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운전자, 실제로 위험상황 대처 늦다”
“고령운전자, 실제로 위험상황 대처 늦다”
  • 장한형 편집국장
  • 승인 2012.12.14 15:49
  • 호수 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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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란 사실 부정, 운전능력저하도 망각… 제도적 보완책 필요

 고령운전자는 실제로 위험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고령의 운전자는 스스로 고령자란 사실을 부정하기 때문에 운전능력이 저하된 사실도 깨닫지 못해 사고위험에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도로교통공단 교통과학연구원이 12월 13일 오후 공단 소강당에서 개최한 제15회 교통과학연구발표회에서 나왔다.

발표회에서는 ‘어린이 및 고령자 교통안전 대책’을 주제로 총 5개의 주제발표에 이어 고승영 대한교통학회장의 사회로 각 분야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는 토론의 시간도 가졌다.

도로교통공단 교통과학정책실 강수철 박사는 ‘고령운전자 특성분석 및 사고예방 대책’에 대한 발표에서 우리나라 고령운전자의 운전특성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관심을 끌었다.

강 박사는 “최근 10년간 전체 교통사고 및 사망자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는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원인과 관련, 고령운전자의 문제부터 외부적 요인까지 다양한 주장이 상존하지만 고령자의 신체능력이 저하된다는 점은 인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에서 고령운전자의 신체적 능력 감소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운전정밀적성검사와 운전 시뮬레이터 실험을 실시했다.

운전정밀적성검사 결과, 고령자(65세 이상)일수록 속도를 더 늦게 예측하고 일관성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물 회피나 선택반응 검사에서도 반응시간이 늦고 오류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령운전자가 사고나 지체를 유발할 원인이 높다는 뜻이다.

또, 실제 운전상황과 유사한 운전상태를 구현하는 운전 시뮬레이터 실험에서도 고령운전자들은 평균 주행속도는 비고령운전자에 비해 낮은데도 돌발상황에 대한 반응시간이 늦어 위험상황 발생시 대처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및 6대 도시 약 7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운전자 의식조사 결과, 65세 이상 고령자 184명 중에서 자신을 고령자가 아니라고 인식하는 사람의 빈도가 57.1%로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65~69세 고령자는 자신을 고령자로 인정하지 않는 비율이 91.4%에 달했다.

이는 신체적 능력이 저하되기 시작하는 연령대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고령운전자로 인정하지 않는 운전자가 많다는 말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통안전 교육프로그램이나 제도를 통해 고령운전자의 특성을 알려주고 스스로 안전운전을 하게 함으로써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진 외국의 경우 고령운전자의 운전면허 갱신 시기를 단축하거나 교통안전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다양한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고령운전자 관련 법규 및 제도가 매우 미흡한 상황이다.
장한형 기자 janga@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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