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나라라는 베트남도 이미 고령화 사회 진입
젊은 나라라는 베트남도 이미 고령화 사회 진입
  • 김명희
  • 승인 2013.05.10 11:42
  • 호수 36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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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 취업지원센터 우수직원 해외연수기
▲ 세계 7대 불가사의라는 캄보디아 앙코르와트를 배경으로 연수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베트남 티엔덕 고령자 케어센터에서 한 간호사가 어르신을 도와드리고 있다.
▲ 케어센터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사진 왼쪽). 연수방문단이 원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오른쪽).

노인인구가 9.45% 넘어섰으나 노인문제 대비 못해
사회복지학과 전무…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도 없어

인천공항으로 가는 리무진 창밖으로 파릇파릇한 나무들이 잔바람에 나풀거린다.
하얀 바탕에 사이사이 푸른색을 두른 KTX가 우리와 평행하게 달리다 시야에서 사라진다.
해외연수를 늘 남의 일로만 생각해 오던 탓인지 약간의 두려움과 잠시 일상을 벗어난다는 막연함과 설렘 속에 총49명이 4박6일 베트남, 캄보디아를 향한 해외연수길에 올랐다.
아오자이를 입은 베트남 승무원들의 서비스를 받으며 4시간 30여분의 비행 끝에 하노이 노이바이국제공항에 도착 했다.
출국심사를 마치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버스를 향해 가면서 현지의 덥고 습한 날씨에 훅하며 숨을 몰아 쉬었다. 도로를 꽉 메운 수많은 오토바이와 중앙선도 없이 대형버스와 차량, 자전거 행인들이 뒤섞여 도로를 꽉 메운 체 달려오는 무질서함이 신기하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론 두렵기도 했다.
하노이에서 유명하다는 쌀국수집에서 미지근한 에어콘 바람아래 쌀국수를 먹으며 우리는 또 한 번 더위 때문에 숨고르기를 해야만 했다.
1960년대 베트남 전쟁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인도차이나 반도의 베트남은 1990년대부터 개혁개방정책을 통해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7%를 상회하는 고속의 성장을 보이고 있는 나라이긴 하지만 그래도 국민들의 생활 모습은 우리나라 70년대의 모습을 보는 듯했다.
이번에 우리 연수팀이 방문한 티엔덕 고령자 케어 센터는 베트남 하노이 투리엠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베트남의 60세 이상 노인들 가운데 케어가 필요한 노인들이 일정한 입원비를 내고 입소하는 우리나라의 요양시설과 같은 곳이다.
총 수용인원은 160명 정도이며 직원의 수는 60명(의사 2명, 간호사 43명, 일반봉사자 15명)이다. 특히 베트남 대학에는 사회복지학과가 아예 없기 때문에 이 시설에는 사회복지사나 요양보호사가 단 한 명도 없다. 체조, 재활치료, 율동, 노래교실 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이곳의 개인당 시설 입원비는 미화로 월 30~40불 정도이다.
티엔덕 고령자 케어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응우엔 뚜언응옥원장은 베트남 전역의 6개 케어센터 중 하노이에서 3개의 케어센터를 10년째 운영하고 있으나 베트남 정부로부터 단 한 푼의 지원 없이 오직 후원금과 시설입소자들의 입원비로만 운영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베트남 전쟁 때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돼 젊은층이 다수를 점하는 젊은 나라라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베트남도 2007년에 이미 고령자의 인구비율이 전체인구의 9.45%를 넘어서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고, 2010년 이후 부터는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어 2029년에는 16.8%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베트남 정부는 아직 고령사회의 심각성에 대하여 인식을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정부의 무관심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아직 그 정도까지 신경을 쓸 여유가 없는 것일까? 베트남 정부에서는 복지시설의 인허가 외에 시설에 대한 일체의 감사라든가 감독을 하지 않고 있다는 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자원이 풍부한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노인들을 위한 일자리는 고사하고 젊은이들의 일자리 또한 부족한 현실에 지도자들의 관심 부족이 더 답답하게만 느껴졌다. 부족하나마 노인들의 복지를 위해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는 우리 정부의 노력을 그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나마 정부의 무관심과 국민적 공감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응우엔 뚜언응옥 원장과 같은 뜻있는 사람들이 있어 노인복지를 위해 헌신하고 있음에 자그마한 위안을 찾을 수 있었다.
베트남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견학을 마치고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 가운데 자연유산으로 등록된 하롱베이의 절경에 감탄하고 캄보디아의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손꼽히는 앙코르와트 방문 시에는 12세기 찬란했던 그들의 문화를 엿볼 수가 있었다.
대한노인회 취업지원센터장으로서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글로벌적인 마인드 함양을 위해 실시된 이번 해외연수기간동안 1달러짜리 지폐 한 장에 울고 웃는 아이들을 보면서 기브 미 초콜릿(give me chocolate)을 외쳐 대던 우리네 부모님 세대들의 모습이 오버랩 됐다. 크메르루즈군에 의해 자행된 만행으로 수백만명이 학살된 킬링필드의 역사현장을 돌아보며 올바른 지도자를 뽑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음과 동시에 나라의 소중함과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우리나라가 얼마나 살기 좋은 나라인지 그리고 노인복지가 얼마나 잘 되고 있는 나라인지를 다시금 깨닫게 됐다.
현지의 무더위만큼이나 힘들고 길었던 여정을 마치고 다시 베트남 호치민 국제공항을 경유 베트남 항공기를 타고 인천공항에 다시 도착을 했다.
이번 연수는 내 삶과 주변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이번 연수에 참석한 취업지원센터장들 또한 이번 기회를 통해 사기가 진작되고 앞으로 업무를 추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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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연 2014-03-18 13:34:43
일본이나 이탈리아 독일 그외에도 스웨덴 그리스 불가리아 오스트리아 핀란드를 봐라! 대도시 거리에 가도 아주 번화가가 아닌이상 노인네들 투성이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