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번은 반성(反省)하며 살아요”
“하루 한 번은 반성(反省)하며 살아요”
  • 김용환 기자
  • 승인 2013.12.20 10:34
  • 호수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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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석 합천군지회장

지회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 등 군, 군의회서 적극 협조
종합복지관 곁방살이서 중심가 번듯한 새 회관으로 입주


헤르만 헤세는 “잠자리에 들기 전 하루를 검토하라. 그것이 하나님 뜻에 합당한 것이었는지 아니었는지를. 양심과 성실이라는 점에서 기뻐할 만한 일이었는지를. 불안과 회한처럼 무기력한 것은 아니었는지를.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부르라. 증오와 부정을 고요히 고백하라. 모든 악한 것을 마음 가운데서부터 부끄러워하라. 어떤 그림자도 침상까지 가져가는 일이 없도록 하라. 모든 근심을 마음에서 제거해 버려라. 영혼이 오래 편안하도록 하라”고 말했다.
그런데 우리 생활에서 점차 반성이 없어지는 것은 나의 행동을 되돌아 볼 시간이 없어서일까, 아니면 반성이 필요 없는 교만한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일까.
하지만 합천군지회 권병석 지회장은 ‘반성’을 좌우명으로 삼고 평생을 살아온 인물이다.
1946년 국립서울종합대학안 파동으로 시끄럽던 시절 당시 대구 계명중학교 2학년으로 멋도 모르고 반대 데모에 가담했다가 경북도경에 끌려간 권병석 지회장은 함께 잡혀갔던 친구의 주머니에서 나온 한 장의 종이 때문에 풀려나왔다. 그것은 다름 아닌 권 지회장이 책상 앞에 붙여놓았던 반성(反省)이라는 글귀를 친구가 탐이 나서 자신의 주머니에 몰래 집어넣었었는데 소지품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튀어나온 것이다. 심문을 하던 경찰관들은 껄껄 웃으며 “이 놈들은 반성하고 있다니 풀어주자”고 해서 그 좌우명 덕분에 무사했다는 것이다.
권 지회장은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며 살게 된다. 잘못을 뉘우칠 수 있는 것이야말로 사람이 동물과 다른 것”이라며 “평생을 하루에 한 번은 반성을 하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권 지회장은 ‘자신의 결점을 반성하고 있는 사람은 타인의 결점을 보고 있을 틈이 없다’는 동양격언처럼 평소 사람들과 다투는 법이 없다. 영남대학교 법대를 졸업하고 향토 발전에 헌신해온 그는 합천군 축협조합장을 지내면서 전국에서 으뜸가는 조합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고, 전국에서 아주 드물게 회갑 이전의 젊은 나이에 합천향교 전교를 맡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합천문화원장을 역임했는데, 대야신문 편집국장을 거친 이호석 합천군지회 사무국장도 문화원장 시절부터 줄곧 인연을 맺어온 인물이다.
합천군지회는 올해 세 가지 큰일을 해냈다. 첫째는 합천군과 군의회의 협조를 얻어 대한노인회 지원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합천군지회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게 된 것이고, 둘째는 지난 4월 회관을 마련해 이전한 것이다. 그동안 합천군지회는 합천군 종합복지회관 3층 한 칸(165.12㎡)을 배정 받아 사용해왔었다. 셋째는 17개 읍면 분회에 운영비를 200만원씩 지급하게 된 것이다. 이때도 권 지회장은 운영비를 일률적으로 지급해야 할지 경로당 수에 따라서 차등지급을 할지 매우 고심했다고 한다. 그는 분회장 회의에서 조금씩 손해 보는 느낌이 드는 분회들의 양보를 이끌어내 전체적으로 똑같이 지급하는 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합천군은 현재 5만명의 인구 중 32%가 넘는 1만6400여명의 노인들이 오순도순 살고 있다. 합천군에는 514개의 경로당 외에도 15개의 미등록 경로당이 있다. 경로당은 주로 큰 마을 위주로 지어졌기 때문에 몇 가구 안 되는 작은 마을 회원들은 접근성이 나빠 컨테이너 박스나 조립식 건물로 가까운 곳에 노인들이 쉴 수 있는 간이 쉼터를 만들어 군에서 미등록경로당으로 관리, 지원해 주고 있다.
지난 4월 24일 개관식을 가진 합천군지회 회관은 경남 축산진흥연구소 북부지소로 사용되던 건물을 군비 2억2000여만원을 투입해 리모델링한 것이다.
권병석 지회장은 “합천군지회의 오늘 같은 발전이 있기까지에는 전 경로당에 군비로 지급하는 연간 부식비만 총 9억1200여만원이 되는 등 그동안 하창환 군수와 군의회의 공이 매우 크다”고 말한다.
합천군은 노인의 날을 전후한 9~10월에 17개 전 읍면 분회별로 노인의 날 기념식 및 위안잔치를 개최하고 있다. 때문에 두 달은 마치 ‘노인의 달’ 같다. 합천군 노인의 날 행사가 이와 같이 분회별로 확대 시행된 것은 2010년 현 하창환 군수가 취임하면서부터다.
그전에는 매년 노인의 날 기념행사를 군 단위 행사로 치르면서 읍면 분회 임원 등 소수만 참석했다. 그러다보니 매년 면내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일부 노인만 참석하게 되고, 대다수의 노인은 노인의 날이 있는지도 모르고 지나가는 실정이었다. 그래서 합천군에서는 예산이 좀 더 많이 들어가더라도 읍면 분회별로 행사를 시행해 관내 노인들이 모두 참석하게 했다.
노인의 날 행사는 주로 해당 읍면 청년회에서 주관하고 있는데, 청년회 전 가족들이 노인들을 위해 헌신 봉사하고 있다.
“청년회원들은 인사할 때마다 앞으로 더욱 어르신들을 잘 모시겠다는 진심 어린 약속을 한다. 아울러 기업가가 기업이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모습도 매우 아름답다”고 이호석 사무국장은 귀띔했다.
합천군지회는 분회장과 분회 사무장, 경로당 사무장들이 활동을 할 수 있게 적은 금액이지만 활동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이것이 지회 활성화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지회 관계자들은 말한다.
특히 지회 본관 좌측 건물에 있는 지회 직할 노인일자리 작업장은 지회를 찾는 이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 합천군지회 노인일자리 작업장에는 직할 작업장, 5개 분회 작업장 등 총 6개 작업장에 105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참여 회원들에게는 1인당 월 10만원씩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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