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성생활, 노후 행복·활력의 근원
…“이것만은 알아두세요”
건강한 성생활, 노후 행복·활력의 근원
…“이것만은 알아두세요”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2.10.26 16:24
  • 호수 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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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전통적으로 노인의 성문화를 터부시하는 경향이 있다. 유교사상의 영향으로 ‘성’(性)은 지극히 은밀하고 개인적인 욕구와 행위로 인식돼 왔다. 이 같은 문화 속에서 현 노년세대는 과거 성에 관한 공식적인 교육을 거의 받지 못한 세대다. 그러나 최근 건강수명의 증가로 인간 본연의 권리와 욕구인 성생활을 지속하는 노인이 크게 늘면서 잘못된 성지식에 의한 부작용이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급증하는 황혼이혼이나 노인 성병감염 및 성범죄, 무분별한 성기능개선제 사용 등도 성생활에 대한 올바른 지식 부족과 교육의 부재에서 비롯되는 문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노인의 성이 긍정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신체 건강한 노인이 늘면서 노년기 성생활을 노후의 행복과 활력의 요소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백세시대은 노년기 성생활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올바른 성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노인 성생활 실태 △변화된 성욕, 갱년기 신체변화 △성병의 종류와 대처법 △올바른 피임법 등을 소개한다.


▲ 지난 2002년 개봉된 영화 ‘죽어도 좋아’ 포스터. 이 영화는 70대 노인들의 성과 사랑을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표현해 노년기 성생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얼마나 많은 노인들이 성생활을 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60세 이상 노인 10명 중 6명 이상이 성생활을 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지방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노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2.4% (312명)가 성생활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성별로는 남성 노인이 69.8%로 여성 노인(39.8%)보다 많았다.

성생활을 하는 노인 중 발기부전 치료제를 구매한 노인은 36.9%에 달했다. ‘비아그라를 샀다’는 응답이 전체의 61.9%에 달했다.

그러나 병원 처방 후 약국에서 정품을 구입한 경우는 44.3%(51명)에 불과했다. 비아그라 구매 노인들의 절반(50.5%)은 성인용품점, 노점판매상, 전단을 통해 무허가 제품을 구매했다. 이에 따라 발기부전치료제를 복용한 노인 중 67.0%는 혈압상승, 안면홍조, 안구충혈 등의 부작용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들은 성병이나 성매매에도 취약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성생활을 하는 노인 중 절반에 가까운 46.5%(145명)가 성매매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런 음성적 방식의 성욕구 해소는 성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성생활을 하는 노인 중 32.1%(100명)는 성병 감염 경험이 있었다. 감염된 성병의 종류는 임질이 17%로 가장 많았고, 요도염(질염·13.8%), 매독(6.4%) 순이었으며 성병의 종류를 알지 못하는 경우도 37.2%나 됐다.

▲변화된 신체특징 아는 것이 우선
건강한 성생활을 위해서는 먼저 우리 몸의 변화를 인식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40~50대 이후에는 갱년기를 겪으면서 노화가 시작된다. 갱년기는 호르몬 변화로 급격한 신체변화를 겪게 되는 때를 말한다.

평균적으로 여성은 45~55세, 남성은 이보다 4~5년 늦게 찾아온다. 이 때 성적 위축이나 자신감이 결여되기 쉬운데 이를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여성은 갱년기가 되면 생식에 관련된 일련의 과정들이 퇴색되는 ‘폐경’을 경험한다.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estrogen)과 프로게스테론(progestron)이 저하되면서 출산 능력을 잃게 되는 것이다.

여성들은 이런 신체 변화를 단시간에 경험하기 때문에 갱년기 이후에 신체적·정신적으로 큰 혼란을 겪게 된다. 이후 폐경이 되면 △만성적인 여성호르몬 결핍으로 인해 비뇨생식기계의 위축에 따른 증상(질 건조감, 성교통, 반복적인 질 감염과 요로계 감염으로 인한 질염, 방광염, 배뇨통, 급뇨) △정신적 불안정(집중장애 및 단기 기억장애, 불안과 신경과민, 기억력 감소, 성욕 감퇴) △피부·관절계 변화(피부 건조와 위축, 근육통, 관절통) △골다공증 진행으로 인한 골절의 증가 등이 발생한다. 특히, 질 건조증과 성교통은 부부관계를 기피하게 하고 성욕저하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남성은 여성과 달리 고령이라 할지라도 생식능력이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남성 호르몬의 감소가 여성과는 달리 서서히 일어나고 개인차가 심하기 때문에 이를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주요 증상은 뇌와 고환 기능의 저하, 노화나 잘못된 생활 습관(음주, 흡연, 비만)에 의한 남성호르몬 분비의 감소, 고혈압·당뇨·호흡기질환 등의 노인성 질환의 발병률 증가 등이다.

특히 남성의 갱년기 이후 증상은 ‘고개 숙인 남자’로 표현될 만큼 성생활과 관련된 부분이 많다. 성욕감퇴, 성 관계 횟수 감소, 발기부전, 집중력 저하, 자신감 상실, 원인 모를 무력감, 체형의 변화, 체모 감소, 근력저하 등이 대표적이다.

▲성병예방 위해선 콘돔 사용해야
노년기 신체적 특징을 파악한 후 건전한 성생활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우선 잘못된 성생활을 통해 발생되는 성병의 종류와 부작용에 대해 바로 알 필요가 있다.

충격적인 사실은 성생활을 하고 있는 노인 중 32%(인구보건복지협회 조사, 최근 3년 통계)가 성병에 감염된 경험이 있다는 것.

성병 감염의 대상은 ‘성매매 대상’ (36.9%)이 가장 많았고, 이어 ‘이성친구’(20.2%), ‘배우자’(14.3%) 등의 순이었다. 배우자 이외의 상대와의 성적 접촉으로 인해 성병에 감염되는 경우가 85.7%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감염된 성병의 종류는 ‘임질’(17%)이 가장 많았고 그밖에 ‘요도염(질염)’ (13.8%), ‘매독’(6.4%), ‘성기단순포진’ (5.2%)의 순이었다. 성병의 종류를 알지 못하는 경우도 37.2%에 달했다.

성병의 주요 원인은 콘돔과 같은 피임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직업여성’과 맺은 성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 성매매 경험이 있는 노인들이 자주 찾는 성매매 장소는 ‘숙박업소’(55%)였다. 이어 ‘가정집’(19.3%), ‘기타’(11%), ‘안마시술소’ (8.3%), ‘이발관’(3.7%), ‘집장촌’(2.8%) 순으로 나타났다. 성매매 시에 콘돔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노인은 무려 70%에 달했다.

무엇보다 성병은 전염병이므로 질병에 걸리면 철저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성병에 걸린 환자의 경우 수치심은 물론 검사에 대한 심리적 부담 등으로 전문치료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약국이나 민간요법 등으로는 성병의 원인균을 찾아 적절한 치료가 어렵고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약으로는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키움남성비뇨기과 강석찬 원장은 “성병은 얼마든지 예방이 가능하다. 남성의 경우 콘돔 사용을 생활화하고 여성은 질정 피임제등을 통해 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수 있다”며 “정기적인 교육과 상담으로 잘못된 성(性) 의식을 바로 잡고, 발병한 경우 즉시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통해 다른 감염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콘돔 사용법 제대로 숙지해야
노년층이 사용하는 피임도구는 피임 본래의 목적보다 성병예방을 위한 경우가 많다. 성병예방을 위한 피임도구를 사용하기 전, 남성과 여성 중 누가 피임도구를 사용할 것인지 정하는 것이 우선이다.
대체로 남성이 콘돔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다. 콘돔은 고무 알레르기가 없는 한, 부작용 없이 성감을 최대한 살리면서 가장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콘돔은 가장 대중적인 피임법이면서 성병 예방을 위해서도 반드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비용도 저렴하다. 일반 약국에서 의사처방전 없이도 3000~8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약국 이용이 꺼려진다면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할 수 있다.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면 더욱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제품을 선택해 구입할 수 있다. 구매한 제품은 보통 택배를 통해 배달되는데, 대부분 겉포장에 콘돔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표기하지 않기 때문에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

콘돔을 사용하기 전에 동봉된 제품설명서를 꼼꼼히 읽어 숙지한다. 시중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콘돔은 모양과 재질의 차이는 있더라도 사용법은 동일하다. 우선, 콘돔 끝 부분의 돌출 부위에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살짝 누른 상태에서 착용해야 한다. 돌출부위에 공기가 들어갈 경우 성행위 도중 찢어질 수가 있기 때문이다. 콘돔은 끝까지 완전하게 착용해야 한다.

최근에는 여성이 사용하는 콘돔도 권장된다. ‘여성’(female)을 뜻하는 영어단어와 ‘콘돔’을 합성해 ‘페미돔’(femidom)이라고 부른다. 콘돔보다 훨씬 크며, 여성의 질내에 삽입해 사용한다.

성병예방과 피임효과가 콘돔보다 훨씬 뛰어나지만, 콘돔에 비해 값이 비싸고 사용이 불편하기 때문에 대중화되지는 못했다. 국내에서는 구하기도 힘들어 일반적으로 페미돔보다는 콘돔을 사용하는 실정이다.

보통 폐경기 이후의 여성들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분비 감소로 인해 질내의 액체가 현저히 줄어드는 ‘질건조증’을 경험하게 된다. 산성인 질액은 외부에서 침입하는 세균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질건조증은 질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 상태에서 콘돔을 사용하지 않고 성행위를 할 경우 성병에 노출되기 쉽다. 또, 성관계시 질액이 원활히 분비되지 않아 성교통을 유발하기도 한다.

질건조증이 심할 경우 산부인과·비뇨기과 등을 찾아 전문의의 상담과 처방을 통해 적절한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병적 증세가 아니라면 올바른 식습관과 운동을 통해 완화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라도 질건조증에 의해 성교통이 유발된다면 성관계시 시중에서 판매되는 질윤활제를 사용할 수 있다.

질윤활제는 일반 화장품 형식의 젤을 비롯해 주사기 형태의 주입식 등 다양한 성분과 형태로 시판되고 있다. 질윤활제는 여성의 생식기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인터넷 쇼핑몰보다는 약국에서 약사가 추천하는 일반의약품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 손쉬운 뒤처리를 위해 수용성 성분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안종호 기자 joy@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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