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 갈등 부추기는 정청래 의원의 무인기 발언
남남 갈등 부추기는 정청래 의원의 무인기 발언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4.04.18 14:13
  • 호수 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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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주 기자의 세상읽기

북에서 날아온 무인기, 볼수록 투박하고 촌스럽다. 파란 색깔하며 생긴 모양하며 영락없는 북의 솜씨다. 모형항공기를 갖고 노는 아이들이 봐도 금세 알 수 있다. 그런데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하는 이가 있다. 무인기가 북에서 날아온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49·서울 마포 을)의원이 그런 망언을 했다. 정 의원은 지난 11일, “무인기가 북한에서 날아온 것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며 “무인기 소동은 코미디”라고 했다. 무인기에 쓰인 서체가 우리 측 ‘아래아 한글체’라는 이유에서다. 웃음도 안 나온다. 그 서체는 이미 7년 전 겨레말큰사전 사업 지원 차 북에 넘겨준 것이다. 그의 추리대로라면 살인 범행에 쓰인 식칼이 ‘독일제 쌍둥이표’라면 살인용의자는 그 식칼회사 직원이라는 식이다. 어떻게 그런 소아적인 발상을 할까. 국민 혈세로 주는 세비 1억3000만원이 정말로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정 의원은 자기가 한 말을 애써 부인한다. 자신의 발언이 정치권에서 파장을 일으키자 “나는 무인기가 북한 것이 아니라고 확정적으로 이야기 한 적이 없다”고 했다. 북에서 온 것이 아니라는 말과 북한 것이 아니라는 말은 어디가, 어떻게 다른 건가. 정 의원은 “웨얼 아 유 컴 프럼”이라고 영어로 물으면 “나는 한국에서 왔지만, 한국 사람은 아니다”고 잡아뗄 텐가. 그는 소신 있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면 먼저 의로워지는 것부터 배워야 할 것이다.
정 의원은 1989년 서울 정동 미문화원 점거 농성 사건으로 구속된 바 있다. 17대 국회 때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며 국회 본청 점거 농성을 주도한 인물이다.
정 의원의 발언이 매우 우려 되는 점은 그것이 한낱 개인의 헛소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북에 핑계를 대주는 빌미가 되기 때문이다. 북한은 무인기 소동에 침묵하다 정 의원의 발언이 나오자마자 바로 “무인기는 우리가 띄운 것이 아니다”고 부인하며 “남북 공동조사를 하자, 무인기에 표기된 글자 서체가 남조선에서 쓰는 서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북의 꼭두각시가 된 셈이다.
정 의원의 어처구니없는 발언은 이미 인터넷에 떠도는 음모론 중 하나였다. 그걸 뒤늦게 자기 생각인 것처럼 옮겼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 ‘인터넷 괴담-진보좌파 진영의 언급-북의 언론 플레이’의 삼각형 구도로 분열과 갈등을 부추기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12년 천안함 폭침이 그 예이다. 당시 SNS를 통해 좌파 세력이 각종 음모론을 폈고 야당은 끝내 천안함이 북한 소행인지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결국 이런 태도는 북이 의도했던 남남 갈등을 키우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취약한 사회 구조 속에서 생기는 선동이고 모략이고 조작이다.
이번 무인기 사건은 새정치연합 측으로선 지방선거에 잘 써먹을 수 있었던 호재일 수도 있었다. 우리나라 방공망을 허술하게 관리한 박근혜 정부의 잘못이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 의원 하나의 잘못으로 새정치연합은 또 다시 국민들로부터 종북·친북 정당이라는 시선을 받게 됐다. 김한길 새정치연합 대표도 답답한 나머지 “언행에 신중을 기하라”고 주의를 주었다. 그렇지만 정 의원은 반성의 기미 없이 “국회의원이 말도 못하느냐, 국민이 알고 싶어 하는 걸 묻는 것이다”고 했다.
국민은 이미 알고 있다. 정 의원만 모르고 있을 뿐이다. 다행히 국민들이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해 준 이가 있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페이스북에 “미치도록 친북이 하고 싶다, 대한민국 정부가 하는 건 다 조작이다-정청래 생각”이라는 글과 함께 “너의 조국으로 가라”고 했다.
북을 옹호하는 발언으로 남남 갈등을 조장하는 정청래 의원, 무인기처럼 조용히 북으로 날아가 남한을 한껏 비방하며 지내는 것도 그다운 삶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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