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 치료 시기 놓치면 후유증… 심하면 실명도
대상포진 치료 시기 놓치면 후유증… 심하면 실명도
  • 유은영 기자
  • 승인 2013.08.23 10:19
  • 호수 38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피부과 조남준 교수

-대상포진이 무슨 병인가.
과로 등으로 체력이 저하돼 생기는 병이다. 수두 예방 주사를 맞은 사람의 신경절에 잠복해 있던 수두 바이러스가 숙주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다시 활성화된다. 이 바이러스는 신경을 따라 피부 병변을 일으키게 되는데, 고령이거나 외상이 있거나 종양, 혈액암 등을 앓고 있는 경우에 쉽게 발생한다.

-전염병인가.
전염은 잘 되지 않지만 드물게 수두를 앓지 않았거나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다. 대상포진 환자와 접촉하거나 공기를 통해서도 감염된다. 만일 대상포진에 걸린 사람이 수두접종을 안 한 신생아와 접촉한다면 신생아가 수두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증상은.
한쪽으로만 띠 모양으로 물집이 잡히는데, 이것이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다. 통증도 심하며 노령 환자는 마약성 진통제를 쓰는 경우도 많다. 보통 피부 발진이 나타나기 4~5일, 길게는 1~14일 전부터 피부 신경절을 따라 통증, 압통, 감각이상이 생긴다. 피부에 띠 모양으로 붉은 반점과 구진(둥글게 피부가 솟은 것)이 나타나고 차츰 물집으로 변해 3일 정도 지나면 농포가 되고 7~10일 지나 아물게 된다. 보통 부스럼딱지가 생기면 전염성은 없다.

-피부발진이 없을 수도 있는가.
드물게 겉으로 나타나는 증상 없이 통증만 호소하는 환자도 있는데, 흉부 통증이 가장 흔하고 뇌 신경, 요추 신경, 천골 신경 순으로 아프다고 한다.

-치료는.
주로 항바이러스제로 치료하는데 일찍 치료할수록 효과가 더 좋다. 피부 발진이 생긴 후 72시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는 게 좋다. 예전에는 주로 입원치료를 했는데 요즘에는 약이 좋아져 입원하는 경우가 줄었다. 항바이러스제 치료와 함께 물집이 생긴 부위에 습포를 하고 진통제나 소염제로 통증을 다스린다. 통증이 심하면 통증클리닉처럼 다른 과와 협진을 한다.

-재발 가능성은.
환자의 약 2.3%가 재발한다. 미국은 약 10%라고 한다. 재발할 때는 전에 생긴 곳과 다른 부위에서 병변이 생긴다.
제대로 치료를 하지 않거나 치료 시기를 놓치면 후유증도 나타난다. 눈 주위를 침범하는 경우에는 시력에 이상이 생겨 심하면 실명할 수도 있다. 얼굴 부위를 침범하면 안면신경 마비가, 뇌신경을 침범하면 뇌수막염이, 방광 부위를 침범하면 신경성 방광염이 나타날 수 있다. 가장 심각한 것은 피부 물집은 다 없어졌는데 통증이 3개월 이상 계속되는 경우다. 주로 60대 이상, 안구 대상포진에서 그런 증상이 잘 나타난다. 환자 10명 중 7명은 1년 내에 호전되지만 몇 년씩 지속될 수도 있다.

-여름철 환자가 급증하고, 여성 환자가 많은데.
대상포진은 전염병이 아니라서 계절과 상관이 있는 질환은 아니다. 다만 여름은 더위로 인해 잠을 잘 못 자 체력이 떨어져서 대상포진이 잘 생기는 것으로 생각된다. 체력이 약한 고령층 환자가 많은 이유다. 여성은 김장철이나 명절에 과로로 환자가 늘어날 수 있고, 고령 인구 중 여성이 더 많기 때문에 여성 환자가 더 많은 것일 수도 있다. 가장 큰 요인은 고령인 만큼 나이 들수록 면역력이 줄기 때문에 체력을 잘 관리하고, 앓고 있는 만성질환이 있다면 나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예방법은.
수두 바이러스가 원인이고 성인 대부분이 수두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다. 전 국민의 약 1/3에서 대상포진이 나타난다. 이전에는 특별한 예방법이 없어서 과로를 피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생활습관 개선이 전부였는데 최근 예방 백신이 나왔다. 50대 이상 대상포진을 앓지 않은 사람이 접종 대상이다. 예방 백신을 맞으면 약 50~60% 정도 예방 효과가 있고 가장 큰 문제인 포진 후 신경통도 감소한다. 그런데 아직까진 수량이 부족해 어려움이 있다.

대한감염학회에 따르면 60세 이상 노인과 대상포진을 앓은 경험이 있는 사람도 백신을 맞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백신 공급량이 달려 현재 시중에 남아 있는 물량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방접종을 하려는 사람들은 최소 2개월에서 5개월은 기다려야 겨우 예방주사를 맞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13만~18만원인 백신 값이 30만원을 웃도는 가격폭등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정부는 국가필수 예방접종 15종을 제외하고는 관리책임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백신 물량 부족과 가격 폭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