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 점착력 강해 피부질환 피해 급증
파스, 점착력 강해 피부질환 피해 급증
  • 장한형 편집국장
  • 승인 2012.11.09 17:20
  • 호수 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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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원 “점착력 상한선 마련·약사 복약지도 강화해야”

 강모(74) 어르신은 최근 허리 통증을 참다못해 약국에서 붙이는 소염진통제 ‘파스’를 구입해 붙였다. 강 어르신은 하루가 지나 새 것을 붙이려고 파스를 떼려다 너무 강력한 접착력 탓에 살갗이 벗겨지는 상처를 입고 말았다. 강 어르신은 “허리 통증을 손쉽게 고치려다 피부과 진료까지 받아야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파스를 잘못 사용하면 혹 떼려다 되레 혹 붙이는 꼴이 되기 십상이다. 강 어르신처럼 근육통 및 관절통 등으로 인해 파스를 즐겨 사용하는 어르신들이 심각한 부작용에 노출되고 있어 약품의 품질개선은 물론, 사용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11월 8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근육통 등에 사용하는 파스 제품의 점착력이 지나치게 높아 피부 표피박탈(벗겨짐) 등의 부작용 사례가 빈발하고 있으나 안전기준이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www.kca.go.kr)이 지난 200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에 접수된 168건의 파스 관련 위해사례와 시험검사를 분석한 결과다.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에 접수된 파스 부작용 관련 위해 정보는 2009년 38건, 2010년 37건, 2011년 60건에 이어 올해 상반기만 33건으로 매년 증가세다.

부작용을 유발한 제품의 형태는 붙이는 제품이 159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스프레이형 8건, 외용액형(물파스) 1건의 순이었다.
파스로 인한 주요 부작용 증세는 피부 표피박탈(57건, 33.9%), 화상(40건, 23.8%), 발진(22건, 13.1%), 물집(19건, 11.3%), 피부염 및 통증(17건, 10.1%), 착색·변색(14건, 8.3%), 가려움(14건, 8.3%) 등 피부질환과 관련된 것이었다.

파스로 인한 부작용은 개인의 피부형태 등 복합적 발생요인을 갖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크게 화학적 자극에 의한 화상·피부발진과 점착력 등 물리적 자극으로 인한 표피박탈로 구분됐다.

현행 식품의약품안전청 고시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및 ‘대한약전외의약품 등 기준’에 따르면 파스 점착력의 최저기준만 명시하고 있다.

반면, 소비자원이 시중에 유통 중인 파스 20개 제품을 대상으로 점착력을 시험 검사한 결과 점착력이 허가기준 대비 1.2배에서 15.8배로 높게 나타나 피부 표피박탈·화상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했다. 따라서, 파스로 인한 소비자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점착력 상한기준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또, 조사대상 20개 중 12개 제품은 글자색이나 배경을 달리해 소비자가 쉽게 식별할 수 있는 ‘안전한 사용방법’을 기재했으나 8개 제품은 사용상 일반적 주의사항 이외에 별도의 ‘안전한 사용방법’을 표기하지 않고 있거나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약국에서 파스를 판매할 때 주의사항을 설명할 인력이 부족한 데다 복약지도를 받아야 한다는 환자의 인식도 부족, 약사법이 규정한 충분한 복약지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제품의 용도와 교체시기 등을 정확히 알지 못해 부작용을 겪는 사례도 빈번하다.

소비자원은 “파스를 용도에 맞게 사용, 부작용을 줄여 나가기 위해서는 약사를 통한 복약지도가 선행돼야 하므로 복약지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교육 확대가 시급하다”며 “현실적으로 약사가 복약방법을 구두로 전부 설명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복약지도문을 적극 활용하거나 ‘복약 시 주의사항’ 정보를 라벨 등의 방법으로 제품 포장 위에 부착해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스 사용시 주의사항

▲파스는 제품에 따라 용도가 다르므로 반드시 약사와 상의한 후 증상에 맞는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
▲타박상과 같은 일시적인 염증 부위는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냉감을 주는 파스를 사용하고, 허리통증이나 어깨가 결리는 등의 만성적 증상에는 열감을 주는 파스를 사용해 혈관을 확장하고 혈류를 개선해야 한다.
▲사용한 파스는 적당한 시기에 교체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1일 1회 또는 2일 1회 정도의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교체하면 된다. 목욕이나 온찜질 직전 또는 직후에는 사용을 삼가고, 특히 열감을 주는 파스는 목욕하기 전에 미리 뗀다.
▲통증이 있는 부위에 부착하되 손상된 피부와 점막, 피부질환이 있는 부위는 되도록 피한다.
▲파스 부착 후 부작용이 발생하면 즉시 사용을 중단하고 의료진을 통해 적절한 조치를 받아야 한다.


장한형 기자 janga@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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