.3%, 20대가 97.2%, 30대가 89.8%에 달했으며, 40대(67.2%)와 50대(34.7%)도 전년대비 각각 8.9%, 7.1% 증가하면서 인터넷 이용이 전 연령층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인터넷 이용자 수의 확산과 함께 인터넷 중독자 수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 가족 구성원 가운데 청소년들의 인터넷 중독이 날로 심각해지는 등 인터넷 건강수준이 가장 낮은 것으로 밝혀져, 가정 내 올바른 인터넷사용에 대한 교육과 함께 가족간 대화노력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가족부와 (사)한국인터넷마케팅협회가 지난달 5월, 전국 만 13~59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가족 구성원의 대화에 관한 온라인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가족대화 건강수준이 인터넷 건강수준에 비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만 13~19세 청소년들의 인터넷 건강수준과 가족대화 건강수준이 가장 낮았다.


‘인터넷 건강수준’이란 인터넷 사용에 있어서 일상적으로 겪게 되는 장애나 강박적 집착 같은 중독현상 없이 얼마나 올바르게 사용하고 있는지를 측정한 것이며, ‘가족대화 건강수준’은 가족간에 대화가 단절현상 없이 얼마나 원활한지를 측정한 것을 말한다.

 

인터넷 건강수준과 가족대화 건강수준은 각각 6개 평가항목<표1, 2>으로 측정해 100점 만점으로 환산, 상·중·하로 구분 평가했다.


측정 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인터넷 건강수준 평가 항목은 ‘인터넷을 한번 시작하면 생각한 것보다 오래 사용 한다’ ‘인터넷을 하지 않을 때에도 인터넷 생각이 자주 난다’ 등의 응답자가 많아 전반적으로 건강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자신도 모르게 인터넷에 심리적 의존 상태가 과도한 ‘강박적 집착’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대화 건강수준은 ‘가족에게 고민, 불만이 있을 때 대화로 해결’하거나 ‘가족과 등산, 운동 등을 함께 한다’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나 가족간의 대화 기술이나 가족과의 활동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전체 응답자의 51.9%는 인터넷 사용량 증가로 가족간 대화시간이 감소한다고 응답했으며, 57.0%는 인터넷 사용에 대한 가족 내 규칙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한 가족분위기 조성을 위한 ‘인터넷 사용규칙 제정’에 대해서는 75.5%가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구체적으로는 ‘시간을 정해두고 사용하기’가 85.8%로 가장 많았으며, ‘가족과 함께 대화 또는 인터넷 사용’이 12.5%로 나타났다.


‘가족대화 실천’은 10대 44.5%, 20대 54.8%, 30대 75.1%, 40대 75.8%, 50대 66.1%로 평균 65.0%가 참여 의사를 밝혀 전반적인 참여도가 높았으나, 인터넷 사용 절제보다 가족간 대화를 보다 어렵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원활한 가족대화를 위한 방법으로 ‘식사 하면서 대화하기’나 ‘하루 일과 이야기하기’ 등 직접적인 대화 기회를 갖거나, ‘가족과 함께 취미나 여행 기회 공유’를 통한 가족간의 대화 기회를 만드는 방법도 제시했다.


한편, 이번 조사대상자 대부분은 건강한 가족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공기관의 캠페인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77.9%), 가족간의 대화 증진을 위한 ‘공익광고’ ‘비디오 제작·배포’ ‘인터넷이용 캠페인’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박영선 기자 dreamsun@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