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보양식, 체질 알고 먹어야
여름철 보양식, 체질 알고 먹어야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2.08.03 10:38
  • 호수 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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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기남(62·가명·서울 신사동)씨는 얼마 전 초복 때 보양식을 잘못 먹고 큰일을 치렀다. 옻닭을 먹은 게 화근이었다. 친구들을 따라 옻닭을 먹고 나선 몸에 붉은 반점이 생기고 온몸이 간지럽기 시작했다. 그는 지금도 한의원과 피부과 진료를 받고 있다.

안씨를 진료한 한의원 원장은 “옻나무의 알레르기가 문제였지만, 체질에 맞지 않는 식재료도 증세를 악화시킨 요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닭고기’가 또 다른 범인이란 설명이다. 정씨와 같이 열이 많은 소양인이 따뜻한 성질을 가진 닭고기를 먹으면, 불에 기름을 붓듯 열을 높이는 꼴이 된다. 예민한 몇몇 소양인은 보신탕이나 삼계탕을 먹으면 얼굴에 열이 오르거나 뾰루지가 나고, 심하면 가슴 답답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안씨의 경우처럼 건강을 돕는 음식은 체질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여름철 보양식이라고 무턱대고 먹었다가는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한 체질별 보양식을 소개한다.

▲소음인, 황기·닭고기
소양인, 구기자·돼지고기

열이 많고 배설기능이 약한 소양인은 구기자와 돼지고기가 좋다. 체질 특성상 신장 기능이 약한 소양인은 몸에 열이 많으면 병이 생기기 때문에 여름에는 각별히 신장을 보호해줘야 한다. 따라서 보양식은 열을 내려주는 음식인 돼지고기나 오리고기가 적합하다. 또한 시원하면서 음기를 돋워주는 음식도 좋다. 이로 인해 흑임자와 백임자로 만든 임자수탕을 권한다. 수박, 참외, 바나나, 파인애플, 메론 등과 같은 여름과일만 제대로 먹어줘도 열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몸이 차고 소화기능이 떨어지는 소음인 체질은 황기와 닭고기를 권한다. 안씨에게 좋지 않았던 삼계탕이 소음인에게는 탁월한 보양요리가 된다. 특히 위장기능이 약한 소음인은 소화흡수를 못해 체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소화기능을 돕고 양기를 보충해주는 게 중요하다. 추어탕도 소음인에게 건강식이다. 반면 찬 성질을 가진 돼지고기는 몸에 맞지 않는다. 돼지고기를 먹은 다음날이면 늘 체기를 호소하는 소음인도 있다. 소음인에게 맞는 대표적인 한약재로는 인삼이 있고, 땀이 나면 탈진하는 경우 황기가 좋다.

▲태음인, 맥문동·쇠고기
태양인, 해삼·오가피

신진대사의 문제가 많은 태음인의 경우 비만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쇠고기나 맥문동이 체력보강에 효과적이다. 체질적으로 태음인은 열과 습이 많다. 반면, 순환이 안 돼 몸에 습열이 쌓이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다. 이럴 땐 땀을 흘려 건강을 지켜야 한다. 그러나 땀을 흘리겠다고 따뜻한 성질의 보신탕을 먹으면 태음인에게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소화가 안 되면서 장에 가스가 차고, 변이 물러지며 심한 냄새가 나는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한 두 번은 먹어도 장기 복용은 피한다. 태음인에게는 소고기를 이용한 꼬리곰탕, 갈비탕, 사골곰국, 육개장 등이 보양식이다. 소고기는 고단백이지만 기름기가 적기 때문에 태음인에게 안성맞춤이다. 땀을 내는 게 좋으므로 ‘이열치열’로 맵고 따뜻하게 먹는다. 오미자를 차로 마시면 좋고, 음양곽과 삼지구엽초도 태음인에게 맞는 건강 한약재다.

간의 기능이 약해 기가 위로 올라가는 태양인은 해삼과 오가피가 몸에 맞다. 태양인은 혈기가 왕성하기 때문에 오히려 기를 내려주는 게 여름 나기의 포인트다. 땀보다는 소변으로 내보내야 좋다. 발산되는 기를 내려 주는 시원한 성질이 음식을 권한다. 기름기가 있는 음식을 먹으면 속이 불편해지므로, 해산물을 이용한 맑은 음식이 보양이 된다. 해삼이나 새우를 맑은 탕으로 요리하거나, 붕어탕을 담백하게 먹는다. 성인병이 걱정되는 사람은 메밀국수를 먹는다. 오가피도 태양인에게 좋다.
안종호 기자 joy@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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