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를 가집시다] ③보드게임
“화투 대신 보드게임 즐기세요”… 스릴·재미만점 치매도 예방
[취미를 가집시다] ③보드게임
“화투 대신 보드게임 즐기세요”… 스릴·재미만점 치매도 예방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2.07.27 09:44
  • 호수 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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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수명의 연장으로 일흔, 여든을 넘긴 어르신들이 젊은이 못잖은 체력과 열정을 과시하고 있다. 사회활동에 대한 욕구 또한 높아 ‘액티브 시니어’(활동적 노년)라는 용어까지 생겨났다. 하지만 어르신들의 욕구를 건전하게 분출시키고 노후를 즐겁게 영유할 수 있는 사회 여건은 미흡하기만 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실시한 노인실태조사(2012년)에 따르면, 어르신 99%가 TV시청으로 여가를 보내고 있었다. 다음으로는 화투·카드(26.9%)가 가장 많았다. 과거에 비해 활동성은 높아졌지만 마땅한 취미·여가 활동이 없는 것이다. 이에 백세시대은 쉽고 재미있는 취미활동을 널리 보급하기 위해 ‘취미를 가집시다’라는 주제로 다양한 여가문화 활동을 5회에 걸쳐 기획·연재한다. 


화투나 윷놀이에 국한된 노인여가활동의 좋은 대안으로 손꼽히는 것이 바로 보드게임이다. 보드게임은 바둑이나 장기 같이 보드(판)와 카드, 타일 등 물리적 도구를 이용해 일정한 규칙에 따라 진행하는 게임을 통틀어 말한다. 여러 사람이 함께 참여해 승부를 겨루며 사회성은 물론 논리적 사고력과 창의력을 기를 수 있어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대안적인 놀이문화로 인기가 높다.

보드게임은 노인들에게 특히 더 효과적이다. 게임을 통해 집중력은 물론 추리력과 판단능력 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치매예방에도 탁월하다. 특히 모든 게임은 2인 이상이 얼굴을 마주하고 의견을 교환해야 하기 때문에 의사소통 및 사회성 함양에도 좋다. 즐거운 게임을 통해 긴장감과 스릴, 재미를 느끼는 것은 ‘기본’이다.

보드게임을 처음 접한다고 두려워 할 필요는 전혀 없다. 개인성향과 수준에 맞춰 원하는 게임을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다. 게임 규칙이 간단한 보드게임은 유치원생 손자손녀와도 함께 즐길 수 있을 정도다. 친구와 함께, 가족과 함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인기 보드게임들을 정리했다.

▲젠가(2~6명, 난이도 ★)

젠가는 나무 탑 쌓기 게임이다. 나무블록을 쌓을 수 있는 평평한 장소만 있다면 어디서든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규칙은 간단하다. 탑처럼 쌓아 올린 나무블록을 참가자들이 돌아가면서 하나씩 빼서 다시 블록 위에 올려놓기만 하면 된다. 나무블록을 빼거나 올릴 때 탑을 무너뜨리는 사람이 지게 된다. 젠가는 값도 저렴하고, 규칙도 단순해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탑을 넘어지게 한 사람에게 간단한 벌칙을 부여하면 게임에 집중하게 돼 더욱 재밌다. 팀을 짜서 게임을 진행하면 다양한 작전도 펼칠 수 있다. 젠가는 집중력은 물론, 균형감각과 공간감각, 신체 활용 시 강약조절 능력 등을 기르는데 제격이다.


▲덤블링몽키(2~6인, 난이도 ★)

덤블링몽키는 스릴과 재미가 넘치는 가족 게임이다. 야자나무에 3가지 색의 막대를 무작위로 꽂고, 원숭이 인형을 맨 위에 올려놓으면 게임준비 끝. 차례로 주사위를 굴려 나온 색과 같은 색의 막대를 뽑기만 하면 된다. 이 때 막대는 높은 곳에서부터 하나씩만 뽑는다. 막대기마다 원숭이가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기 때문에 최대한 원숭이를 다른 막대에 옮겨가며 뽑는 것이 포인트. 만약 막대를 뽑다 원숭이가 바닥에 떨어지면 자신이 가져간다. 원숭이는 나중에 벌점으로 계산된다. 모든 원숭이가 떨어지면 게임은 끝나고 원숭이를 가장 적게 가져간 사람이 게임에서 승리하게 된다. 4명까지 게임에 참여할 수 있으며, 편을 나눠서 6명까지 함께 즐길 수 있다. 약 10분 정도가 소요된다.

▲스머프 사다리게임(2~4명, 난이도 ★)

주사위를 굴려서 나온 숫자만큼 전진해 100번째 칸에 먼저 도착하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주사위 놀이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뱀주사위 놀이’를 기반으로 만화영화 ‘스머프’ 캐릭터를 더해 재미를 높였다. 특히 만화 속 ‘가가멜’이 ‘스머프’를 추격하는 요소가 추가돼 게임이 보다 흥미진진하다.

예측할 수 없는 즐거움이 게임의 묘미다. 사다리가 그려진 칸에 도착하면 사다리 위로 올라가고 미끄럼틀 칸에 걸리면 아래로 떨어지며 수시로 순위가 바뀐다. 복잡한 두뇌 싸움보다는 운에 따라 승부가 좌우되는 요소가 강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 주사위를 굴려 100번째 칸까지 전진하다 보면 자연스러운 연산과 추리력, 집중력, 관찰력을 키워 치매예방에도 좋다. 손자손녀와 함께 한다면 수와 기초 연산학습에도 도움이 된다. 게임 소요시간은 약 20분.

▲피트(3~8명, 난이도 ★★)

피트는 농작물을 거래하는 경매 카드게임이다. 카드에는 한 가지 곡물이 그려져 있는데, 자신의 손에 든 카드(9장)를 모두 같은 작물로 바꾸는 사람이 수확에 성공, 1등이 된다. 단, 카드 교환은 1~4장까지 가능하며, 교환 시 카드의 종류와 매수는 반드시 동일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옥수수 2장, 커피 2장을 상대와 교환하고 싶다면 2장씩, 2번의 거래를 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 게임은 주사위를 던지거나 차례를 기다리지 않고 동시다발적으로 게임이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농부가 농사를 짓는 것처럼 부지런하게 상대방과 카드를 교환하는 사람이 유리하다. 여러 사람이 “2장 바꿀 사람” “3장 교환해요” 등을 외치기 때문에 금방 분위기가 좋아진다. 게임은 약 20~30분 정도가 소요된다.

▲부루마블(2~6인, 난이도 ★★)

국내 최초의 보드게임으로, 1980년대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베스트 게임이다. 2개의 주사위를 던져 나온 숫자의 합만큼 게임판 위의 말을 움직이고, 그 칸에 해당하는 행동을 취하는 형태로 게임이 진행된다. 말이 도는 해당지역은 각국의 수도로, 소유권에 해당하는 증서인 주권에는 해당지역에 대한 간단한 정보가 기입돼 있다.

게임은 전후반으로 구분되는데, 전반전은 게임판을 돌며 주권카드를 구매하고, 후반전부터는 자신의 땅에 건물을 짓고 임대료를 받으면서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된다. 게임의 목표는 자신의 땅에서 걷히는 임대료 수입을 통해 수익을 얻어 파산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는 것으로, 최후의 1명이 승자가 된다.

▲할리갈리(2~6인, 난이도 ★★)

할리갈리는 종소리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떠들썩한 게임이다. 우선 동그랗게 둘러앉아 중간에 벨(종)을 위치시키고, 카드를 인원수에 맞춰 똑같이 나눠 갖는다. 배포된 카드를 하나씩 뒤집어 같은 종류의 과일 모양이 5개가 됐을 때 종을 먼저 치는 사람이 이기게 된다. 카드는 바나나·라임·딸기·자두 4종류, 총 56장이 있다.

이 게임은 상대방이 카드를 넘길 때마다 모두가 숨죽여 응시하는 스릴감이 묘미다. 가장 먼저 종을 친 사람은 그 때까지 테이블에 펼쳐져 있던 모든 카드를 가져간다. 카드는 게임의 생명과 같아서 모두 바닥난 사람은 탈락하게 된다. 최후까지 남은 사람이 승리하게 된다. 게임 시간은 한판에 10분이면 충분하다. 집중력과 순발력 향상에도 큰 효과가 있다.

▲루미큐브(2~4명, 난이도 ★★★)

어느 정도 보드게임에 익숙해졌다면 루미큐브 클래식(이하 루미큐브)에 도전해 보자. 루미큐브는 80여년 동안 사랑 받는 보드게임으로 세계대회가 열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게임의 규칙도 어렵지 않다. 언뜻 보면 마작과 방식이 비슷하다.

먼저 1부터 13까지 적혀있는 숫자 타일을 가져온 뒤, 같은 색깔로 연결되는 숫자 타일이나 같은 숫자로 연결되는 색깔 타일을 내려놓는다. 타일을 내려놓을 수 없으면 바닥에서 새 타일을 가져와야 하고, 가장 먼저 타일을 모두 내려놓는 사람이 이긴다. 규칙은 단순하지만 타일을 어떻게 조합하는가에 따라 게임의 승부가 결정된다. 한 번에 모든 타일을 버리면 승리할 수도 있는 게임성 때문에 통쾌함과 함께 전략적인 짜릿함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다.

▲블로커스(2~4명, 난이도 ★★★)

블로커스는 블록 퍼즐게임이다. 주어진 21개의 블록을 이용해 상대편 블록과 겹치지 않고 블록을 많이 내려놓으면 된다. 한 사람이 21개의 퍼즐을 갖게 되며, 순서대로 한 번씩 게임판 위에 퍼즐을 놓을 수 있다. 단, 블록을 연결할 때는 반드시 먼저 내려놓은 블록의 꼭지점에 이어서 내려놓아야 한다. 다른 색 블록(상대편의 것)과는 변이 닿아도 된다.

가능한 많은 블록을 판에 내려놓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어떤 모양의 블록을 먼저 선택할지 고민해야 한다. 무엇보다 상대편이 블록을 내려놓으면서 방해요소가 생기기 때문에 더욱 흥미롭다. 자신의 퍼즐을 다 사용하거나 게임판에 더 이상 타일을 놓을 수 없는 순간이 오면 게임이 종료된다. 남아있는 퍼즐 개수가 적은 사람이 승리한다.

▲어메이징 라비린스(2~4명, 난이도 ★★★)

움직이는 미로 속에서 보물을 찾는 게임이다. 순서가 돌아갈 때마다 미로가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독특한 재미를 선사한다. 게임 방법은 간단하다. 양초와 요정, 박쥐, 해골, 귀신 등 주어진 보물을 찾아 시작점으로 돌아오면 된다. 보물은 카드를 뽑아 하나씩 확인할 수 있으며, 총 6개를 순서대로 확보해야 한다.

미로가 계속 바뀌는 것은 타일에 비밀이 있다. 게임판에는 49개(7행, 7열)의 타일이 연결돼 미로를 형성한다. 타일에는 각기 다른 형태로 길이 나 있으며 그림 맞추기 게임처럼 쉽게 움직일 수가 있다. 각 플레이어에게는 1개의 타일이 주어지는데, 자신의 순서가 되면 어느 장소에 타일을 밀어 미로의 길을 바꿀 수 있다. 매번 전혀 새로운 길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안종호 기자 joy@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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