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고령화에 관심 갖고 대응해야”
“가족 고령화에 관심 갖고 대응해야”
  • 장한형 편집국장
  • 승인 2012.09.14 15:53
  • 호수 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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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노년학 창시 닐 커틀러 박사, 한국 초청 강연

 고령화와 관련, 지금까지는 개인적 차원에서만 대응했지만 앞으로는 가족 전체의 고령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금융노년학’ 창시자로 잘 알려진 ‘닐 커틀러’(Neal E. Cutler) 박사는 9월 11일, 한국금융노년전문가협회(KIFG)와 퓨처모자이크연구소(소장 한주형)가 한양대 백남학술정보관 국제회의장에서 주최·주관한 강연 직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경우 평균수명이 증가하면서 자녀와 부모를 동시에 부양하는 ‘시니어 샌드위치 세대’가 늘고 있다”며 “한국도 이 같은 ‘가족 고령화’에 관심을 갖고 가계 재정을 비롯한 ‘장수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닐 커틀러 박사는 현재 미국금융노년전문가협회 회장과 영화제작협회인 ‘모션픽쳐’의 은퇴연구소 소장을 겸임하고 있고, 남가주대 교수로 시니어비즈니스에 대해 강의하면서 미국에서 금융노년학에 대한 교육과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대표적 노년전문가다.

닐 커틀러 박사는 “미국의 경우 50세를 기준, 1900년엔 1명의 부모가 생존해 있는 비율이 39%, 부모 모두 생존한 비율은 4%였지만, 이는 1990년 각각 80%와 27%로 늘어났다”며 “이 같은 변화는 전혀 새로운 ‘시니어 샌드위치 세대’의 등장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샌드위치 세대’는 자녀를 돌보면서 60대의 부모를 부양하는 40대를 지칭했지만 기대수명의 증가로 인해 이들의 연령이 60세까지 확대됐다는 것. 즉, 25세 이하의 자녀와 75세 이상의 부모의 부양을 동시에 책임지고 있는 50~60대 베이비부머들이 증가하면서 이들을 중심으로 한 가족의 고령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개인의 생애주기는 크게 유아기 및 교육의 단계, 자산축적의 단계, 자산소비의 단계로 봤을 때 1930년대는 약 20세까지 교육을 받고 40년 정도를 일하면서 자산을 모으고, 이후 짧은 소비 단계를 거쳤다”며 “그러나 2000년대에는 교육에 투자하는 시간이 30대까지 길어지면서 자산축적의 단계는 60세까지 30년 정도로 짧아진 반면, 기대수명의 증가로 100세까지 소비의 단계가 훨씬 더 늘어나는 중요한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변화는 앞으로도 지속돼 2030년에는 30세부터 70~75세 정도까지 자산축적의 단계를 겪고 이후 100세 이상으로 자산소비의 단계가 늘어난다는 것이 닐 커틀러 박사의 견해다. 그는 “100세 시대에 대비한 새로운 ‘장수계획’이 필요하다”며 “특히 여성의 경우 평균임금이 낮고 공적연금 혜택을 적게 받으면서 남성보다 더 오래살기 때문에 장수계획을 더욱 면밀히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닐 커틀러 박사는 “이처럼 인생 100세 시대의 장수계획을 비롯한 ‘나이듦’에 대한 복합적 연구가 노년학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노년학은 단순히 노인을 다루는 학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그는 “노년학은 사회를 단위로 하는 고령화와 개인적 차원의 고령화, 가족의 고령화, 세대간 고령화 등 4가지 종류의 고령화를 주로 연구한다”며 “지금까지 사회와 개인의 고령화에 주목했다면 앞으로는 가족의 고령화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이것이 금융노년학의 주된 관심사”라고 설명했다.

한편, 닐 커틀러 박사의 강연에 이어 퓨처모자이크연구소 한주형 소장이 미국에서 노인들의 권익 보호와 시니어 비즈니스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는 미국은퇴자협회(AARP)의 한국적 모델 적용의 필요성과 방향성을 제시하고 한국 베이비부머들의 인생이모작에 도움이 될 만한 다양한 시니어비즈니스와 창업 사례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글=장한형 기자 / 사진=임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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