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 애환 서린 아리랑,
그 고개로 넘어가는 여행
한민족 애환 서린 아리랑,
그 고개로 넘어가는 여행
  • 이다솜 기자
  • 승인 2012.11.16 14:11
  • 호수 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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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대표적인 전통민요 ‘아리랑’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될 것으로 보인다. 11월 5일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 산하 심사소위원회인 심사보조기구가 ‘등재권고’판정을 했기 때문이다. 심사보조기구는 각 나라의 신청유산의 평가결과를 ‘등재’ ‘정보보완’ ‘등재불가’로 구분해 무형유산위원회에 권고한다. 아리랑의 등재 여부는 오는 12월 3~7일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개최되는 제7차 무형유산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하지만 문화재청은 지금까지 등재권고 결정이 뒤집힌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등재를 확신하고 있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온 민요 아리랑이 세계문화유산이 되는 것이다. 한민족의 애환이 서린 아리랑. 아리랑이 살아 숨 쉬는 전국 주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본다. 정리=이다솜 기자 / 도움말·사진=한국관광공사

▲ 강원 정선. 병방치 전망대에서 바라본 동강의 비경.
정선아리랑, 그 유장하고 애절한 소리를 찾아서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정선아리랑은 산간 지역인 정선의 자연과 정서를 쏙 빼닮았다. 빠르고 경쾌한 밀양아리랑이나 구성지고 유려한 진도아리랑과 달리 가락이 단조롭고 유장하며, 가사는 구슬프고 애절하다. 현재 채록돼 전해지는 정선아리랑 가사 3000여 수에는 첩첩이 빼곡한 산자락, 산과 산 사이로 꺾이고 휘어 흐르는 강물, 지형적 고립성, 산골 생활의 고단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잃지 않는 삶에 대한 낙천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리랑을 찾아가는 여행지로는 정선아리랑의 발상지인 거칠현동, 애정편의 무대 아우라지, 정선아리랑전수관, 아리랑극 공연장 등 어디라도 좋다. 다만, 가장 먼저 고갯길에 올라 정선 땅을 한번 조망해 보자. ‘반점재’ ‘새비재’ ‘병방치’ 등은 정선 땅의 생김새를 볼 수 있는 고개 중 비교적 접근하기 쉽다. 이용객이 줄어 사라질 위기에 처한 기차역을 향토 자료관으로 만든 기록사랑마을전시관(옛 함백역)과 억새전시관(옛 별어곡역)도 함께 둘러볼 만하다.
문의:정선군청 관광문화과 033-560-2363

▲ 전남 진도. 진도의 토요민속여행에서 선보이는 진도아리랑.
진도아리랑, 섬마을에 울려 퍼지는 구성진 가락
전남 진도군 진도읍

진도아리랑은 정선아리랑, 밀양아리랑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아리랑으로 꼽힌다. 진도아리랑의 특징은 구슬픈 가락에 담긴 흥겨움에 있다. 고된 삶을 노래하면서도 내일의 희망을 잃지 않는 가사가 그렇고, 세마치장단으로 시작해 중모리나 중중모리로 바뀌어가는 장단은 어깨춤이 날 만큼 흥겹다. 특히 후렴구에 나오는 흥타령 계열의 콧소리는 리듬을 한결 경쾌하게 끌고 간다. 진도 사람들에게 아리랑은 일상이다. 슬플 때는 슬픔을 잊기 위해, 기쁠 때는 기쁨을 나누기 위해 아리랑을 불렀다. 어머니의 어머니, 그 어머니의 어머니 때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온 아리랑은 그렇게 섬마을 사람들의 가슴속에 자리 잡았다.
문의:진도군청 관광문화과 061-540-3045

▲ 경북 문경. 문경새재길의 아리랑비.
문경새재아리랑, 고갯마루 넘으며 흥얼거리는 민요 가락
경북 문경시 문경읍 상초리

문경새재아리랑은 아리랑 곡조를 흥얼거리며 실제로 새재 고갯길을 넘을 수 있어 더욱 신명이 난다. 문경새재 고갯마루를 오르다 보면 제2관문인 ‘조곡관’ 너머 아리랑 가락이 구성지게 흘러나오는 문경새재 아리랑비가 있다. ‘문경새재 물박달나무 / 홍두깨 방망이로 다 나간다 / …중략… / 문경새재 넘어갈 제 / 굽이야 굽이야 눈물이 난다.’ 문경새재는 예부터 민초와 과거 보러 가는 선비들이 넘나들던 애환이 서린 ‘아리랑’ 고개였지만, 최근에는 외지인들이 즐겨 찾는 걷기 좋은 흙길로 사랑받고 있다. 11월에 접어들면 문경새재길은 오래된 성문과 계곡이 어우러져 만추의 아름다운 풍취를 뽐낸다. 고갯길에는 아리랑의 숨결 외에도 ‘조령원터’ ‘교귀정’ 등 옛길의 사연이 담긴 볼거리가 가득하다. 문경시는 문경새재아리랑의 전승과 보급을 위해 2008년부터 문경새재아리랑제도 열고 있다.
문의:문경시청 관광진흥과 054-550-6392

▲ 경남 밀양. 영남루와 밀양읍성.
밀양아리랑, 밀양 사람들의 삶이 담긴 노래
경남 밀양시 중앙로

‘아랑 전설’에서 만들어진 노래라는 것이 정설처럼 굳어진 밀양아리랑은 너른 들에서 일하는 고단함을 달래주던 농요다. 이는 밀양에 전해지는 민요가 아닌 소리 아리랑이 ‘감내게줄당기기’(경남무형문화재 7호)의 앞소리로 부르는 노래이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줄다리기에 앞서 흥을 돋우고 마음을 모으기 위해 ‘아리 당다쿵, 스리 당다쿵 아라리가 났네’를 부른다. 이 흥겨운 노랫가락은 광복군의 군가로도 사용됐다. 만주로 이주해 독립운동을 하던 밀양 사람들의 아리랑에 가사만 바꿔 부른 광복군아리랑이다. 100여 수나 되는 밀양아리랑의 일부를 밀양시립박물관 아리랑 코너에서 만날 수 있다. 영남루 옆에 세워진 밀양아리랑 시비와 아랑 전설의 중심지 아랑사도 구경해 보자. 깊은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영남알프스 얼음골 케이블카와 도예 체험을 할 수 있는 ‘청봉요’도 밀양의 가을 여행지다.
문의:밀양시청 문화관광과 055-359-5644

▲ 경기 과천. 경기소리전수관 야경.
경기아리랑, 지구촌을 사로잡은 한국민요
경기도 과천시 문원로

예부터 우리 민족의 정서를 대표하는 민요 아리랑은 민족 화합이나 동질성을 표현할 때 가장 많이 불린다. 이제 아리랑은 우리 민족에서 더 나아가 지구촌 주민을 사로잡고 있는 중이다. 경기아리랑(혹은 서울아리랑)은 일제강점기에 나운규의 영화 ‘아리랑’을 계기로 한민족의 애창곡이 됐다. 영화의 제목이자 주제가였던 민요 아리랑은 식민지 시대를 사는 백성들에게 민족혼과 독립정신을 불어넣는 계기를 마련했다. 외국인에게 잘 알려진 아리랑도 이 곡조가 근본을 이룬다. 이후 우리 민족은 아리랑을 부르며 희로애락을 나눴다. 이제는 아리랑하면 한국을 떠올리는 외국인들도 늘고 있다. 과천시의 경기소리전수관에서는 경기소리 중 하나로 아리랑을 지도한다.
문의:과천시청 문화체육과 02-3677-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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