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특집②] 장노년층 자격증 취득‘붐’…
직무능력·전문성 인정 취업 큰 도움
[일자리특집②] 장노년층 자격증 취득‘붐’…
직무능력·전문성 인정 취업 큰 도움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2.08.24 17:33
  • 호수 3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퇴직 연령은 낮아지고 평균 수명은 늘어나면서 자격증을 취득해 전문 직종에 재취업하는 은퇴자들이 늘고 있다. 은퇴 직전까지 종사했던 업종과 관련 있는 자격증이거나, 아예 새로운 직종의 자격증에 도전하는 경우다. 자격증 취득은 일에 대한 전문성을 담보하기 때문에 비자격자보다 훨씬 더 취업에 유리하다. 대부분 은퇴와 함께 막연히 쉰다는 생각을 갖게 되면서 자격증 취득에 대한 열정도 놓치게 된다. 하지만 최근 일을 원하는 장노년층이 급격히 늘면서 자격증 취득도 서서히 가열되고 있다. 지난해 국가기술자격 통계에 따르면, 50~60대 자격취득자가 2007년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스스로 전문자격을 취득해 길어진 노후를 당당하게 보내려는 새로운 풍속도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자격증 취득 계획이 있다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기 전에 도전하는 것이 유리하다. 

▲60대 이상 자격취득자 4년새 2배↑
30년간 금융업에 종사하다 지난해 퇴직한 안모(59)씨는 주택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해 대형 아파트단지의 관리소장으로 재취업했다. 아직은 일이 낯설지만 서비스업에서 오랜 시간 종사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무엇보다 앞으로 10여년 간 일할 수 있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은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전업주부 정수자(64)씨는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해 딸과 함께 ‘온라인 출장뷔페’를 창업했다. 평소 요리솜씨가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던 터라 취미도 살리고 노후자금도 마련하기 위해 과감히 사업에 뛰어들었다.

안씨나 정씨처럼 은퇴 후 재취업을 위해 자격증을 준비하는 장노년층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60대 이상 자격취득자가 4년 새 2배 이상 늘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의 국가기술자격증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기술자격증 취득자 63만4061명 중 50대 이상이 2만9413명으로 전체의 4.6%를 차지했다. 50대 자격취득자는 2만631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만5384명보다 3.6% 늘어났다. 2007년(1만5246명)보다는 73%가 증가했다. 60세 이상 취득자도 3103명으로 2007년(1369명)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늘었다. 반면 20대 청년층 자격취득자는 2011년 21만8424명으로 2007년(35만5857명) 대비 39%가 감소했다.

▲한식·지게차 등 유용한 자격증 인기
장노년층이 가장 선호하는 자격증은 무엇일까. 지난해 60대가 가장 많이 취득한 자격증은 조경기능사였다. 이어 한식조리기능사, 지게차운전기능사, 보일러기능사 순이었다. 50대 또한 순서만 바뀌었을 뿐 크게 다르지 않다. 50대는 한식조리기능사, 지게차운전기능사, 굴삭기운전기능사, 조경기능사, 보일러기능사 순으로 나타났다.

이명재 산업인력공단 자격관리팀장은 “한식, 건설중장비, 조경 등이 중장년층에게 인기 있는 이유는 연령 제한 없이 바로 취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여성 어르신들은 한식, 조경기능사를, 남성어르신들은 지게차, 보일러기능사 자격증에 많이 도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르신들에게 자격증 취득은 안정적인 노후설계를 위한 새로운 도전이다. 하지만 자격증 취득 목적이 단순히 재취업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은퇴 후 주어진 제2의 인생을 보다 활기차고, 새롭게 열어가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 일터를 잃어버리고, 자녀까지 출가시킨 이후 무기력해진 삶을 바꿔 활력을 되찾고자 하는 것이다.

올해 초 한식 자격증을 땄다는 박금자(65)씨는 “평생 남편과 자식들 뒷바라지 하느라 내가 뭔가 할 수 있다는 생각은 못했는데 요리 자격증을 따고나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함께 공부했던 복지관 친구들과 초등학교 급식업체에 취직해 이전과는 다른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은퇴 후에 막연하게 창업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지만 창업보다 안전한 것이 자격증 취득을 통한 재취업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향후 수요가 늘어날 전문분야의 자격증이라면 더욱 유용하다.

▲기관 공신력·취업우대 여부 살펴야
자격증이 재취업을 위한 경쟁력으로 통하고 있지만 무턱대고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선 어떤 자격증이 자신의 희망분야에서 우대 받는지 파악해야 한다. 국가가 인정하는 ‘공인 자격증’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민간자격증의 경우 실효성도 없는데 취업을 보장해주는 것처럼 광고하는 경우도 많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명재 팀장은 “자신의 경력과 적성, 흥미를 잘 파악해 자격증 도전분야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격시험을 준비할 때는 주관기관의 공신력, 자세한 시험일정과 향후 전망 등을 잘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전할 자격증을 선택했다면, 시험 일자를 비롯해 필기시험 과목과 실기시험 유형, 합격률, 창업·취업 가능분야 등을 꼼꼼히 알아봐야 한다. 자격증 취득에는 적잖은 비용이 드는 만큼 국가가 실시하는 취업교육을 이용하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30~50%까지 저렴한 비용으로 자격증을 준비할 수 있고, 검증된 강사로부터 충실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국가기술자격증 취득에 관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산업인력공단 홈페이지 큐넷(www.q-net.or.kr)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장노년층이 선호하는 자격증

▲한식조리기능사(한국기술자격검정원)
한식조리기능사는 한식요리에 대한 요리자격증이다. 영양과 위생을 고려한 메뉴 선정, 재료준비, 조리, 검수, 저장까지 모든 주방업무를 책임지는 전문가로 인증 받는 과정이다. 숙련된 요리솜씨를 갖춘 주부라면 자신 있게 도전해 볼 만하다.
<시험> ▷필기시험(객관식 4지 택일형, 60문항, 60분)=식품위생 및 법규·식품학·조리이론과 원가계산·공중보건 ▷실기시험(작업형, 70분)=한식조리작업
※2011년 합격률 필기 39.5%·실기 31.1%
<취업> 자격증 취득 후에는 호텔 등 관광업소, 요식업소, 기업·학교·병원 등의 단체급식소 등에 취업할 수 있고, 음식점 및 요리학원 창업도 가능하다.

 

▲조경기능사(한국산업인력공단)
조경기능사는 조경설계도면 작성을 비롯해 도면 판독, 조경 시공에 필요한 지반고르기, 나무심기, 시설물 설치 등의 실무적인 업무를 총괄한다. 또한 조경수목 및 시설물의 보호·관리 업무도 함께 수행한다.
<시험> ▷필기시험(객관식 4지 택일형, 60문항, 60분)=조경일반·조경재료·조경시공 및 관리 ▷실기시험(작업형, 3시간 30분)=조경작업(도면작업·수목감별·조경실무작업)
※2011년 합격률 필기 37.0%·실기 83.3%
<취업> 자격증 취득 시 건설회사의 조경부서, 조경 컨설팅회사, 조경설계용역업체 등에 취업할 수 있다. 또 공원, 학교, 아파트 관리부서, 정원수 재배업체에도 진출할 수 있다.

▲지게차·굴삭기 운전기능사(한국기술자격검정원)
건설현장, 제조업, 물류창고나 항만, 생산작업 현장 등에서 지게차·굴삭기를 운전해 원료, 자재, 생산품 등 경화물을 적재 및 운반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자격증을 취득하면 건설기계조종사면허를 발급 받을 수 있고, 취업 시 연령제한이 없어 중장년층에게 인기가 높다.
<시험> ▷필기시험(과목혼합, 객관식 60문항, 60분)=건설기계기관·전기 및 작업장치·유압일반·건설기계관리법규·도로통행방법·안전관리 ▷실기시험(작업형, 5분)=지게차·굴삭기 운전작업 및 도로주행
※2011년 합격률 필기 52.6%·실기 48.8%
<취업> 제조업체나 물류업체, 광산, 항만, 시·도 건설사업소 등에 취업할 수 있다. 최근에는 대규모 정부정책 사업이나 항만 하역 분야에서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또한 지게차를 소유하며 대여업체를 창업할 수도 있다.

▲보일러기능사(한국산업인력공단)
보일러기능사는 보일러 부속설비의 설치·시공·정비를 담당하는 전문 기술자다. 보일러 및 부속설비의 구조를 이해하고 운전 및 관리를 담당한다. 기계나 설비에 관심이나 경험이 있는 남성 은퇴자들이 선호하는 자격증이다.
<시험> ▷필기시험(전 과목 혼합, 객관식 60문항, 60분)=보일러 설비·구조, 보일러 시공·취급, 안전관리·배관일반, 에너지이용 합리화 관계법규 ▷실기시험=보일러 시공 작업(필답형 1시간 + 배관작업 3시간)
<취업> 보일러 시공 및 관리업체, 설비·보수업체, 에너지관리진단기관, 아파트, 빌딩 및 시설물관리업체 등에 취업할 수 있다. 숙련기능공의 보조원으로 일하다가 현장경력이 쌓이면 기능공으로 활동하기도 하고, 건물관리업체의 중간관리자가 되기도 한다.

▲주택관리사(한국산업인력공단)
주택관리사는 아파트 등의 공동주택을 운영, 유지, 관리, 보수하는 시설관리자 역할을 담당한다. 이를 위해 사용되는 금액을 정산 분담해 제반 관리비 등으로 공동주택 입주자 또는 사용자에게 청구, 수령하는 지출관리 업무를 수행한다.
<시험> ▷1차 시험(3과목, 150분)=민법·회계원리·공동주택시설개론 ▷2차 시험(2과목, 100분)=주택관리관계법규·공동주택관리실무
<취업> 자격증 취득 후에는 아파트 단지, 빌딩 관리소장, 주택관리 전문회사, 건설회사, 공기업이나 전문용역업체에 취업이 가능하다. 현업에서 오래 경력을 쌓은 후에는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를 창업할 수도 있다.

▲보육교사(한국보육진흥원)
여성 퇴직자나 전직 교사들이 관심을 갖는 분야로 주요업무는 영유아의 보육, 건강관리 및 시설의 관리운영 등이다. 평소 영유아 교육에 관심이 많거나 교육관련 재취업을 원한다면 도전해 볼만하다.
<시험> 고등학교 또는 이와 같은 수준 이상의 학교를 졸업한 사람이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교육훈련 시설에서 정해진 교육과정을 수료하면, 별도의 시험 없이 3급자격증이 주어진다. 보육교사는 1급, 2급, 3급으로 나뉘며, 학력과 보육업무 경력, 승급교육 등에 따라 급수가 나뉜다.
<취업> 보육교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국·공립 보육시설, 직장보육시설, 가정보육시설 등에서 보육교사로 활동할 수 있다.

안종호 기자 joy@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