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자원봉사 지도자 일본 해외연수(하)
“일본‘고로원’내 집 같은 분위기에 반해”
노인자원봉사 지도자 일본 해외연수(하)
“일본‘고로원’내 집 같은 분위기에 반해”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3.01.11 14:44
  • 호수 3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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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1실 넓은 공간에 맞춤식 식단은 기본

▲ 오이타현에 위치한‘유마메고 고로원’시설방문을 마친 후 기념촬영.
▲ 유마메고 고로원 시설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장소는 가정집처럼 넓고 아늑한 식당.
이미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총 인구의 20% 이상인 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인간존중’ ‘자립지원’ ‘지역연계’를 노인복지정책의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다. 지난 2000년 우리나라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와 비슷한 개호(介護·곁에서 돌보아 줌)보험을 만들고 이 분야에 집중투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일본에는 다양한 노인요양시설이 있다. 정부 지원을 받는 기존의 ‘시설형’ 노인요양시설뿐만 아니라 노인들을 보다 편안하고 안락한 분위기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주택형’ 사설 요양시설까지 그 규모와 서비스도 제각각이다. 노인복지 선진국답게 일본은 요양시설도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2000년 350개에서 2005년 1406개, 2010년에는 4144개까지 증가했다. 지난 10년간 약 12배나 급증한 셈이다.

노인자원봉사 지도자 일본 해외연수단이 둘째날 방문한 곳은 오이타현에 위치한 ‘유마메고 고로원’이었다. 고로원은 우리나라의 사설 요양원과 실버타운의 중간 형태를 띄는 ‘주택형’ 요양시설이다. 주택형 시설이란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을 채택해 고령자들이 혼자서도 생활할 수 있도록 무장애 설계된 전문 요양시설을 말한다.

‘지역과 가정에서 돌보는 개호서비스’를 추구하는 일본에서는 고로원과 같은 가정집 형태의 요양시설이 보편화 돼 있다. 현재 오이타현에는 78개의 고로원이 운영되고 있다. 그 중에서 유마메고 고로원은 97명의 노인들을 수용할 수 있는 중간 규모의 시설이다.

병원처럼 꾸며진 우리나라 요양원과는 달리 일본의 요양원은 ‘내 집 같은 편안한 분위기’를 추구한다. 천장, 바닥, 책·걸상 등 모든 실내 장식은 포근한 느낌을 줄 수 있는 나무로 꾸며져 있다.

높은 천장에 밝은 조명, 넓은 테라스와 욕실·식당 등도 거주 노인들의 요구가 최우선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또 노인들의 선호에 따라 생활용품 종류와 색상을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해 노인들의 개성을 살리고 있다.

특히 고로원은 개인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1인1실 사용을 원칙으로 한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가구나 생활용품을 배치할 수 있어 병실이라는 느낌보다는 독립된 자신만의 공간 같았다. 무엇보다 가족들이 면회왔을 때 함께 쉬었다 갈 수 있는 가족실까지 마련돼 있었다. 작은 것 하나까지도 세심하게 배려된 서비스가 인상적이었다.

유마메고 고로원에는 현재 51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개호사와 간호사가 24시간 상주하며 건강을 살피고, 영양사가 준비하는 개인 맞춤형 식단을 제공받을 수 있다. 또한 개별 상담실을 마련해 언제든 생활·건강관련 상담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최대 정원이 97명인 것을 감안하면 보호사 1명이 2명의 노인을 돌보는 셈이다. 특히 지역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해 다양한 건강·여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특색있는 사업 중 하나였다.

차별화 된 서비스를 제공받으며 고로원에 거주하는 노인들은 우리나라 돈으로 매달 160만원 정도를 지불한다. 여기에는 입실료·식대·관리비 등 모든 부대비용이 포함됐다.
글·사진=안종호 기자
 

[용어설명]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

장애의 유무와 상관 없이 모든 사람이 무리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도구, 시설, 설비를 설계하는 것을 유니버설 디자인(공용화 설계)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공공교통기관 등의 손잡이, 일용품 등이나 서비스, 또 주택이나 도로의 설계 등 넓은 분야에서 쓰이는 개념이다.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Design For All)’, ‘범용(汎用) 디자인’이라고도 불린다. 일본은 1990년대부터 거대한 시설물 뿐만 아니라 공원의 벤치에서부터 공중화장실에 이르는 모든 시설물을 누구나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유니버설 디자인을 강조하고 있다.

배움·소통 가득한 해외연수, 경로당활성화 ‘밑거름’
▲ 허성준부산 수영구지회장
12월 26일부터 3박 4일간 진행된 노인자원봉사지도자 국외연수는 일본의 선진화 된 노인복지시스템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던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지역을 대표하는 코치들을 통해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진솔한 생각과 고충들을 함께 교환하며 노인 자원봉사의 새로운 방향성을 고민해 볼 수 있었던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모든 연수일정을 마치고 난 후 가슴 깊이 남는 생각은 “배움은 언제나 즐겁다”는 것이었습니다. 후쿠오카시 시민복지플라자 및 노인클럽연합회와 오이타현 봉사활동 시민활동센터, ‘유메마고’ 고로원 등을 방문하며 양국 노인복지 서비스 및 봉사활동에 대한 많은 정보를 주고 받았습니다. ‘받는 즐거움은 짧고 주는 즐거움은 길다’는 격언을 떠올릴 만큼 노인 봉사활동의 효과와 필요성에 대해 많은 것을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번 연수는 지역 특성을 살린 자원봉사클럽의 활동현황 및 다양한 정보들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지역과 소통하면서 즐겁게 향유할 수 있는 봉사활동은 무엇일까’를 계속해서 고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전국 우수 노인자원봉사자 코치님들과 함께하면서 노년기 봉사활동이 개인의 성취감, 건강증진은 물론 사회교류와 소통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봉사생활, 나눔의 실천은 국경을 떠나 이 지구 상 어디에나 꼭 있어야할 인간 삶의 꽃인가 봅니다. 조건 없이 주는 자원봉사를, 대한노인회 회원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그 날을 떠올리며 행복한 미소를 짓게 됩니다. 무엇보다 날로 성장해가는 노인자원봉사지원센터를 보면서 그 날이 멀지 않았다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한편 이번 연수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한 아름다운 추억의 연속이었습니다. 많은 연수를 다녀봤지만 이처럼 열의가 넘치고, 마음을 한데 모을 수 있는 시간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배우고 즐기며 소통할 수 있는 이러한 국외 연수가 대한노인회의 내실 있는 발전에 귀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끝으로 이번 연수를 주선해 주시고 준비해주신 중앙회 이심 회장님을 비롯한 석춘지 본부장 및 동행 직원의 노고에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연수기간 동안 함께 한 자원봉사코치님들의 협동과 봉사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첫 해외여행, 보고 듣고 느낀 모든 게 새로운 도전

▲ 박만수대구 동구지회 한마음풍물봉사클럽 코치
이번 노인자원봉사 지도자 일본연수는 평생의 추억을 남겨준 여행이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 해외여행이라 그 설렘과 기대는 형언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무엇보다 지역을 대표해 연수에 참여한 만큼 일본에서 보다 많은 것을 배우고 익혀야겠다는 열의도 남달랐습니다.

일흔 다섯에 떠나는 첫 해외여행. 새로운 도전 앞에 가졌던 두려운 마음은 금새 사라졌습니다. 나눔을 실천하는 좋은 분들과 함께 했기에 금방 친해지고, 또 서로를 통해 많은 것을 깨닫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첫날에는 후쿠오카시 시민복지플라자와 후쿠오카 노인클럽연합회를 방문했습니다. 특히 기관 대표들이 현관 앞까지 나와 방문단을 극진히 대접하는 모습을 보면서 큰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방문견학과 질의응답 시간은 3시간 이상 진행됐습니다. 하나라도 더 배우고 익히겠다는 열의와 열정이 넘쳤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질문과 토론을 통해 양국의 노인복지 정책과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둘째 날에는 오이타현 자원봉사센터와 사설 노인요양시설인 ‘고로원’을 방문했습니다. 일본의 노인자원봉사는 정부 주도가 아니라 ‘사회복지협의회’라는 민간단체의 주도로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일본은 지진과 수해 등의 자연재해가 많기 때문에 복구현장에서 주로 활동하고, 평상시에는 시민대처 훈련 및 연수·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교통비·식대 등의 기본 급여가 지급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일본의 봉사자들은 무보수 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었습니다.

고로원은 사설 전문 요양원이었습니다. 병원처럼 딱딱한 분위기의 우리나라 요양원과는 달리 마치 커다란 가정집처럼 꾸며져 있었습니다. 서로의 사생활을 엄격히 존중하는 분위기가 신기했고, 면회 온 가족들이 하룻밤 묵을 수 있는 방까지 마련하는 세심한 배려에 놀랐습니다.

선진화된 일본의 노인클럽과 복지센터, 요양시설 등을 돌아보며 자원봉사클럽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깊이 있게 생각해볼 수 있었던 3박4일의 알찬 연수였습니다. 특히 일본 복지·요양시설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이 새로운 도전처럼 다가왔습니다. 이제 지역 자원봉사클럽 활성화를 위해 더욱 열성적으로 뛸 일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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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에듀육민수 2013-01-25 12:09:35
2012년도 대한노인회 노인자원봉사지도자 국외연수(일본)를 저희 (주)대상에듀에서 진행토록 맡겨주시어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더욱 정성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