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100세 시대, 어떠한 변화가 찾아오는가
“‘80세 시대’ 생애주기 벗어나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
인생 100세 시대, 어떠한 변화가 찾아오는가
“‘80세 시대’ 생애주기 벗어나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
  • 장한형 편집국장
  • 승인 2013.01.04 16:39
  • 호수 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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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100세 시대를 눈앞에 둔 현 시점에서 생애주기에 대한, 그리고 노년층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과거 노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의 대명사격으로 ‘뒷방 늙은이’란 표현이 쓰이기도 했다. 그러나 100세 시대에는 노인이 나 앉을 뒷방을 상상도 못하게 된다. 50대에 정년퇴직하고 어느덧 100세가 돼 백수잔치상을 받은 노인이 퇴직 후 죽을 날만 기다리며 허송세월한 50년이 한이 돼 대성통곡했다는 이야기는 더 이상 우스갯소리가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70대, 혹은 80대 어르신들에게 던져주는 함축적 의미가 큰 이야기다. 100세 시대에는 지금까지 관례적으로 여겨왔던 생애주기에서 과감히 탈피하고, 새로운 인생주기를 설정해야 한다. 인생 100세 시대는 어떠한 변화가 찾아오고,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알아본다.

유엔이 2009년 발표한 ‘세계인구고령화’ 보고서에 따르면 평균수명이 80세를 넘는 국가는 2000년 현재 6개 나라에 불과했다. 그러나 2020년에는 무려 31개 나라로 급증하게 되며, 이 같은 현상을 100세 장수가 세계적으로 보편화 되는 ‘호모 헌드레드’ (homo hundred) 시대로 정의했다.

유엔의 보고서를 계기로 ‘인생 100세 시대’에 대한 논의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됐다. 사실, 100세 시대는 노인뿐만 아니라 모든 연령대의 전 세대에 지금까지 찾아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삶의 변화를 초래하는 변화이기도 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1970년 61.9세에 불과했던 기대여명은 40년 뒤인 2010년 80.8세로 18.9세나 늘어났다. 통계청의 인구추계는 이 같은 기대여명의 증가가 앞으로 약 40년 뒤인 2050년엔 87.4세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의 여러 연구결과 가운데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망하는 최빈사망연령이 90대가 되는 시점을 ‘인생 100세 시대’로 보는 경제인문사회연구원의 정의가 가장 보편타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태어나서 몇 살까지 살 수 있는가를 예측하는 기대여명이 아니라, 실제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망하는 시점을 90대로 설정하는 현실적인 상황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 여성의 경우 2020년쯤 최빈사망연령이 90대를 넘어 100세를 바라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전 세대 삶 다양한 변화 찾아와
이처럼 현실로 다가오는 100세 시대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80세 시대’에 묶여 있는 생활양식을 대거 100세 시대에 맞게 전환하고, 그에 따른 제도적 변화도 수반돼야 한다.

생활양식과 관련, 100세 시대에는 사회참여와 가족생활을 중심으로 한 생애주기가 길어져 그 비중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결혼도 재혼이나 삼혼 등이 증가하는 한편 1인 가구가 급증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구조가 등장하고, 은퇴연령도 늘어나 일하는 시간이 길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족법과 배우자 및 가족을 정의하는 규범의 전환과 이에 따른 제도적 변화도 수반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인 부부가구와 단독가구의 급증으로 노인 스스로 자립하는 생활환경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노인 공동체가 보편화되는 한편 고령친화산업도 급속히 발전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100세 시대에는 고령화보다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사회적 파급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현재도 노인가구뿐만 아니라 전 연령대에서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인구감소를 막기 위한 출산장려정책으로 자녀가 있는 기혼 가정을 중심으로 사회복지혜택이 집중되고, 이에 수반되는 재원확보를 위해 독신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는 급진적 견해도 있다.

또, 현재는 연령대별로 독특한 문화가 형성돼 있으나 앞으로는 나이가 아니라 취향에 따른 문화가 대세를 이루게 될 전망이다.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주거문화의 변화도 불가피하다. 부부관계 중심의 가족문화도 1인 가구 중심으로 재편돼 독신자 또는 고령자 등이 중심이 되는 다양한 형태의 공동체가 가족을 대체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경제적으로는 일련의 경기침체와 복지재원 증가로 인해 사회적 비용이 크게 증가, 여전히 고령인구가 사회적 자원을 크게 소진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100세 시대에 대응한 선제적 정책에 따라 고령인력이 사회의 새로운 동력으로 자리 잡아 충격을 완화하게 될 것이란 예측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100세 시대에는 노인에 대한 인식도 시혜적 복지나 부양의 대상이 아니라 생산적 존재, 사회적 자원으로 바뀌게 된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경우 2016년을 정점으로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가 정점에서 하락세로 전환돼 베이비붐세대의 은퇴가 거의 마무리되는 2020년대 초반이면 노동력 공급이 마이너스 성장으로 반전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또, 베이비붐세대가 60세에 진입하는 2015년부터는 국민연금수급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연금재정이 불안해지고, 연금 사각지대의 보완을 요구하는 새로운 사회적 정책과제들이 대두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하는 시대
최근 건강하게 ‘인생 100세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사회보장제도나 물리적 환경이 구축돼야 한다는 지적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특히 아프지 않고 오래 사는 ‘건강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는 사회체계구축과 함께 연금제도의 재정 안정화, 노인인적자원 개발 및 활용방안이 주요 정책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연구보고서에서 “인생 100세 시대의 도래는 건강수준의 향상과 생활자금의 확보를 전제로 하고 있다”며 “개개인의 행동양식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사회보장제도나 물리적 환경이 구축돼야만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건강한 100세 시대를 위해 평균수명의 한계 내에서 최대한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기간을 확장시킬 수 있는 체계가 필수적인 요소라는 설명이다. 또, 평균수명의 연장에 따라 퇴직연금·개인연금이 제 역할을 수행하도록 올바른 조치를 취하고,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주택연금과 농지연금처럼 정부가 위험을 담보하는 다양한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배우고 일하는 노후가 실현될 수 있도록 인적자원 개발 및 활용방안도 마련, 최소한 60~65세까지 노동시장에 머물 수 있도록 정년제도가 내실화되고, 퇴직 전에 제2의 취업 준비를 위한 평생학습에 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할 수 있을 때까지 일에 참여하는 시대가 도래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장한형 기자 janga@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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