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제1가나안농군학교 ‘노인지도자과정’ 현장취재기
“노인회·경로당 활성화 이끌어 노인이 행복한 나라 만들자”
대한노인회·제1가나안농군학교 ‘노인지도자과정’ 현장취재기
“노인회·경로당 활성화 이끌어 노인이 행복한 나라 만들자”
  • 이다솜 기자
  • 승인 2012.09.21 14:32
  • 호수 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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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와 제1가나안농군학교는 9월 17~18일 1박 2일 동안 경기 하남시 제1가나안농군학교에서 전국 대한노인회 시군구지회장, 읍면동분회장, 경로부장, 경로당 회장 등 어르신 95명이 참가한 가운데 ‘제3기 노인지도자과정’을 실시했다. 이번 ‘노인지도자과정’은 9월 12~13일 어르신 98명이 참가했던 교육을 시작으로 진행된 세 번째 교육이며, 노인의 의식개혁, 전통수호, 경로당 활성화, 심신 건강증진 등 다양한 주제로 진행됐다. 교육에 참가한 어르신들은 “전국의 노인지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노인, 더 나아가 국가와 사회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강의가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으로 구성됐으면 한다는 아쉬움도 나타냈다. 제1가나안농군학교에서 만난 전국 노인지도자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 노인지도자들이 분임토의 발표자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 이날 어르신들은 시종일관 진지하고 열정적인 자세로 교육에 임했다.사진=임근재 기자

9월 18일, 따뜻한 가을볕이 내리쬐는 오전 7시, 경기 하남시에 위치한 제1가나안농군학교를 찾았다. ‘노인지도자교육 과정’을 수료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인 어르신 95명은 이미 오전 5시쯤 일어나 둘째 날의 첫 일정으로, 경희대학교 조문기 강사의 ‘운동과 건강’ 강의를 수강하고 있었다. 어르신들은 강사의 안내에 따라,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 동작을 따라하는 등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했다.
이번에 제3기를 맞은 ‘노인지도자과정’은, 대한노인회가 최근 계획하고 있는 주요 경로당 시책을 일선 노인지도자들에게 효율적으로 전달하고, 경로당 회장 등 노인지도자의 역할과 시대적 사명에 대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기 위해 마련됐다.

교육에 참가한 어르신들은 각 지역의 지회장 및 분회장, 경로부장, 경로당 회장 등으로, 일선에서 노인의 권익신장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 지도자들로 구성됐다. 특히 어르신들은 이번 교육 참가를 자발적으로 결정, 배움을 통해 노인사회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열의를 보였다.

‘노인지도자과정’은, 올해 6월 22~23일 노인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 진행한 ‘대한행복사관학교 제1기 행복전도사교육’과 더불어 국내에서는 최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전국 단위 노인평생교육 프로그램이다. 전국에 흩어져 있던 어르신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배우고 토론하는 ‘노인지도자과정’이 선구적이며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짝’이는 어르신들 눈빛,
진지한 태도로 토의·발표 참여

이날 오전 7시 20분부터 어르신들의 분임토의 발표가 진행됐다. 발표 내용은, 어르신들이 교육 첫째 날 저녁, 5개조로 나뉘어 대한노인회 및 경로당 활성화 등 다양한 주제로 토론한 결과물이다.

대한노인회의 한 관계자는 “분임 토의 및 발표는, 각 지역 연합회 및 지회 산하 분회-경로당 등 현장에서 실제로 노인사회를 이끌어가는 노인지도자들이 느끼는 문제점과 대안을 논의한 것으로, 조금 더 현실에 가까이 다가서 있는 논의라는 점에서 귀중한 의의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제1분임 발표자로 나선 강원도연합회 김정예 경로부장은 노인의 여가활동 증진 방안을 주제로 문제점 및 개선점에 대해 토의한 내용을 발표했다.

김 부장은 “분임 구성원 중 상당수는 경로부장들이어서 경로당에서의 여가활동을 어떻게 증진시킬지, 주로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입장에서 논의했다”며 “문제점은 각 지역마다 경로당의 특성이 너무 다르다는 것이다. 도시 및 농어촌 등 지역에 따라 요구사항이 달라 프로그램 공급 시 어려움을 겪는 문제점이 지적됐다”고 말했다. 또, “농어촌의 경우, 경로당에 모이는 어르신들의 수가 적어 강사를 투입해도 효과가 크지 않고 어르신들이 대체로 배우고자 하는 욕구가 아직은 적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 개선점으로 어르신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공원 등 경로당 밖의 시설을 적극 이용하는 방법, 수지침 교육 등 건강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방안 등이 제시됐다.

김 부장은 또, “각 경로당마다 봉사활동을 잘한다거나 다른 어르신들을 교육할 수 있는 자원을 갖추고 있다면 품앗이 형식으로 이를 교환해도 좋을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고 말했다.

제2분임 발표자 김완식 고성군지회장은 분임 구성원들과 건강증진활동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결과를 발표했다. 김완식 지회장은 “일부 어르신들은 국가가 시행하는 건강검진을 받는 것조차 귀찮아하는 경향이 있으며, 특히 MRI 등 거액이 지출되는 검사에는 경제적인 부담을 느낀다”며 “이장 및 통장들이 약품에 관한 설명 및 홍보 등이 부족해 오남용이 발생하고 있으며 노인에 알맞은 건강프로그램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건소의 노인질병 진료촉진 및 약품 홍보, 경로당 중심의 건강검진 독려, 대한노인회 및 노인 관련 단체의 노인건강 프로그램 개발 등을 제시했다.

제3분임 발표자 한종률 세종시지회 노인대학장은 경로당 회원배가운동에 대해 논의한 내용을 설명했다. 결론은 기존 회원들이 비회원 어르신들께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봉사할 마음을 갖느냐에 따라 회원의 배가 정도가 결정될 수 있다는 것.

한종률 학장은 “일부 경로당에서는 아직도 5만~10만원 이상의 높은 회비를 요구해 신입회원이 들어오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병폐가 사라져야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경로당을 찾는 어르신 대부분이 70세 이상인 만큼, 식사 및 청소를 도울만한 젊은 인력을 경로당에 배치한다면, 특히 남성회원들이 증가할 것”이라며 “이는 동시에 일자리 창출 효과도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회장단 구성시 전체 주민의 의견을 반영해 민주적으로 선출하되, 경로당 지원비를 적재적소에 쓰고 어르신들의 화합을 이끌 사람을 뽑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4분임 발표자 지상영 제천시지회 감사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정부, 지자체 및 대한노인회 중앙회는 그라운드골프, 게이트볼 등 어르신들의 운동증진 프로그램을 충분히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5분임 발표자 최종기 고성군지회 감사는 경로당 활성화가 필요한 이유를 먼저 제시했다. 경로당이 대한노인회의 뿌리가 되는 조직인 만큼, 노인의 권익신장을 위해 반드시 경로당이 활성화 돼야 한다고 결론을 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경로당 회장을 적절히 예우해 열심히 일하도록 독려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경로당에 가도 별 것 없더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내세웠다. 이를 위해서는 역시 충분한 재정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밖에도 어르신들은 “건강하기 위해서는 운동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것이 중요하다”며 “꾸준히 걷고, 장기를 두거나 친구와 담소를 나누는 등 쾌활하게 웃고 즐기는 생활을 통해 건강을 지키자”는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국내 최초 노인집단교육…
구체적·현실적 강의 이뤄져야

어르신들의 진지한 참여 속에서 진행된 분임토의 발표 직후 쉬는 시간. 어르신들 곁으로 다가가 ‘노인지도자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소감과 개선점을 물었다. ‘노인지도자과정’에 대한 참여자들의 솔직한 생각이 궁금했다.

경북연합회 이광우 경로부장은 “한번쯤은 참가해볼 만한 교육인 것 같다. 교육을 받는 내내 40여년 전 새마을 운동 시절을 여러 번 회상하게 됐다”며 “왜냐하면 예절, 근검절약 정신 등을 배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충남 서천군지회 김준철 부회장은 대한노인회의 대표적인 슬로건인 ‘사회를 책임지는 노인상’에 공감,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인지도자과정’에 참가했다. 김준철 부회장은 “다양한 강사들의 강의를 들을 수 있어 유익했고, 이번 교육을 통해 더욱 책임감 있는 어른이 돼야겠다는 동기 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이번 교육을 통해 노인지도자로서 갖춰야할 역량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의지를 굳건히 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으로는, 더욱 발전적인 교육을 위한 개선점도 들을 수 있었다.
정병규 함평군지회장은 “‘일하기 싫으면 먹지도 마라’는 등 노인들의 의식을 올바르게 인도한 것은 만족스러웠다”면서도 “경로당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는데, 몇 시간만으로는 실효성 있는 방안을 생각하기가 쉽지 않았다. 즉, 보다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기에는 시간이 무척 부족하다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경북 영양군지회 손준원 노인대학장도 교육내용이 노인들에게 보다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것으로 구성됐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손 학장은 “효와 예절을 강조하는 강의가 많았는데, 이는 노인보다 젊은 세대에게 더욱 필요한 교육이라고 생각한다”며 “노인들은 젊은 시절 부모에게 효를 다했고, 이제는 더 이상 효를 실천할 대상이 없다. 그렇다고 우리 노인들이 젊은이들에게 훈계하듯 ‘노인을 대접하라’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그는 “효와 예절보다는 실질적으로 노인들이 젊은세대에게 무엇을 가르칠 수 있는지, 그런 교육이 이뤄졌다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 군산시지회 산하 나운2동 현대3차경로당 김은중 회장은 “경로당에 대해 이론적으로 접근하는 것과 직접 운영하는 것에는 많은 괴리가 있다”며 “경로당을 운영하다보면 사실상 재정적인 부담으로 인한 어려움이 가장 크다. 따라서 실질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노인지도자과정’의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교육 내용은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도의적·윤리적 가치가 덜 중요하기 때문이 아니라, 노인지도자로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모인 만큼 현실에서 활용가능한 현실적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요구다. 한 참가자는 “이번 경우처럼 전국 곳곳에서 100명에 이르는 노인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가 어려운 만큼, 자리가 마련됐을 때 더욱 유익한 내용을 교육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다솜 기자 soyo@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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