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고령화, 도전을 축복으로 전환시켜야”
“지구촌 고령화, 도전을 축복으로 전환시켜야”
  • 조종도 기자
  • 승인 2013.06.27 19:42
  • 호수 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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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학 올림픽’ IAGG 2013 서울 코엑스서 5일간 열려
▲ 6월 23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거행된 제20차 세계노년학·노인의학대회 개막식에서 신임 IAGG 회장에 취임한 차흥봉 조직위원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임근재

정홍원 총리 축사 “고령화 시대 대비에 큰 도움 되길”
차흥봉 조직위원장, 4년 임기 IAGG 회장에 취임
신영수 WHO 처장 개막강연서 “고령화는 좋은 소식”

“노인은 더 이상 사회의 짐이 아니라 소중한 자원이다.”
‘노년학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제20차 세계노년학·노인의학대회(이하 IAGG 2013)가 6월 23일 오후 5시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개막, 27일까지 5일간 뜨겁게 진행됐다.
1950년 창설된 IAGG(International Association of Gerontology and Geriatrics: 국제 노년학·노인의학회)는 인간의 노화와 노인문제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이 모인 학회로서 현재 65개국으로부터 약 5만여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4년마다 대회가 열리지만 아시아지역에서 개최된 것은 지난 1978년 일본 도쿄대회이후 35년 만에 처음이다.
개막식에는 정홍원 국무총리와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 오제세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이 심 대한노인회장 등 많은 내외빈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브루노 벨라스(Bruno Vellas, 2009~2013) 회장은 관례에 따라 차기 회장직을 차흥봉 IAGG 2013 조직위원장에게 공식 인계했다.
차 회장은 취임을 겸한 환영사에서 ‘지구촌의 고령화는 축복인가 아닌가’라는 의미심장한 화두를 던지며 “인류가 당면한 고령화라는 도전을 축복으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 회장은 “이번 대회는 특히 인구 고령화 이슈가 선진국을 넘어 개발도상국으로 확산되는 시점에 열려 더 큰 의미가 있다”며 “개도국을 졸업하고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단계에 있는 한국의 경험이 나눠지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축하 영상메시지를 보냈다. 박 대통령은 메시지를 통해 “고령화는 기후변화, 빈곤문제와 함께 세계의 3대 이슈중의 하나”라면서 이번 대회를 통해 좋은 해결방안들이 논의되고 제시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정홍원 국무총리는 축사를 통해 “지난 세기까지만 해도 인구 고령화와 노인문제는 일부 선진국의 문제로만 여겨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이들 문제는 어느 한 국가, 한 지역을 벗어나 지구촌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대한민국도 세계 어느 나라보다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돼 노인인구 비율이 2010년 11%를 넘어선 데 이어, 2018년에는 18%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러한 고령화로 인해 일어나는 사회변화에 얼마나 슬기롭게 대처하느냐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또한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 400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이번 대회가 한국에서 열리게 된 것을 주목하면서 큰 의미를 부여하고자 한다. 이 대회가 고령화 시대를 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서 최성재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전 IAGG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회장)을 비롯해, 이사벨라 아보데린(케냐), 베르나르 포레트(프랑스), 레나토 마하 기마라에스, 로라 멜로 마카도(이상 브라질), 루이스 미구엘 구티에레즈 호블레도(멕시코), 장-피에르 미셸(스위스), 존 몰리(미국), 안토니 살바(스페인), 알란 싱클레어(영국) 등 10명이 IAGG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상을 받았다.
축사에 이어 ‘쾌지나 칭칭나네’ ‘아리랑’ 등 한국의 민요를 편곡한 중앙국악관현악단의 축하공연이 이어져 대회를 축제 분위기로 이끌었다. 이날 1050석 규모의 개막식장은 빈자리가 없이 꽉 찼으며 서 있는 사람도 많아, 노년학대회에 대한 기대와 열기를 반영했다.
개막식 직후 열린 리셉션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참석해 노인들을 위해 시행하는 지하철 경로석제, 무임승차 제도에 대해 소개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는 사회노년학(1703편), 노인의학(1116편), 노인정책·노인연구(509편), 노화학(294편) 등 모두 3794편의 논문 초록이 제출됐으며, 9개의 기조강연을 비롯해 총 559개 세션에서 3493편이 발표됐다.
◇개막 강연=신영수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 사무처장은 ‘고령화와 건강-WHO의 전망’이라는 제목으로 개막강연을 했다.
신 처장은 “고령화와 관련해 세 가지 중요한 메시지가 있다”면서 “첫째는 고령화는 좋은 소식이라는 것이며, 둘째는 고령화에 대비한 행동을 취할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이고, 셋째는 어떤 행동을 취할 지 우리가 알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령화가 좋은 소식’이라는 첫 번째 메시지에 대해서 이렇게 부연했다.
“인구 고령화가 문제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오히려 긍정적인 기회로 여겨야 한다. 인구 고령화는 도전 과제이면서 동시에 인류사회에 많은 자산을 제공하는 것이다. 언론에는 문제만 부각되고 있다. 언론에 보도된 우려가 완전히 틀린 건 아니지만, 여러 전문가들이 모여 지속가능한 대책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실제로 아시아지역은 전통적으로 노인 공경문화를 갖고 있으며, 이 지역에서 노인들의 경제적·정치적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다. 노인의 건강이 확보되고 적극적으로 사회활동에 참여할 환경이 보장되면, 노인은 그 사회의 중요한 자산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둘째 메시지에 대해서는 “서태평양 지역에서 60세 이상 인구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고령화에 대처할 시간이 많지 않다. 지금 즉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캄보디아와 파푸아뉴기니는 아직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시간이 많지 않다고 한다. 과거에 고령인구가 두 배로 증가하는데 1세기가 걸렸지만, 이제는 한 세대만에 이뤄진다는 것.
셋째 메시지에 대해 “고령화와 건강은 새로운 이슈가 아니다. 모든 국가에서 중요한 것은 건강·고용·사회보장 등에 관한 포괄적 국가계획을 세우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고령친화적 환경을 만들고 합리적인 가격의 영양 좋은 음식을 섭취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신 처장은 “인구고령화가 의료보건 종사자에게도 영향을 준다”며 “이젠 노인의학 전문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령사회에서 여성들의 삶의 질이 더 저하되고 더 저소득에 시달린다면서 성차별적인 내용도 고려할 것을 주문했다. 노인층을 성별, 소득별, 거주별, 연령별로 세분화하면 더 많은 노인들이 혜택을 입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또한 고령화와 건강은 한 팀의 몫은 아니라면서 많은 정부와 비정부기구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세계보건기구는 많은 파트너들과 협력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처장은 마지막으로 “더 건강하고 생산적인 삶을 추구하려면 노인에 대한 관점을 바꿔 편견과 부정적인 것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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