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 꺼도 소비되는 대기전력, 한 해 5000억원
전원 꺼도 소비되는 대기전력, 한 해 5000억원
  • 나경수 전자정보인협회장
  • 승인 2013.08.30 11:35
  • 호수 385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대기전력은 전기를 잡아먹는 흡혈귀로 비유된다. 대기전력으로 인한 에너지 낭비를 줄이려면 안 쓰는 가전품의 플러그를 뽑는 게 좋다.

한국, 가정 전기 소비량의 11%가 대기전력… 미국은 5% 불과
플러그 완전히 뽑아야… 대기전력 1W 이하 절전제품 생산 필요

 

▲ 나경수 전자정보인협회장

뱀파이어(vampire: 흡혈귀)는 민간 전승에서 밤중에 시체로부터 되살아나, 자고 있는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다는 악령을 말한다. 또 중남미 열대지방의 흡혈 박쥐는 박쥐의 일종으로, 다른 동물의 피를 빨아먹고 산다고 한다.
전기제품이나 전자기기의 본래의 기능과는 무관하게 전기가 낭비되는 대기전력(standby power)은 전기를 쓸데없이 잡아먹는 전기 흡혈귀로 불린다. 우리나라는 대기전력으로 가구당 연간 306kWh(킬로와트아워)를 소비해 가정에서 무려 전기 소비량의 11%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국가 전체 전력소비량의 1.7%에 해당하며 매년 4600GWh (기가와트아워)가 낭비돼 놀랍게도 금액으로는 5000억원이 허무하게 없어지는 셈이다.
실제로 사용되지도 않는 대기전력 소비를 위해 100만kW급 원자력발전소 1기가 가동 중인 셈이다. 순시 대기전력은 기기당 평균 3.66W(와트), 1가구당 57W에 이른다.
각국 가정의 대기전력소비 비중을 보면 미국 5%, 일본 9.4%,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은 10%로 선진국보다 우리나라의 대기전력 낭비가 큰 것으로 나타나 있다.
가구당 3만5000원 정도를 대기전력을 위해 지불하고 있으며, 국가 전체로는 1500만 가구가 연간 4600GWh를 낭비하고 있다.

새 디지털 제품이 증가 요인

게다가 디지털 TV, 셋톱박스, 홈네트워크 등 디지털기기는 지금까지 없었던 신제품들로서 대기전력을 새로 발생시켜 향후 대기전력 소비를 급격히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근래 가정의 홈네트워크화 추세로 인한 대기전력 급증으로, 향후 20년간 매년 전력소비를 평균 1.3%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최근 발표 자료에 의하면, 오는 2020년경 가정소비전력 중에서 무려 1/4은 대기전력이 차지할 것으로 비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기전력과 관계된 제도로는 순전히 제조업체의 자발적 참여를 기초로 지난 1999년 4월 1일부터 시행중인 에너지절약마크제도가 있다.
에너지절약마크는 대기시간에 절전모드를 채택한 에너지 절약형 가전제품 및 사무기기 보급을 위한 것으로 대상제품은 컴퓨터, 모니터, 프린터, 팩시밀리, 복사기, 스캐너, 복합기, 절전제어장치, 직류전원장치, TV, 비디오, 오디오, DVD플레이어, 전자레인지, 휴대전화충전기, 셋톱박스, 도어폰 등 모두 17개 품목이다.
우리나라의 에너지절약마크제도가 시행된 1999년부터 2003까지 5년간 총 5900만대의 절전제품을 보급했다. 이로써 3891GWh를 절감해 4300억원어치의 에너지 절약에 기여했으며, 150만kW의 전력수요를 감소시켜 51만t의 이산화탄소(CO2)의 감축효과를 거뒀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절전제품 1811만대(시장점유율 56%)를 보급해 TV, 비디오의 경우 대기전력소비가 1999년 이전의 7~10W에서 2003년의 2~3W 수준으로 획기적으로 감소했으며 이중에서 1W 이하 제품은 대개 14%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그리고 국내 전기제품과 전자기기가 연간 4000만대 이상이 신규로 판매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추가로 비용효과적인 신기술이 적용돼 최대 75~90%의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대기전력 수준은 3W

제조업체 입장에서도 대기전력 절감은 에너지의 절약 실천이 가장 용이한 분야다. 1대당 1~2달러로서 상대적 제조원가의 상승비용 부담이 적다. 정부는 현재 3W수준에 머물러 있는 대기전력소모를 1W 이하로 낮추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대기전력 1W 프로그램’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대기전력 1W 절약프로그램은 에너지 절감의 중요성을 상징하는 선언적 의미와 함께 에너지소비에서 도덕적으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대기전력 문제를 사회이슈화 함으로써 국민적인 에너지절약 실천의 진정한 의미와 절박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다.
대기전력 1W저감운동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나갈 경우 대기전력으로 소비되는 4600GWh 가운데 70%까지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행 기술로 가능한 대기전력 모드(mode)는 ‘소극적 대기’로서 전원 버튼을 이용해 전원을 꺼도 소비되는 전력이다.
1W까지의 절감달성이 불가능한 소위 ‘적극적 대기’ 상태에서는 네트워크로 연결된 디지털기기는 전원을 꺼도, 소비자는 꺼진 것으로 착각하지만 실제로는 꺼지지 않은 상태에서 20~30W에 이르는 많은 대기전력이 소모되는 것이다. 또 전기기기가 동작중 낮은 전력을 소모하면서 대기하는 상태인 ‘sleep’(슬립)모드는 대기전력 절감을 위한 기술개발지원 및 에너지절약마크제도의 기준강화를 통해 저감을 적극적으로 유도해야 할 것이다.
대기전력 절감 로드맵의 수립을 위해 소비자단체, 제조업체, 관련전문가 등이 참여한 추진위원회를 최근 구성한 바 있다. 그리고 관련 업계의 기술 수준과 시책 적응기간 등을 감안해 기기별 그리고 단계별 예상 달성 수준을 총괄적인 계획에 반영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는 대기전력의 정의에서부터 기기별 또는 연도별 달성수준, 대기전력의 소모기기에 대한 정부조달체계의 개선책, 디지털기기 대기전력의 저감정책 등이 포함되어 있다.
현재 에너지절약마크제도에서 슬립 모드만 규정되어 있는 컴퓨터 등 사무기기에 대해 오프(off)모드까지 추가로 적용키로 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력소비가 급증하는 디지털기기에 대해서는 대기전력의 절감을 위한 기술개발의 지원에 관련된 세부지침이 하루빨리 수립돼야 할 것이다.
대기전력의 국제협력을 추진키 위해 IEA 회의에 우리나라도 적극 참가하고 IEA,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등과 대기전력에 관한 공조활동 및 표준모델을 선정하여 국제기준의 일체화를 벌여 나가기로 했다.
1W 달성을 위해 정부는 동원가능한 모든 방책을 통해 정책수립에 혼신의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몇몇 소비자단체에서 1W 이하 제품 구매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이와 같이 대기전력을 줄이기 위해 소비자의 변화를 유도하고, 대기전력 절감기술을 개발, 보급하는 동시에 실효성 있는 정책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또한 모든 국민과 기업들에게 이러한 전개운동에 적극 참여해 줄 것을 홍보하고 동참을 호소해야 할 것이다.


대기전력이란=대기전력은 전자제품을 실제로 사용하지 않는 대기상태에서 소비되는 전력을 말한다. 전자기기나 전기제품이 정상적으로 작동되기 전 준비상태를 유지하는 데 소비되는 전력을 말하며, 전기플러그가 꽂혀 있을 경우 실제 사용되지 않아도 소모되는 전력이다. TV·비디오 등 리모콘으로 작동시키는 제품의 경우, 지금 꺼져 있더라도 리모콘을 누르면 켜질 준비를 하고 있는 상태에서 소비되는 전력을 말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윤정우 2013-09-05 16:13:15
절전운동을 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가정에서 30%의 절전은 가능합니다. 최근 일본에서 후꾸시마원전사고후에 일본가정에서 절전운동을 하여 30%이상을 절전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발전원료의 97%를 수입하고, 최근에는 원전의 사고도 빈번합니다. 절전스위치를 설치하여, 전기흡혈귀라는 대기전력차단으로 10%절전, 전기를 많이 소모하는 가전제품의 사용시간과 횟수를 감소시켜 20%절전을 할수 있습니다.

윤정우 2013-09-05 16:00:39
경로당 회원들이 기고문을 알고, 절전을 할수 있도록, 알기쉬게, 사례를 들어 기고를 다시 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기고문을 보면, 노인들이 자발적으로 절전을 하여, 사회적 역활을 하여야 겠다고 마름을 먹도록 하시어, 대한노인회 회장과 임원들이 앞장서서, 절전으로, 가정, 이웃, 국가, 지구를 사랑하는 켐페인을 하도록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