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스마트 시니어시대’ 성큼
어르신 정보화 교육 확대 절실
새해 ‘스마트 시니어시대’ 성큼
어르신 정보화 교육 확대 절실
  • 이다솜 기자
  • 승인 2012.12.28 14:09
  • 호수 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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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스마트 시대’라고 할 만큼 스마트폰을 비롯한 스마트기기는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 하지만 기기를 다루는 것에 능숙하지 않고 접근 기회가 낮은 어르신들은 젊은이들의‘스마트한 생활’과는 점점 더 멀어져 소외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12월 26일 건국대학교에서 열린 ‘제1회 스마트 시니어 페스티벌’이 유난히 더 반갑고 눈길을 끄는 것도 그 때문이다. 어르신들이 스마트기기 사용 실력을 겨루는 이번 페스티벌은 시니어의 스마트기기 사용과 이를 통한 세대 간 소통을 장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실제로 페스티벌에 참여했더니 능숙하게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어르신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페스티벌을 가까이서 들여다보고, 행사에 참가한 어르신들을 직접 만나 스마트기기 사용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한 어르신이 태블릿PC로 정답을 찾고 있다.
▲ 스마트폰을 검색하며 즐거워하고 있는 참가자.
방송통신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 주관한 ‘제1회 스마트 시니어 페스티벌’이 12월 26일 건국대학교 새천년기념관에서 개최됐다. 이번 페스티벌은 어르신들의 스마트 기기 사용을 장려하고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55세 이상 시니어와 가족 등 200여명이 참가했다.

개그맨 이동엽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스마트 미디어 우수사례 공모전 시상식과 ‘내가 검색왕’ ‘내가 문자왕’ 등이 펼쳐진 경진대회 1부, 축하공연, ‘도전 스마트 실버벨’ 등이 열린 경진대회 2부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본격적인 행사 시작에 앞서 이번 페스티벌을 주관한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의 양유석 원장은 축사를 통해 참가자들에게 대회의 취지와 감사하는 마음을 전했다.

양 원장은 “이번 페스티벌은 세대를 뛰어넘어 모두가 어우러질 수 있는 소통과 공간의 장을 만들고자 마련했다”며 “스마트 기기는 이미 우리 생활의 깊숙이 들어와 있지만 시니어 및 장애인은 여전히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용격차가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이용 격차는 세대 간의 단절 요인이 되고 있다”며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은 지난 1년간 어르신 맞춤 상설교육, 체험교육, 찾아가는 교육 등을 시행해 시니어계층의 스마트 기기 활용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진흥원은 앞으로도 어르신들의 스마트 미디어 기기 교육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제2의 인생 선물한 스마트폰
“노인도 할 수 있다”자신감

진흥원은 이날 페스티벌에 앞서 스마트 기기 사용과 관련해 어르신들의 아이디어와 체험수기를 공모, 우수한 작품을 선정해 시상했다.

총 응모작 52편 가운데 ‘달인’ 상은 수기 부분 조명님(67)씨가 차지했고, 수기 부문 대상은 김장희(69)씨, 아이디어 부문 대상은 변의식(61)씨, 우수상은 강영구(56)씨 등 9명이 수상했다.

수상자에게는 각각 상패와 함께 상금 100만원, 30만원, 10만원이 수여됐다.

달인으로 선정된 조명님씨의 수기 ‘남편 따라 스마트폰 배우러 가다’가 낭독됐다. 조명님씨는 수기를 통해 “처음 스마트폰을 구입했을 때는 노인인 내가 잘 사용할 수 있을까, 괜히 허튼 짓을 한 건 아닐까 걱정돼 잠도 잘 수 없었다”고 고백하면서 “하지만 복지관을 통해 남편과 함께 스마트 미디어 교육을 받으면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전화를 받는 방법도 잘 몰랐지만 이제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화면을 넓히고 좁히기도 하고 리모컨을 대신해 텔레비전을 조종한다”며 “스마트폰 사용 이후로 노년기 삶이 더욱 즐거워졌다. 두 번째의 삶을 선물해 준 남편과 스마트폰 교육에 감사하다”고 감회를 밝혔다.

경진대회 1부에는 ‘내가 검색왕’ ‘내가 문자왕’ 대결이 본격적으로 펼쳐졌다.

먼저 ‘내가 검색왕’ 대결은 진행자가 문제를 내고 어르신들이 스마트폰의 인터넷 기능을 활용, 답을 찾아 맞히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문제는 ‘오늘의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 ‘수도권 지하철 2호선 건대역에서 사당역까지의 정거장 수’ ‘오늘의 원/달러 시세’ 등이 출제됐다.

어르신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재빨리 정답을 찾아내 행사에 참석한 모든 이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어르신들도 진지하고 열정적인 태도로 대회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진행된 ‘나는 문자왕’ 대결은 조금 더 높은 난이도로 진행됐다. 출제되는 문제에 대한 답을 검색해 찾는 것은 앞선 대결과 동일하지만, 이를 지정된 번호에 문자메시지로 재빨리 전송해야 했다.

경진대회 우승자 이린자씨
“스마트폰, 편리하고 유용”

1부 순서가 막을 내리고 본격적인 2부 대결에 앞서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이수자이자 대통령상 수상 경력을 가진 안소라씨가 경기민요 등을 부르며 관객들의 흥을 돋웠다.

2부에는 이날 페스티벌의 주요 행사인 ‘도전 스마트 실버벨’ 대결이 펼쳐졌다. 이는 앞선 대결과 마찬가지로 사회자의 문제를 듣고 이에 해당하는 답을 찾아 스마트폰에 입력한 뒤 들어보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어르신들의 치열한 경합 끝에 경진대회 우승자인 ‘달인’은 이린자(57)씨가 차지해 상패와 상금 100만원을 수상했다.

이린자씨는 “저보다 잘하는 분들이 많을 줄 알고 기대하지 않고 참가했는데 우승을 해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경기 양평 ‘가루매마을’의 체험지도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씨는 “평소 특별히 스마트폰 사용법을 배운 적은 없었다”며 “컴퓨터를 사용해 왔기에 상대적으로 쉽게 스마트폰 기능도 익혔지만, 때때로 뜻하지 않게 화면이 바뀌면 당황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아이들에게 물어보면서 차근차근 배워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직접 느낀 스마트폰의 유용성에 대해 “체험지도사로 활동하다보니 각 체험마을을 돌아다니게 되는데, 이동하면서도 필요한 정보들을 그때그때 검색할 수 있어 편리하다”며 “이 뿐만 아니라 50~60대 이상에게는 스마트폰 사용이 곧 손가락 운동이 돼 건강에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이런 대회가 꾸준히 열린다면 나이든 사람들도 스마트기기에 좀 더 맘 편하게 다가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어르신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아이들과도 소통하고 편리함도 누릴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용기 내서 천천히 배우면
‘스마트 시니어’가 현실로

이번 페스티벌에 참가한 백만선(78) 어르신은 “손녀딸 등 젊은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스마트폰 교육을 받은 것이 인연이 돼 대회에도 출전하게 됐다”며 “스마트폰 교육을 통해 평소에도 스마트폰을 익숙하게 사용해 왔다”고 말했다.

백 어르신은 스마트폰 사용이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내 나이 여든이 다 됐는데 어떻게 스마트폰 사용이 쉬울 수 있겠냐”면서 “젊은이들보다는 배우고 사용하는 속도는 느리지만 천천히 사용하면 되고, 모르면 물어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카카오톡, 페이스북, 트위터 등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SNS(인터넷상에서 인맥을 형성하는 서비스)도 이용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경진대회가 많이 열려 노인들이 스마트폰을 널리 사용하기 위한 격려와 동기부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엄기화(75) 어르신도 복지관에서 5주차 휴대폰 사용 강좌를 듣고 대회에 출전했다.

엄 어르신은 “사실 다른 참가자들처럼 능숙하게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수준은 아니다”라며 “복지관에서 5주 동안 스마트폰 강좌를 들었는데, 사실 짧은 시간에 배울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복지관이 개최한 문자보내기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하긴 했지만, 이번 축제에서는 입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어르신들이 스마트폰에 관심이 있고 배우고 싶어 하지만, 이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너무나 부족한 현실”이라며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폰 교육이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엄 어르신은 “아직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있는 어르신들도 흥미가 있다면 용기를 냈으면 한다”며 “나도 ‘이제 배워서 뭐하나’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배워보니 정말 재미있더라.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새로운 것을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글=이다솜 기자 / 사진=임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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